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겸 방송인 권영찬

[DIP통신 ] 개그식객, 오늘은 장충동으로 향했다. 예전 대학생시절(이런 적이 있었나!) 한영고등학교 방송반 선배가 동국대학교를 다녀 후배들을 장충동으로 초청한 적이 있다. 그땐 정말 깜짝 놀랐다. 족발의 양도 양이지만 맛있는 동치미에다가 파전 막걸리! 우와 맛이 최고였다.

필자는 그래서 가끔 아내와 장인 장모와 함께 장충동을 간다. 식객들의 입맛에 따라서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그래도 필자가 두루두루 다녀보니 그래도 입구에 있는 평남할머니 족발집이 제일 난 것 같다. 저녁 7시에 가보면 이집 앞에만 줄을 서서 포장해 가는 것을 지나다니면서 가끔 보다가 아내와 함께 갔는데 맛이 꿀맛, 아니지 정말 맛있는 족발 맛이었다.

그날은 비행을 갔다 온 비행아줌마인 아내와 함께 늦게 도착했다. 와! 조금만 늦었어도 손님을 안 받는단다. 토요일이라서 낮에 손님이 너무 많아 더 이상 다리가 아파서 족발 장사를 못하겠다는 행복한 말씀이다.

얼마나 손님이 많았는지 족발 대,중,소 가운데 소가 없으시단다. 두 사람이 먹기에는 소가 제일 좋지만 없다는데 어찌하랴! 그래서 두 사람에게는 많은 양인 중짜리를 시켰다.

마지막 손님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필자가 연예인이라는 것을 감안해서인지 일단은 파전 서비스가 나왔다. 평상시에는 없는 서비스다. 그래서 이모에게 “막걸리요!” 외쳤더니 국순당과 서울 막걸리가 있단다. 필자가 국순당 막걸리를 맛봤는데 맛은 있지만 그래도 서울탁주가 더 나은 거 같아서 서울 막걸리를 시켰다.

아내와 함께 먹는 족발에다가 막걸리는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가 없는 맛이다. 부자든 가난하든 뚱뚱하든 홀쭉하든 다 이 맛을 보면 쓰러질 것이다.

윤기가 쪼르르 흐르는 족발, 콜라겐이 많아서 여성들의 피부에 좋다는 족발! 찰떡궁합인 새우젓을 찍어서 된장을 푹 찍어서 먹는 이 맛! 캬~아! 소리가 절로 나온다. 맛이 쮝인다.

필자는 갑자기 군대 제대한 시절이 생각이 났다. 군대동기가 소개를 해서 길동에 있는 탁주공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새벽 5시쯤 나가서 오전 11시까지만 일을 해서 아르바이트 하기에는 딱 좋았다. 그런데 그곳에서 일하는 아저씨 왈 “차라리 노가다 해, 이거 힘들어서 못해” 그래서 필자는 “젊은 놈이 혈기가 왕성한데 뭔들 못하겠어요!”라고 대답했다.

아뿔싸! 그분의 말이 맞았다. 새벽 5시에 가서 먼저 대형 용광로에 쌀을 씻어서 밥을 짓는다. 그리고 장화를 신고 들어가서 김이 뜨거운 그 밥을 삽으로 퍼서 마룻바닥에 던져야한다. 으~메! 뜨거워라! 그리고 그게 끝이 아니다. 마룻바닥에 밥을 말려서 효모랑 함께 발효를 시키면 부대자루에 담아서(한20kg정도 된다) 발효통에다 한 30번 옮겨야한다.

이게 끝이 아니다. 10시가 되면 정부미 20kg짜리가 한트럭이 온다. 한 2000~3000포대정도 된다. 하다가 배가 고프면 그냥 막걸리 먹으면 된다. 아! 필자는 안 해본 아르바이트가 없지만 정말 아저씨 말대로 노가다가 더 쉬운 것 같았다. 군대동기한테 미안했지만 딱 2주일하고 돈 받고 도망갔다. 그때 허리를 잘못 써서 필자는 허리가 안 좋다. 아내한테 숨기고 결혼했는데, 암튼!

그래서인지 족발에다 먹는 막걸리는 세상 어느 음식 부럽지가 않다. 족발의 맛이 뭐 거기서 거기겠지 하는 분들은 꼭 평남할머니 족발집에 가봐라! 까다로운 아내도 이곳은 정말 맛있다고 칭찬하는 곳이다. 다가오는 주말, 가족들과 마땅히 갈 곳이 없다면 장충공원을 거닐어 보면서 가족들과 연인들과 평남할머니 족발집을 권해본다. 문의 02-2275-7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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