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제공=한국은행)

(서울=NSP통신) 김빛나 기자 = 최근 저물가 기조 장기화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외식비는 반대로 높아지며 소비자들은 저물가를 체감하기 어렵다. 한국은행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축산물가격과 인건비 상승 등 비용요인을 꼽았다.

한국은행은 28일 내놓은 ‘인플레이션 보고서’에서 “수요부진이 지속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외식비가 상승한 것은 축산물가격 및 인건비 상승 등 비용요인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며 “향후 외식비는 당분간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외식비는 소비자물가지수 중 1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데다 다른 부문에 대한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에 큰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한은이 지난 2013년 산업 연관표를 이용해 시산해 본 결과 외식비가 1% 인상될 경우 소비자물가는 최대 0.13%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지난해 소비자물가는 0.7%의 낮은 상승률을 나타낸 반면 외식비는 2.3% 상승하며 전년(1.4%)에 비해 오름폭이 크게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그동안 우리나라 외식비는 경기변동에 민감한 모습을 보여 왔기 때문에 이러한 외식비 상승세는 다소 이례적이다”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그 동안은 경기가 호황일 때 음식점 매출액이 늘어났으며 같은 기간 중 외식비 상승폭도 확대되는 패턴을 보여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수요부진이 지속됨에도 불구하고 외식비가 상승하고 있다.

한은은 이는 수요측면 이외에 외식비를 구성하고 있는 재료비, 인건비 및 임대료 등 비용측면에서 변동요인이 발생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상승 요인을 점검했다.

(자료제공=한국은행)

◆축산물·인건비 상승이 외식비 올려…당분간 오름세 지속

먼저 외식비 품목별로 원재료가격과의 관계를 살펴본 결과 최근 축산물가격 상승이 외식비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쇠고기, 돼지고기 등 축산물가격은 사육두수 감소(암소감축사업 및 모돈감축) 및 유행병 발생 등의 영향으로 2013년 하반기 이후 상승세가 지속됐다.

이에 따라 2015년중 축산물가격(생산자물가)은 예년(1.0%, 최근 5년 평균)보다 큰 폭(3.4%)으로 올라 설렁탕, 불고기, 돼지갈비 등 축산물 관련 품목의 가격 상승세를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아울러 주요 생산요소인 인건비 상승도 외식비 상승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고용노동통계를 이용해 음식업 1인당 임금과 외식비를 비교해 본 결과 두 지표가 유사한 움직임을 나타냈다. 이는 2015년중 인건비 상승률이 2.3%로 2014년(1.0%)에 비해 높아진 점이 외식비 상승에 일부 영향을 줬다는 판단이다.

반면 임대료는 지난해 외식비 상승세 확대 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자물가 중 비주거용 건물임대료 통계와 외식비를 비교해 본 결과 두 지표가 대체로 유사한 움직임을 보였으나 지난해에는 임대료 상승폭이 축소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같은 결과에 따라 향후 외식비도 당분간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농촌경제연구원의 전망 등에 의하면 올해에도 축산물가격이 쇠고기를 중심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명목임금도 최저 임금상승폭 확대 등으로 완만하게나마 오름세를 나타낸다는 것이다.

한은은 “특히 최근 소주 출고가격 인상이 음식점에서 판매되는 소주값에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 외식비 상승폭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NSP통신/NSP TV 김빛나 기자, kimbn@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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