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오금석 기자 = [금융동향①] 소득 늘어봤자…“빚 갚고 남는건 없네”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단행 이후 가계대출이 급증하면서 여러 문제제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중 가구당 실질적 소득이 감소하고 있는 문제도 포함된다.

최근 5년간 가구당 월평균 소득이 증가하면서 가처분소득도 함께 증가했음에도 가계대출 증가문제는 실질적 체감소득을 감소시켰다.

가계대출 규모가 1100조원이 넘어가면서 가처분소득의 1.3배(135%) 수준에 이르렀다. 즉 가처분소득대비 가계대출 비중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소비와 저축이 자유롭지 못하단 의미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성원 의원이 최근 5년간 ‘가구당 월평균 소득 현황’과 ‘가처분소득대비 가계대출 현황’을 분석해 이 같은 문제를 제기했다.

◆가계대출 잔액, 가처분소득의 1.3배 수준= 지난 2011년부터 15년까지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19만원에서 478만원으로 증가했다. 동시에 가처분소득도 697조 8000억원에서 837조 2000억원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가계대출이 864조 4000억원에서 1138조원으로 크게 증가하면서 가처분소득대비 가계대출 비율이 연평균 127%를 상회했다.

가계대출 규모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폭증하면서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가계대출 잔액은 1138조원으로 가처분소득의 1.3배(135%) 수준에 이르렀다. 가처분소득대비 가계대출 비중이 높을수록 소비와 저축은 그만큼 자유로울 수 없다.

김성원 의원은 현재 우리나라 가계부채 규모와 증가속도가 세계적으로 매우 높은 편이고 또 최근에는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시했다.

김 의원은 “소득 및 가처분소득이 증가하더라도 가처분소득대비 가계대출 비중이 늘어날수록 실질적 체감소득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며 “금리상승이 소득감소로 이어지지 않도록 금융당국은 사전 대비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금융동향②]

'4분기 대출받기 어려워져…가계·기업 신용위험도↑'

올해 4분기(10∼12월)에도 가계와 기업이 금융기관에서 대출받기가 어려워 질 전망이다.

금융기관들이 차주의 신용위험이 커질 것으로 보고 대출심사를 강화할 개연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국내은행이 전망한 대출태도지수는 -18로 나타났다.

이 지수는 대출 태도의 동향 및 전망을 나타낸 통계로 -100부터 100 사이에 분포한다. 전망치가 마이너스(-)이면 금리나 만기연장 조건 등의 대출심사를 강화하겠다고 응답한 금융기관이 완화하겠다고 밝힌 기관보다 많다는 뜻이다.

◆가계·기업 신용위험 증가 우려= 은행의 대출태도지수는 작년 4분기 이후 마이너스 행진을 하고 있다. 올해 3분기(7∼9월)에는 -18로 파악됐다.

한은은 “은행의 대출 태도가 전반적으로 강화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업황 부진으로 재무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고 가계는 소득개선 부진에 따른 신용위험 증가가 우려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도 은행의 대출태도 강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의 차주별 대출태도지수 전망치를 보면 대기업이 -13이고 중소기업은 -17로 나타났다. 또 가계를 대상으로 한 주택담보대출지수 전망치는 -27로, 신용대출 등 일반대출지수 전망치는 -10으로 조사됐다.

비은행금융기관도 대출에서 보수적인 태도를 보일 것으로 봐진다.

4분기 상호저축은행의 대출태도지수 전망치는 -13이다. 이 전망치가 현실화하면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2013년 4분기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하게 된다. 상호금융조합은 -19, 생명보험회사는 -7이다.

금융기관들은 전반적으로 가계와 기업 등 차주의 신용위험이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은행이 예상한 4분기 차주의 신용위험지수는 31로, 3분기(27)보다 4포인트 올랐다.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지수 전망치도 37로 4p 상승했고 대기업과 가계의 전망치는 각각 23이다.

비은행금융기관의 경우 상호저축은행이 예상한 차주의 신용위험지수는 20으로 3분기(18)보다 2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이는 가계의 채무상환 부담과 비수도권 지역의 주택가격 하락이 신용위험을 높인 요인으로 꼽혔다.

신용카드회사 역시 은행과 상호저축은행의 중금리 대출상품에 따른 우량차주 이탈로 차주의 신용위험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NSP통신/NSP TV 오금석 기자, keum0818@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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