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NSP통신) 염공료 프리랜서기자 = 새벽 6시 서울에서 출발하여 장흥에 도착하니 12시가 조금 안된 시간이다.

먼저 장흥 토요시장에 들려 장흥에서 유명하다는 삼합구이를 점심으로 먹었다. 천천히 시장구경을 하고 선학동 마을로 가기로 하였다. 초행길이라 토요시장에서 선학동까지의 거리가 얼마나 걸리는지 몰라 시장상인들에게 물어보니 잘 모르겠다고 한다.

메밀꽃이 많이 피는 곳이라 말씀드리니 ‘회진’이라 한다. 선학동 마을에 도착하여 설명서를 읽고 나서야 왜 ‘회진’이라 하는지 알 수 있었다. 고려시대에 생성된 마을로 조선시대에 조양임씨가 회진에 입촌한 후 번성하였고 각종매체의 드라마나 영화촬영장소가 되면서 유명하게 되었다.

지명이 2011년에 선학동으로 바뀌었으니 아직 이곳 사람들은 선학동을 회진이라 부르고 있다. 매년 이맘때면 TV문학관에서 방영된 이효석의 메밀꽃필무렵이 생각난다.

달빛아래 메밀꽃밭 사잇길을 나귀를 끌고 가면서 아버지와 아들이 대화하던 장면은 학창시절 보았던 <메밀꽃필무렵>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메밀꽃을 생각하면 그 장면이 떠오른다. 멀리서 보이는 선학동 메밀밭은 마을 뒤로 하얀 융단을 깔아 놓은 듯 했다.

늦은 오후에 도착한 우리는 마을부녀회장님을 만나 마을회관에 숙소를 정했다. 마을회관의 2층은 관광객들에게 숙소로 제공되기도 하는데 부녀회장님과 만나 가격을 정해야 한다.메밀밭으로 향하는 우리에게 부녀회장님은 메밀밭에 들어가지 말라고 당부하신다.

이곳은 마을 분들의 농작물이라 메밀이 부러지면 수확이 어렵다고 하신다. 저녁 무렵 메밀밭 꽃길을 걷다보니 어스름함 아래서 보는 메밀꽃은 팝콘을 뿌려놓은 듯하다. 하얗게 펑펑 터지는 옥수수 알갱이가 내려앉은 모습은 아담한 마을을 감싸 안고 있다.

그 누구의 그림이 이렇게 아름다울까? 하얗다못해 파르스름한 메밀꽃과 주황색, 파랑색의 지붕과 잘 어울린다.

늦은 오후의 산책을 즐기고 마을 안에 있는 마을회관에서 잠을 자고 일출을 보기위해 새벽5시에 메밀밭으로 갔다. 일출을 찍으려는 사진가들은 우리보다도 먼저 와서 자리를 잡고 해가 뜨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일출을 기대하며 동쪽하늘을 뚫어져라 보았지만 안개가 두텁게 깔려 있어 해가 뜨고 한참이 지난 후에야 해를 볼 수 있었다. 하얀 메밀밭은 해가 얼굴을 내밀면서 또 다른 모습을 만들어냈다.

이슬을 머금은 메밀의 잎이 황금색으로 변하면서 반짝이기 시작했다. 하얀 꽃 사이로 반짝이는 모습은 황홀 그 자체였다. 메밀의 잎이 작아 살짝 살짝 반짝이는 모습을 나의 카메라에 모두 담을 수 없음이 안타까웠다. 황금색 물결 사이로 아침잠을 깬 나비들과 풀벌레, 잠자리의 날개가 함께 빛난다.

메밀밭 중간에 만들어 놓은 원두막에 앉아 쉬고 싶었지만 서울로 올라와야 하는 시간 때문에 잠시 앉았다 떠날 수밖에 없었다.

장흥에도 가볼만한 곳이 많다. 그중 선학동으로 가기 전 들려 볼만한 곳은 여름에 물축제가 열리는 탐진강, 토요에 큰 장이 열리는 토요시장, 정남진 전망대가 있다. 선학동 메밀밭에서 매년 10월 축제가 열리는 올해는 10월2일~4일간 열린다. 메밀 수확은 축제가 끝나면 이루어진다고 한다.

NSP통신/NSP TV 염공료 프리랜서기자, ygr632@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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