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박정섭 기자 = ‘통신공룡’에 이어 ‘방송공룡’까지 탄생할것인가? 한국의 이동통신산업 공룡 SK텔레콤(한국의 1위사업자)이 케이블방송에까지 손을 뻗혀 결국은 방송시장 장악을 노리고 있다.

SK텔레콤은 케이블방송 1위사업자인 CJ헬로비전의 지분 30%를 5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는 CJ헬로비전에 흡수 합병돼 CJ헬로비전으로 새출발하게 된다. 업계는 "결국 SK텔레콤은 M&A(인수합병)를 통해 통신 및 방송시장을 장악하려는 의도"라며 시장질서를 무너뜨릴 우려가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더 나아가 케이블방송은 물론이고 종합편성채널, 지상파 모두 어려움에 직면하게 돼 방송산업의 생태계가 와해 되는것 아니냐는 불만도 표출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 승인 심사를 앞두고 본지(NSP통신)는 3회에 걸쳐 이에 대한 문제점과 이슈등을 집중점검한다. 그 마지막 순서로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인수...방송통신시장 독점의지 노골적 표출한것’을 내보낸다.<편집자 주

SK텔레콤(SKT)이 최근 CJ헬로비전 인수 합병에 대한 서령회를 개최하면서 주장한 5가지 주장은 한마디로 소비자와 정부에 혼란을 부추켜 M&A를 쉽게 가져가겠다는 전략속에서 이뤄진 것이란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SKT는 우선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한 M&A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면에는 내수 산업인 방송 인수를 통한 시장 독점화 시도라는 평가다.

이번 M&A 건은 글로벌 경쟁력 제고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으며 방송 공짜 번들화를 통해 이동통신 지배력을 방송시장에 까지 확대하고 이동통신은 물로 알뜰폰, 초고속, 방송에 이르는 모든 시장을 독점하려는 전형적인 경쟁제한적 기업결합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소견이다.

각국의 방송산업은 진입규제, 소유/겸영규제 등으로 해외사업자의 자국 방송사업 진출을 대부분 원천적으로 막고 있다. 우리 나라도 방송법을 통해 전국사업자의 지역사업자 소유/겸영금지, IPTV법에서는 공정경쟁 환경 조성, 인접시장 지배력 전이 방지 등을 규정하고 있다.

글로벌 경쟁을 위해서는 공공성을 가진 방송이 아닌 컨텐츠 제작 PP 등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해외에서는 방송산업을 경제적 효율성보다 공익성·다양성 등의 공공성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둬 미 컴캐스트-타임워너케이블 사례와 같이 합병이 불허된 바 있다.

다음은 SKT가 향후 5조원 투자 계획을 밝힌 부분인데 이 부분은 SK브로드밴드(SKB)와 CJ헬로비전의 기존 투자액의 단순 합산한 숫자 놀음이라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SK텔레콤이 보도자료를 통해 밝힌 5조원 투자 계획은 SK브로드밴드 CJ헬로비전의 기존 투자액을 단순 합산한 것에 불과해 전혀 새로운 내용이 아니다. 따라서 SK텔레콤이 주장하는 생산 및 고용 유발 효과 역시 근거 없는 주장에 불과하다는 것. 2014년 기준 케펙스(CAPEX)를 살펴보면 SKB는 6014억원, CJ헬로비전 3563억원이다. 두 회사를 합산시 연간 약 9600억원에 이른다. 연간 1조원의 투자가 기존의 일상적 투자행위가 아닌 신규(순증) 투자 행위로 둔갑한 순간이다.

또한 과거 SKB M&A 이후, SKT의 SKB 초고속 별정 재판매를 시작하여 SKB 초고속 부문의 투자 변화 없이 영업비용은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도 SKT를 믿지 못하게 하는 요인이다.

세 번째는 SKT가 고용 안정과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밝힌 부분이다. 하지만 SKT는 과거 M&A 전후 번번이 정리해고를 한 경력이 있다.

