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P통신 안은용 프리랜서기자] 차가운 바람의 겨울 시커먼 탄광의 도시에서 눈의 마을로 탈바꿈한 강원도 태백산 끝자락에서 새하얀 눈의 축제인 ‘태백산 눈꽃축제’가 열렸다.

17년째를 맞이하는 태백산 눈꽃축제는 지난 1월 22부터 1월 31일까지 약 열흘간의 다채로운 이벤트와 눈조각 페스티벌로 펼쳐졌다.

올해의 행사엔 오투리조트 스키하우스에서 세계 최대의 눈싸움행사를 열어 기네스에 등록됐고 불꽃놀이와 흥겨운 축하공연을 시작으로 축제의 시작을 알렸다.

행사 장소는 태백산국립공원의 행사장을 메인으로 오투리조트, 황지연못의 세 곳으로 분산돼 진행됐다.

또한 행사장에서는 기본이 되는 눈조각들과 눈썰매타기, 얼음켄들만들기, 이글루카페 등 눈을 이용한 체험과 볼거리가 관광객들을 맞이했고 1회 설아선발대회와 설원의 눈꽃결혼식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양지가 있으면 음지가 있는 법.

국내최고의 겨울축제로 자리잡은 태백산 눈꽃축제는 그 상업적인 천박함으로 축제의 낭만으로 추억을 담아가려던 많은 이들을 당황하게 했다.

우선은 광고와 홍보와 전혀 다른 축제장의 협소함이 문제였고 가장 주목받는 볼거리인 눈조각들의 수준이 전문가의 작품수준에 한참이나 못 미치는 것들이 태반이고 그 관리마져 제대로 되질 않아서 여기저기 무너져 내린 곳이 많았다.

그리고 아이들이 주로 이용하는 눈미끄럼은 엉덩이에 자루 하나만을 의지해 내려오는 놀이인데 너무 어의가 없었던 것은 진행요원도 없고 안전요원도 없는 그래서 사용객들이 알아서 줄을 서고 알아서 내려가는 웃지못할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주위에서 쉴세없이 울리는 엠블런스의 요란한 소리가 들리느것을 보니 미끄러운 행사장에 수없는 안전사고가 일어나고 있는 듯한데 주최측이나 진행팀이 이렇게 안전에 무감각해서는 큰사고가 나지않을까 걱정이 됐다.

특히 많은 관람객들의 불만을 불러 일으킨 것이 있었는데 첫 번째는 이번 행사의 명물이라고 주최측이 홍보하고 있는 이글루카페인데 그 모양이 과히 아름답지도 못한데다가 그안에서 팔고있는 커피가 따뜻한 물에 봉지커피만 부어주는데 가격은 3000원이다.

정말 스타벅스가 울고 갈 지경이었다.

뿐만 아니라 이 축제의 가장 큰 볼거리인 눈조각들은 따뜻한 날씨에 이미 흉물스럽게 녹아내리기 시작했는데 이를 보수하기위해 각종장비를 동원한 보수팀이 작업을 하고 있어 관광객들의 관람을 봉쇄하고 있는 상황은 주최측이 얼마나 이 행사를 안일하게 운영하고 있는지
알수있는 대목이었다.

17년이면 강산이 두 번이나 변하고 아기가 청년으로 성장할 정도의 오랜 시간이지만 태백산 눈꽃축제는 비전 없고 아름다움을 잃어버린 흉물스런 지역의 자치도만 살찌우는 초상업적인 함량미달의 축제로 남기만 했다.

DIP통신 안은용 프리랜서기자, gagamal010@dip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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