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김빛나 기자 = 한국은행(이하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 1.50%로 동결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0일 개최한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의 연 1.50%로 확정하며 금리를 동결했다. 한은은 지난해 7월부터 9개월째 금리를 동결하며 사상 최저수준인 연 1.5%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국제유가가 반등하고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도 확대되면서 한은이 상황을 좀 더 지켜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가 9개월째 동결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최근 채권시장전문가 200명을 상대로 진행한 조사에서 72.5%가 한국은행이 3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1.50%로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경제 지표가 악화되고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 기대감도 지난달보다 확산됐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한데다 ECB, BOJ, FOMC 등 주요국들의 통화정책회의 결과를 앞둔 상황에서 한은이 섣불리 금리를 조정하기는 부담이다.
한국경제의 ‘뇌관’으로 불리는 가계부채도 120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이 1207조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가계대출의 잔액이 지난해 4분기말 1141조8000억으로 전분기 말보다 39조4000억원 늘어 가계신용 증가액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여기에 금리 인하에 대한 부작용도 지적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주열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 회의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리를 조정했을 때는 그에 따른 기대효과와 부작용이 있다”며 “현재 상황에서 볼 때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너무 높아서 기대효과는 불확실한 반면 부작용은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경제지표만 놓고 보면 금리 인하를 뒷받침할 근거도 충분하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월 수출 실적은 전년 동기보다 12.2% 줄면서 1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또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1.2% 줄었다.
최근 발표한 중국의 2월 수출도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5.4% 급감하면서 중국 경제를 비롯해 세계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불거졌다.
금통위원들은 이번에 동결을 결정한 뒤 상황을 좀 더 지켜보자는 계획이지만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져 향후 한은의 대응 방향은 미지수다. 특히 지난달에 이어 이번달 금통위원까지 기준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제시하면 인하 여론에 힘이 더해진다.
앞서 하성근 금통위원은 지난달 금통위에서 “수출 하락세가 예상보다 크게 확대되고 내수의 개선흐름도 약화되고 있다”며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한은은 이날 금통위 정례회의 직후 열릴 기자간담회를 통해 통화정책방향과 금리 동결 배경, 최근 경기에 대한 진단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NSP통신/NSP TV 김빛나 기자, kimbn@nspna.com
저작권자ⓒ 한국의 경제뉴스통신사 NSP통신·NSP TV.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