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김빛나 기자 = 금융권이 대규모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지속되는 저금리로 인한 수익성 하락에다 인터넷 은행 등 무인점포시대가 가시화되며 은행권이 몸집 줄이기를 시작했다. 카드업계 역시 수수료 인하에 따른 경영환경 악화로 인력감축이 불가피해졌다.

올해 가장 많은 인력을 감축한 KB국민은행은 앞서 28일부터 30일까지 사흘간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 직원을 상대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이는 올 해 두 번째 희망퇴직이다. 지난 6월에는 노사 합의에 따라 6년만에 희망퇴직을 실시해 1122명을 내보냈다.

KEB하나은행도 지난 28일까지 만 40세 이상의 직원을 대상으로 4년 만에 특별퇴직 신청을 받았다. 애초 23∼24일 이틀간 신청을 받을 계획이었지만 28일까지 신청기간을 연장했다.

한국SC은행은 최근 희망퇴직 신청자를 받아 전체 임직원의 18%에 달하는 961명을 퇴직시켰다. 이밖에 올 초 신한은행에서는 311명이 희망퇴직으로 짐을 쌌으며 우리은행에서는 240명이 희망퇴직을 선택했다.

비대면 거래 활성화와 수익성 악화 등으로 점포 수가 감소되며 내년에도 은행권에 부는 찬바람은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예비인가를 받은 카카오은행(카카오)과 케이뱅크(KT)가 내년에 본격적으로 인터넷은행 서비스를 시작하면 인력 감축 유인은 더욱 커진다. 핀테크 흐름에 따라 은행들이 IT기술과 접목한 서비스를 내놓으며 비대면 거래가 가시화된 점도 요인 중 하나다.

또 저금리 장기화로 인한 순이자마진(NIM) 하락에 은행들의 이자이익도 줄며 은행 업종의 영업환경도 악화됐다.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시장금리 하락세는 반전됐지만 가계부채 문제 등에 따라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시기가 빠르지 않을 것으로 보여 내년에도 은행의 수익성이 정체 혹은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희망퇴직 칼바람은 카드업계도 마찬가지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가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7년 이상 근속한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아 176명의 직원이 나가게 됐다. 하나카드는 30일부터 이틀간 만 40세 이상, 근속기간 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특별퇴직을 실시한다.

이번 희망퇴직은 금융당국의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조치로 경영 상황이 악화되며 수익 감소를 만회하기 위한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환경 변화에 따라 갈수록 카드사들의 경영난이 심각해지며 인력 감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NSP통신/NSP TV 김빛나 기자, kimbn@nspna.com
저작권자ⓒ 한국의 경제뉴스통신사 NSP통신·NSP TV.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