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정우 국회의원이 국제회의에서 통역없이 발언하고 있다. (길정우 국회의원 사무실)

(서울=NSP통신) 강은태 기자 = 외교안보 전문가로 새누리당에 영입돼 제 19대 국회 내내 정치인의 의원 외교를 열정적으로 펼쳤던 길정우 국회의원이 지난 주말 한 시민단체의 획일적인 국회 출석률 통계로 곤혹을 치루고 있다.

지난 12일 시민단체 ‘세금바로쓰기납세자운동’과 ‘참여연대’는 국회 상임위·본회의 출석률을 근거로 제19대 국회 직무소홀 국회의원으로 서청원, 유일호, 이재오, 이정현, 정병국, 최경환 등 여당 중진들이 대거 포함돼 있는 명단을 발표해 논란이 된 바 있다.

길정우 의원은 이와 관련해 본지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반박성 입장을 보내왔다.

다음은 길정우 의원 입장 전문

“통역 없이 국제회의에서 열심히 일한 결과가 직무소홀이라니 ‘잘못됐다’”

한 시민단체가 19대 국회의원들을 평가하면서 국회 본회의, 상임위원회 출석 등의 통계를 들어 직무에 소홀한 의원들이라고 평했습니다. 제가 포함돼 있더군요.

우선 통계수치가 잘못됐습니다. 제가 외국출장을 자주 나갔다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매번 출장 때 마다 정당한 사유를 국회 사무국에 제출하고 허가를 받아 다녀온 공무 출장이었습니다.

이런 사유가 반영되지 않은 통계 수치를 보면서 안타깝고 참담하기 까지 합니다. 본회의가 열린 기간에 출장을 나가야 했던 건 외국 주최 측이 제시한 일정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다녀온 출장은 모두가 국제회의 참석과 토론 및 발표를 위한 것입니다.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 덕분에 국제의원연맹(IPU)의 세계무역기구(WTO) 감독 역할을 하는 집행이사국에 선출되어 한해 두 차례씩 이사회에 참석합니다.

저는 국회의장의 지시에 따라 한국 국회의 대표로서 이사회에 참석하고 몇 안 되는 아시아 지역 국가들의 입장까지 대변하는 나름대로 중요한 역할을 맡아 오고 있습니다.

게다가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는 다보스 포럼(세계경제포럼:WEF)의 한국 자문위원장 자격으로 한해에 두 차례 정기 포럼과 한차례 자문위원들만의 토론 회의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정말 중요한 회의입니다. 세계경제와 안보추세를 점검하고 각국의 전문가 집단이 모여 사나흘간 난상 토론을 벌이는, 정말 머리에 쥐나는 자리입니다.

물론 통역 없이 영어로 진행합니다. 영어가 능통하다고 해도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 사안들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으면 토론에 끼어들지 못하는 스트레스 쌓이는 회의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제까지 한국 국회의 대표로서, 그리고 한국 지식인들의 대표로서 공부하고 또 준비하여 참석해 오고 있습니다.

많이 배우고 또 많은 외국 주요 인사들을 만나 친분을 쌓고 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이 우리나라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것이란 신념과 책임감 때문에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저라고 왜 국회 본회의나 상임위원회 참석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때로는 중요한 국제회의에 한국 국회의 대표로서 역할을 하는 것이 더욱 의미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저는 4년 전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에 의해 외교안보 전문가로 영입돼 현실정치에 발을 들여놓은 사람입니다.

이전에 2년여 박 대표의 외교안보 자문단의 일원으로 활동했던 인연도 있었습니다. 지난날 외교관과 중앙일보 워싱턴과 도쿄 주재 순회특파원을 지낸 경험 덕분에 국제문제에 대한 이해와 적지 않은 외국 주요 인사들과 친분을 쌓아 온 것도 국회의원으로서 의원외교를 하는 데 큰 자산이었습니다.

한국이 처한 안보 현실이 녹록치 않습니다. 외교와 안보를 지켜나가는 건 정부만의 노력으로 한계가 있습니다.

어려울 때 일수록 국회도 나서 힘을 보태야 합니다. 더 이상 우리 국회가 우물 안 개구리처럼 안에서 우리끼리 서로 치고 박고 싸우는데 시간을 보내선 안 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우리 국회의원들은 외국에 나가 영어로 대화하며 상대방과 때론 다투고 때론 토론하는 데 익숙하지도 않고 또 힘든 일을 하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외교의 중요한 하나의 기둥인 ‘의원외교’를 외면하고 있는 것입니다.

누군가는 마땅히 해야 할 일입니다. 저는 힘이 들더라도 그 일을 계속 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우리 양천의 많은 주민 분들께서 이런 저의 노력을 응원해 주실 것이라 믿습니다.

제게 힘을 실어주십시오. 좀 더 떳떳하고 의연하게 우리 대한민국의 국회를 대표해 ‘의원외교’에 적극 나서 어려운 지경에 처한 나라에 힘을 보태는 데 진력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NSP통신/NSP TV 강은태 기자, keepwatch@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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