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본격적인 추위 시작 전 주부들은 겨울 식탁을 책임지는 김장으로 바쁘다. 냉장고에 수북이 쌓일 김치를 떠올리며 든든한 마음도 잠시, 김장 후 되돌아오는 김장 증후군을 떠올리면 공포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김장 증후군은 김장이라는 고된 노동 후 무릎, 손목, 어깨, 허리 등에 통증을 느끼는 현상으로 특히 여러 관절에 퇴행성 변화가 진행중인 중년 여성의 경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김장은 배추를 하나하나 소금에 절이고 양념을 만들어 배추 속을 넣어야 하는 고강도 노동이다. 보통 김장을 할 때는 쪼그리고 앉아 일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무릎에 자신의 체중보다 7배나 많은 무게가 실려 무릎 주변 근육과 인대에 부담을 주게 된다.
또 반복되는 칼질과 재료 손질로 팔과 손목을 많이 사용하게 되어 손목, 팔꿈치, 어깨에도 통증이 발생한다. 여기에 쌀쌀한 날씨까지 더해져 관절과 그 주변 인대, 근육의 유연성이 떨어지고 혈액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평소 관절염을 앓고 있는 주부라면 더욱 심한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김장 시 관절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같은 자세로 오래 앉아 있거나 쪼그려 앉는 자세는 피해야 한다. 되도록 식탁과 같은 작업대를 이용하고 바닥에서 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목욕탕 의자와 같은 보조 의자를 사용하여 무릎에 가해지는 부담을 분산시켜야 한다.
김장 재료 손질 시에는 손목 보호대를 착용해 관절에 무리가 가는 것을 최소화 하고, 칼이나 절구 대신 채칼과 믹서기를 쓰는 것이 좋다. 또 작업 자세를 자주 바꿔주고 30분에 한 번씩 자리에서 일어나 스트레칭을 해줌으로써 몸의 근육을 이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밖에서 김장할 경우 담요 등으로 체온을 유지해 주는 것도 김장 증후군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다.
허리 통증도 예외는 아니다. 절인 배추나 무거운 김치 통을 옮기는 등 평소 쓰지 않던 허리 근육을 무리하게 사용할 경우 허리 쪽에 부담이 많이 가 허리 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 김장 후 요통을 호소하며 내원하는 환자 중에는 요추염좌가 대다수이다. 물건을 들어 올릴 때는 허리만 숙이지 말고 되도록 몸 가까이 붙여서 들고 한쪽 무릎을 바닥에 대고 쪼그려 앉은 상태에서 천천히 일어나도록 한다.
김장 후 관절 통증은 일시적인 경우가 많아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어느 정도 해소된다. 그러나 중년 여성의 경우 계속되는 가사일에 제대로 된 휴식도 취하지 못해 통증이 만성화 되는 경우가 많다. 휴식 후에도 통증이 1~2주 이상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일상생활에 불편을 준다면 반드시 전문의의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글 : 권혁남 정형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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