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이정윤 기자)

(서울=NSP통신) 이정윤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한미 금리가 역전되더라도 당분간은 외국인 증권 자금이 대규모로 유출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27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연 후 기자간담회에서 한미 금리역전 우려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이날 한은 금통위는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1.5%로 동결했다. 지난해 11월 0.25%포인트 금리인상을 단행한 후 석 달째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다음 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연 1.5~1.75%로 인상하면 한미 금리는 약 10년 반 만에 역전하게 된다.

이 총재는 “한미 금리차가 역전된다면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 증권자금의 유출 압력이 커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당분간은 외국인 증권자금이 대규모로 유출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상당한 수준에 있고 경상수지도 상당 폭 흑자를 지속하고 있는 점을 볼 때 우리나라의 대외건전성이 높다고 평가할 수 있다”며 “외국인 채권 자금의 투자 행태를 보면 공공자금의 유입이 많아서 자금 유출 가능성이 적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 제너럴모터스(GM) 사태와 미국 통상압박에 대해서 이 총재는 한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이 커질 거라 내다봤다.

이 총재는 “한국GM 군산공장의 경우 현재 가동률이 낮기 때문에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미미하지만 지역경제에 끼치는 영향은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GM 군산공장 폐쇄에 그치지 않고 다른 방향으로 확대되거나 통상압박이 우리 주력 품목에까지 번질 경우에 우리경제에 끼치는 영향이 적다고 할 수 없다”면서 “이런 것들이 더 증폭된다면 경제주체들의 심리 위축으로 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이날 국회에서 통과된 근로시간단축 법안에 대해선 두 가지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장기간 노동에 의존하는 기존의 생산 관행을 효율적으로 바꾸는 효과가 있을 것이고 근로시간이 짧아짐과 동시에 대체 고용을 창출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근로시간 단축에도 불구하고 기존 근로자들의 임금 수준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초과근무 의존도가 높은 제조업체 등을 중심으로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는 유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NSP통신/NSP TV 이정윤 기자, nana1011@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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