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故 김주혁 씨의 자동차 사고와 관련해 벤츠 G바겐 차량의 급발진 가능성 여부에 대한 국과수의 조사가 현재 진행되고 있고 이를 대하는 우리 국민 모두는 정확한 조사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마음이 클 것이라 생각된다.
따라서 이 같은 안타까운 마음을 담고 사고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규명해 내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자동차급발진 사고들을 심도 있게 다룬 미국의 소비자뉴스 인터넷 매체인 컨슈머어페어즈의 기사와 토요타가 도합 496건의 미국 급발진 집단소송에서 원고들에게 배상키로 합의했다는 최근 보도들을 소개한다.
에이미 마틴(Amy Martyn) 미국 컨슈머어페어즈 기자는 올해 8월 18일자 ‘엔진속의 귀신(Ghost in the Engine)’제하의 기사에서 중요한 자동차 급발진사고들의 피해자와 증인, 내부 폭로자, 그리고 전문가들을 폭넓게 인터뷰한 내용을 보도했다.
그는 해당 기사에서 “택시기사, 엔지니어, 내부 폭로자들은 급발진이 실제 있는 일이라고 말한다(Ghost in the Engine: Cabbies, engineers, dying whistle-blower say unintended acceleration is real)”라고 지적했다.
마틴 기자는 토요타 급발진사고로서, 엔진 ECU 소프트웨어 결함에 기한 급발진을 인정한 ▲Bookout 소송, 급발진으로 충돌한 앞차 승객이 사망해 7년 징역형을 선고받고 3년간 복역하던 중 석방된 후 토요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승소한 ▲Koua Fong Lee 사건, 급발진 상황이 생생하게 녹음된 캘리포니아주 고속도로 순찰대원 ▲Mark Saylor가 운전했던 급발진사고, 2017년 7월 3일 보스톤 로간국제공항에서 대기 중이던 많은 택시기사들이 쳐다보고 있던 중에 발생한 ▲2016년식 캠리 택시 급발진사고를 분석했다.
특히 그는 2012년 8월 12일 시카고에서 승객 1명을 태운 상태에서 160킬로로 장애물을 피하면서 질주한 ▲크라운 빅토리아 택시 급발진사고, 급발진 시 긴급제동을 해 주는 브레이크 오버라이드(Brake Override) 장치를 달지 않은 잘못을 문제 삼아 2013년에 제기된 ▲포드자동차 급발진 집단소송, 2017년 7월 7일 펜실베니아주 에리에서 발생한 ▲현대차 2009년식 산타페가 160킬로로 앞 차량과의 충돌을 피하면서 질주 후 트레일러에 충돌한 급발진사고 등을 분석했다.
마틴 기자는 위 사고들과 관련해 수많은 운전자, 경찰, 목격자, 기술적 전문가들을 인터뷰했고 그 내용을 자세하게 기술하고 있다.
그 중 카네기 멜론대학의 필 쿠프만(Phil Koopman)교수는 자동차 ECU에 관한 저명한 권위자로 자동차회사들에게 기술 자문해 주면서 동시에 운전자들의 급발진소송도 도와주고 있어 편견 없이 객관적인 의견을 개진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쿠프만 교수는 혼다가 2014년 소프트웨어 결함으로 급발진이 발생한다며 일본에서 판매된 Fit모델 17만 5000대를 자발적 리콜 했던 사례를 들면서 급발진은 실제로 발생한다고 단정한다.
그는 소프트웨어 오류(Bug)가 급발진을 야기하고, 급 발진시 브레이크를 밟아도 작동하지 않으며,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EDR(사고기록장치, Event Data Recorder)에 브레이크 페달을 안 밟은 것으로 나온다고 지적한다.
마틴 기자가 분석한 위 급발진사고들은 대부분 운전자들이 브레이크를 밟았는데도 듣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고, 운전자가 160킬로로 달리면서 앞차와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곡예운전을 할 수 있음에도 가속페달을 브레이크페달로 착각하고 계속 밟는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워 조사담당 경찰들도 차량결함을 추정했던 사례도 있다.
따라서 故 김주혁씨 사고에서 브레이크 등이 안 들어 왔기 때문에 급발진으로 볼 수 없다는 발언은 미국에서 위와 같은 급발진사고 사례를 제대로 분석해 본 사람이라면 그와 같이 말할 수 있는 것이 못 된다고 할 것이다.
게다가 故 김주혁씨 벤츠 G바겐은 직진하면서 인도 상에 진한 타이어 자국을 길게 남겼기 때문에 김주혁씨가 긴박하게 급발진과 싸우면서 브레이크를 밟았다고 봐야 한다.
한편 지난 11월 15일 토요타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 아나 연방지방법원에서 진행 중인 급발진 집단소송에서 496건의 원고들에게 배상금을 지급하고 합의 종결했다고 James Selna연방판사에게 보고했다.
토요타가 소프트웨어 결함이 인정된 2013년 10월 Bookout 패소판결 이후 재판대신 합의로 방향을 선회해 이루어진 결과인데 이는 차량결함으로 급발진이 결코 발생할 수 없다고 주장해 온 이들에게는 그 입을 닫게 하는 치명타가 된 것 같다.
따라서 토요타 사례에서 엔진ECU 소프트웨어 결함으로 인한 급발진을 부정할 수 없게 됐음으로 국과수는 마틴 기자가 분석한 급발진사고 사례들을 참조하고 미국 당국과 공조를 통해 협조도 받으면서 외부 디지털 포렌식 전문가들의 도움도 받아 故 김주혁씨 벤츠 G바겐 급발진결함 여부를 철저하게 조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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