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P통신) DIPTS 기자 = 차를 마시며, 아이들 가르치는 일이 차를 대접하는 일과 참 닮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맛있는 차를 만들려면 차 잎도 좋아야하고, 차의 양, 물의 양, 온도 등 모든 게 딱 맞아 떨어져야 되겠지요.

아무리 최상품의 차라고 해도 과하게 우리면 떫고 맛이 없어집니다. 늘 하는 일인데도 정성을 기울이지 않으면 금방 티가 나는 것처럼 떫지도, 밍밍하지도 않는 딱 맞춤 교육은 지속적인 ‘정성’ 없이는 불가능하지요.

아이를 가르칠 때는 항상 과하게 주고 있지 않는지 정성으로 살펴야 합니다.

늘 계속되는 일상이라고 해서 정성을 늦추면 ‘적량’을 넘어버리기 십상이지요. 너무 오랫동안 ‘빨리빨리’ 교육에 젖어있었기 때문입니다.

뭐든지 과하면 부족한 것만 못한 법입니다. 아이가 ‘딱 맛있게’ 즐길 수 있을 만큼의 양이 주어졌을 때 최상의 교육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지요.

채 삼키기도 전에 새로운 것을 자꾸 떠 넣으면 아이들은 체하거나 지쳐버리는데, 한 번 체하면 다시는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공부나 피아노에 흥미를 잃는 가장 큰 이유가 ‘어려워서’라는 것 알고 계신가요?

그런데도 부모님들은 아이가 나이에 비해 ‘어려운 것’을 배우면 흐뭇해하지요. 옆집 엄마가 “우리 아이 일년 만에 벌써 체르니 30 들어갔어요!” 하고 자랑하면 신교재를 배우는 아이의 엄마는 슬그머니 걱정스런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교사에게는 체르니 30, 40번을 치면서도 악보를 제대로 못 읽고, 소리도 못 듣는 아이들이 가장 난감합니다. 억지로 몇 달을 버티다가 결국 관두게 될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지요.

10년 후쯤 아이가 쉬운 곡하나 외워서 연주하지 못한다면, 피아노 뚜껑조차 열지 않는다면 모두가 부러워하던 ‘빠른 진도’는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어려운 것과 씨름하며 고생한 시간들이 물거품이 되지 않을까요?

‘진도’란 아이가 소리의 묘미를 느끼며 충분히 즐길 수 있을 만큼 조절될 때 비로소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차라리 조금 쉬운 것을 주면 ‘강화학습’도 되고 ‘오락’도 되겠지만 과하게 주면 ‘음악’ 자체가 아예 싫어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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