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KBS>

[서울=DIP통신] 류수운 기자 = 카피라이터 겸 작가 최윤희(63) 씨가 남편과 동반자살해 안타까움을 전하고 있다.

그동안 방송을 통해 늘 웃음을 잃지 않았던 故 최 씨는 ‘행복전도사’로 시청자에게 희망어린 메시지를 전달해 온 터라 그의 죽음은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8일 일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7일 오전 일산의 한 모텔에 투숙한 최윤희 씨 부부가 함께 목숨을 끊은 채 숨져있는 것을 이날 오후 8시 30분께 이 모텔 종업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 관계자는 “남편이 먼저 최 씨의 목을 졸라 자살을 도운 뒤 뒤따라 욕실 문에 목을 매 목숨을 끊은 것 같다”고 전했다.

이들 부부가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 것은 2년전 발병한 병으로 매일 통증으로 고통받아 오다 더 이상 견디기 어려웠던 최윤희 씨가 자살을 결심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故 최윤희 씨의 유서로 보이는 글에는 병마와 싸우며 자신의 고통받는 모습에 대한 회의감과 함께 생을 마감한 남편에 대한 미안함이 절절하게 베어있다.

파란색 볼펜으로 씌여진 유서에는 “2년 전부터 여기저기 몸에서 경계경보가 울려 입·퇴원을 반복하면서 많이 지쳤다”며 “그래도 감사하고 희망을 붙잡으려 노력했지만 최근 폐와 심장에 이상이 있다는 의사의 절망적 선고에 더 이상 입원해 링거 주렁주렁 매달고 살고 싶지 않아 혼자 떠나려고 해남 땅끝마을 가서 수면제를 먹었는데 남편이 119에 신고해 그러지 못했다”고 절망적 심경이 묻어나 있다.

이어 “통증이 너무 심해 견딜 수 없어 (자살을) 결심한 나를 남편은 혼자 보낼 수 없다고 해 동반 떠남을 하게됐다”며 “너무 착한 남편, 미안하고 또 미안할 뿐이다”고 남편에 대한 죄스러운 마음을 전했다.

또 “그동안 믿고 사랑해주신 많은 분들께 죄송하다”며 “700가지 통증에 시달려본 분이라면 내 마음을 조금은 이해해주시라 생각한다”고 고통스러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죽음을 결심하게 된 심경을 토로했다.

최윤희 씨의 사망소식에 네티즌들은 “행복 바이러스를 전해줬던 최윤희 씨의 죽음이 믿기질 않는다”, “부디 저 생에서는 병마에 시달리지 않고 함께 동행한 남편분과 행복한 삶을 사셨으면 좋겠다”, “두 분의 명복을 빈다” 등 애도의 뜻을 전하고 있다.

한편 故 최윤희 씨는 이화여대 국문과를 나와 ‘행복 그거 얼마예요’, ‘최윤희의 행복동화’, ‘못참겠다 꾀꼬리’, ‘웃음헤픈 여자가 성공한다’, ‘행복멘토 최윤희의 희망수업’, ‘딸들아 일곱 번 넘어지면 여덟 번 일어나라’ 등 수십편의 책을 집필했으며, 방송에서 행복을 주제로 TV특강을 해왔다.


- 다음은 공개된 故 최윤희 씨의 유서 전문

떠나는 글...
저희는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작은 일에도 감사하고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살았습니다.
그런데 2년 전부터 여기저기 몸에서 경계경보가 울렸습니다.
능력에 비해서 너무 많은 일을 하다보니 밧데리가 방전된거래요.
2년동안 입원 퇴원을 반복하면서 많이 지쳤습니다.
그래도 감사하고 희망을 붙잡으려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추석 전주 폐에 물이 찼다는 의사의 선고.
숨쉬기가 힘들어 응급실에 실려갔고 또한번의 절망적인 선고.
그리고 또다시 이번엔 심장에 이상이 생겼어요.
더 이상 입원해서 링거 주렁주렁 매달고 살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혼자 떠나려고 해남 땅끝마을 가서 수면제를 먹었는데 남편이 119신고, 추적해서 찾아왔습니다.
저는 통증이 너무 심해서 견딜 수가 없고 남편은 그런 저를 혼자 보낼 수는 없고, 그래서 동반 떠남을 하게 되었습니다.
호텔에는 정말 죄송합니다. 용서 또 용서를 구합니다.
너무 착한 남편, 미안하고 또 미안할 뿐입니다.
그동안 저를 신뢰해주고 사랑해주신 많은 분들께 죄송 또 죄송합니다. 그러나 700가지 통증에 시달려본 분이라면
저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해주시라 생각합니다.
모든분들께 다시한번 죄송합니다.
2010. 10. 7

swryu64@dip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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