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P통신 류진영 기자] 이계안 전 현대자동차사장이 얼마 전 펴낸 ‘누가 칼레의 시민이 될 것인가?’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계안 전 현대자동차사장은 책의 머리말에서 이렇게 전하고 있다.

“모든 시민들의 안전을 보장하겠다. 대신 시민들 중 6명을 뽑아와라. 칼레 시민 전체를 대신해 그들을 처형하겠다.”

이말은 1347년 영국과 프랑스 사이에 벌어진 백년전쟁에서 프랑스 칼레시를 함락한 영국 왕 에드워드 3세가 던진 최후통첩이었다. 에드워드 3세는 1년 동안 끈질기게 저항해 영국군을 괴롭혔던 칼레시민 전체를 몰살하고 싶었으나 측근들의 만류와 자비를 베풀어달라는 칼레시의 탄원에 한 발짝 물러나는 대신 잔인한 조건을 내건 것이다.

칼레시민들은 6명의 희생양으로 누구를 선택해야 할지 깊은 고민에 빠졌다. 그때 칼레시의 최대 거부였던 생 피에르가 가장 먼저 희생양을 자처했고 이어 칼레시의 귀족, 부호, 법률가 등이 목숨을 내놓겠다고 했다.

결국 생 피에르의 자결과 귀족과 부호들이 보여준 희생정신에 감동한 에드워드 3세는 사형을 취소하고 관용을 베풀었으며, 칼레시 귀족들의 영웅적인 행동은 ‘고귀한 자일수록 먼저 책임을 진다’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의 원형이 돼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다.

이계안 전 현대자동차사장은 책의 머리말에서 밝혔듯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과 지도자들에게는 이러한 정신이 필요하다고 전하고 있다. 또한 본인 자신도 이러한 것을 실천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책은 이계안 전 현대자동차사장이 서울을 직접 걸어 다니며 눈으로 보고 가슴으로 느낀 문제들에 대한 진단과 처방을 담은 첫 번째 결과물이라고 전했다. 재개발, 재건축 열풍과 뉴타운 개발로 오히려 서민들이 내몰리고 있음을 지켜본 그는 소외된 이웃, 경제적 약자들과 더불어 살 수 있는 희망을 찾아 나서고 있다.

책의 전반부에서는 사교육에 매몰된 아이들, 백수로 사회의 첫발을 내딛는 젊은이들, 부모들이 올려놓은 집값이 고통 받는 신혼부부들, 90까지 살게 될까봐 걱정하는 노년층이 개미지옥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들려준다.

책의 후반부에서는 용기와 희생정신으로 ‘칼레의 시민’이 보여준 ‘노블레스 오블리주’에서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있다.

이계안 전 현대자동차사장은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한국인으로서 스스로의 삶을 되돌아보고 내부모, 형제, 친구, 동료들을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깨달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DIP통신 류진영 기자, rjy82@dip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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