2008년 SKT의 SKB M&A가정에서 SKT는 M&A한지 2년밖에 되지 않아 SKB의 2010년 6월 전체 인원의 15% 수준인 약 250명을 대규모 구조조정 했다. SKB 희망퇴직 인력은 전체의 15% 수준에 이른다.

SKT는 또 올 상반기 특별퇴직이라는 이름으로 인원 조정 작업을 실시하여, 직원의 10%인 약 400명을 구조 조정했다. 올 8월 SKT는 SKB를 100% 자회사 편입했다. 구조조정 안한다더니 400명이 회사를 떠난 것이다.

네 번째는 디지털 전환을 위한 M&A라는 주장이다. 디지털 전환, UHD확대, MCN 등은 방송통신 시장의 최근 흐름으로 이번 인수합병 여부와는 무관하다. 실제로 CJ헬로비전은 공시를 통해 아날로그 가입자의 디지털 전환 추세를 공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생태계 공생을 위한 M&A주장도 터무니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SK텔레콤의 ‘케이블 공짜 번들 정책’으로 케이블 방송시장의 수익성 악화는 더욱 가속화되고 SK-CJ그룹간 콘텐츠 독점화로 국내 방송 콘텐츠 산업의 황폐화가 전망되어 방송협회가 지적한 바 있다. 이번 합병은 SK텔레콤이 주장하는 미디어 생태계 공생과는 정면 배치되는 행태이다.

뉴욕 타임즈는 지난 10월 사설을 통해 "통신을 포함한 여러 산업에서 합병에 따른 시장집중이 과도하여 경제전반의 혁신과 성장이 저하되고 있어 정책강화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방송학회 주관으로 지난 17일 세미나에서 LG유플러스는 "이번 인수합병은 SK텔레콤이 방송통신시장 독점의지를 노골적으로 표출한 사건"이라며 "어떠한 조건을 부여하더라도 전혀 효과를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패널로 참석한 CR전략실 박형일 상무는 "SK텔레콤은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점유율 확대에 어려움을 겪자 이동통신시장에서 축적한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M&A를 통해 시장독점을 시도하고 있다"며 "아무런 시설투자와 서비스 혁신 없이 전국 면적의 약 30%에 달하는 CJ헬로비전의 방송권역을 사실상 독점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케이블 1위인 CJ헬로비전은 23개 사업권역 중 20개 권역에서 점유율 1위, 17개 권역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결합판매를 통한 지배력 전이에 대해서도 박형일 상무는 "현재 SK텔레콤의 유선상품은 품질과 이용자 만족도 측면에서 경쟁우위 요소가 없음에도 경쟁사 대비 압도적인 수준으로 점유율이 급증하는 상황"이라며, "자사 이동통신과 CJ헬로비전의 방송상품의 결합판매가 시작되면 대응이 불가능한 SO는 퇴출될 것이며, 전국 사업자인 LG유플러스 조차도 CJ헬로비전의 방송권역에서 경쟁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유료방송시장은 SK텔레콤과 KT 양강구도로 재편되고 향후에는 이동통신 지배력을 바탕으로 한 SK텔레콤이 결합판매를 통해 유료방송시장 마저 독점하게 될 것이라는 게 LG유플러스 측의 설명이다.

방송 콘텐츠 역시 CJ와의 공동펀드 조성, CJ의 헬로비전 2대 주주 지위 유지 등을 통해 그룹간 배타적 협력 관계를 형성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렇게 되면 국내 방송 콘텐츠 시장에서 CJ그룹이 차지하고 있는 압도적 비중을 감안할 때 SK와 CJ간 C(콘텐츠),P(플랫폼), N(네트워크) 수직 협력은 경쟁사업자를 배제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방송시장의 경쟁구조를 붕괴시킬 우려가 크다.

NSP통신/NSP TV 박정섭 기자, desk@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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