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호의 모습)

(충북=NSP통신) 염공료 기자 = 몇해전 늦은 오후 홀로 걸었던 산막이 옛길을 다시 찾았다. 늦은 시간이기도 하고 혼자 걷는 다는 두려움 때문에 제대로 보지 못했던 풍경이 못내 아쉬워 이번에는 아침 일찍 출발해 여유 있게 보기로 했다.

괴산 산막이 옛길은 괴산호가 생기기 전 봇짐장수들이 마을과 마을을 오가던 길이라 한다. 1957년 초 괴산 땜이 생기면서 물길을 따라 옛 봇짐장수의 길을 그대로 복원해 만든 산책로다. 괴산호을 내려다보며 걸을 수 있도록 산허리를 돌아 테크로 길을 만들어 놓았다.

괴산호는 남한강의 지류인 달천(達川)을 가로질러 만들어졌는데 크기는 그리 크지 않다. 괴산호의 주변 경관이 뛰어나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가 된 곳이다.

(차돌나루와 산책로 가는길)

산막이 옛길 주차장에서 부터 걸으면 조금 가파른 언덕을 오르게 된다. 좌측에는 괴산의 농산물을 판매대가 있어 제철 농산물을 살 수도 있다.

언덕을 넘어 나루터로 향하는 길 오른편에는 사과밭이 있어 사과가 익어갈 즈음이면 탐스럽고 빨간 사과의 모습이 예쁘다.

산막이 옛길을 걷는 방법은 두 가지 가 있다.

첫 번째 방법은 입구에 있는 차돌바위 나루에서 배를 타고 산막이 나루에 내려 걸어 내려오는 방법이다. 두 번째 방법은 걸어 올라가 산막이 나루에서 배를 타고 차돌바위 나루로 오는 방법이 있다.

처음부터 걸으면 오르막이 많아 힘이 들어 나는 첫 번째 방법인 배를 먼저 타기로 했다. 뱃삯은 어른이 5000원, 어린이가 3000원이며 소요시간은 약10분정도 걸린다. 산허리를 돌아 굽이치듯 나 있는 산막이 옛길을 배를 타고 보면 한 폭의 그림이다.

(산막이 옛길 산책로)

산막이 나루에 내려 오른쪽으로 길을 잡아 걸으면 등산로와 산책로로 갈라진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면 물레방아가 있는 떡메인절미 체험관을 만나게 되는데 이곳에서는 떡을 판매하기도 한다. 산막이 옛길은 빠른 걸음으로 걷기 보다는 천천히 주변의 경관을 감상하면서 걷는 것이 좋다.

여름이면 무성한 나뭇잎 덕분에 시원한 그늘 아래서 걸을 수 있지만 아직 새싹이 돋아 나지 않아 황량한 분위기다. 나뭇가지 사이로 훤히 보이는 산책로가 운치 있다.

괴산호를 스치듯 지나는 배도 훤히 볼 수 있다. 걷다가 힘들 때 즈음이면 마흔 계단 밑에 있는 호수전망대를 만나게 된다. 이곳은 자리가 좀 넓어 앉아서 차도 마시며 잠시 다리의 피로도 풀 수 있는 곳이다.

호수전망대에서 조금 떨어진 앉은뱅이도 약수를 마시면 일어나서 걸을 수 있다는 전설이 있는 앉은뱅이 약수에 다다르니 다람쥐가 우리를 반긴다.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지만 겁을 내지 않고 천천히 움직인다. 마치 모델이 포즈를 취하듯 카메라 셔터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가 다가가면 조금 멀리 달아난다. 아침 일찍 도착하여 여유 있게 걸으니 주변의 경관을 자세히 볼 수 있어 좋다.

(앉은뱅이 약수터)

다람쥐와 사진놀이를 하고 약수 한 바가지를 떠서 마신다. 산에서 내려오는 물이라 시원하고 달달하다.

잠깐 한숨을 돌리고 길을 따라 걸다보면 옷 벗은 미녀참나무, 한낮의 여우비를 피할 수 있는 바위굴, 매를 닮은 매바위, 실제 호랑이가 살았다는 호랑이굴 등 다양한 볼거리들이 있다.

출렁다리를 지나면 괴산호를 바라보며 흔들의자그네에 앉아 잠시 쉴 수 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괴산호는 복잡한 도시생활에서 잠시 벗어나 다르게 무념무상의 세계로 이끄는 풍경이다. 산막이 나루터에서 걸어 다시 차돌나루 부근 고인돌 휴게소까지는 천천히 걸으며 휴식까지 취하고 걷는 시간은 약 2시간이 걸린다.

이외에도 산막이 옛길 등산로가 있으며 괴산호 반대편에는 충청도 양반길이 있다. 산막이 옛길 위쪽 산등성이를 따라 2개의 등산로가 있는데 등산 1코스는 약3시간, 등산 2코스는 약2시간이 걸린다.

등잔봉에서 출발해 한반도 전망대를 지나 진달래 동산으로 내려오면 등산2코스요, 한반도 전망대를 지나 천장봉, 산망이 마을까지 가면 등산1코스가 된다.

괴산 산막이 옛길은 아이들도 함께 걸을 수 있을 정도 완만해 가족이 함께 걷기에 좋은 코스다.

NSP통신/NSP TV 염공료 기자, ygr632@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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