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C>

(DIP통신) 류수운 기자 = 고희(古稀)를 넘긴 백발의 노부가 뇌종양으로 시한부 삶을 살고 있는 아들을 위해 수발하고 있는 부자(父子)의 안타까운 사연이 공개된다.

MBC 드라마넷은 오는 27일 오후 2시 40분 도네이션 휴먼다큐 <해바라기>를 통해 아버지 황동수(72)씨와 외아들 황영규(34)씨의 삶을 조명한다.

기초생활수급자로 충북 충주의 시골마을에서 소작농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황동수씨는 황영규씨와 특별한 인연으로 맺어졌다.

지체장애2급으로 하반신 장애를 앓고 있는 아내 서성자(68)씨는 아이를 낳을 수 없다.

결혼 후 수년간 자식이 없던 황씨 부부는 늘 자식에 대한 그리움을 가슴에 묻고 살아가야 했다.

이러한 황씨 부부에게 34년전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 생후 2주된 아이를 누군가 집 앞에 버려두고 간 것.

황씨 부부는 이를 축복으로 여기며 아이의 이름을 영규로 호적에 입적시켜 정성으로 돌보기 시작했다.

정부보조금으로 살아가는 넉넉하지 않은 살림에, 젖 한번 물려보지 못하고 밥물을 끓여 먹이는게 미안하기만했던 이들 부부는 어느 부모 못지 않게 사랑을 다했다.

혹여 영규씨가 마음의 상처를 받을까봐 ‘업둥이’라는 사실을 단 한번도 입밖에 내지 않고 친자식이상으로 아들에게 헌신했다.

하지만 영규씨는 자라면서 하루에도 몇 번씩 요기거리를 찾는가 하면 지능이 떨어지는 이상행동을 보여 황씨 부부를 힘들게 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했지만 변변한 직업조차 갖지 못한채 부모에게 늘 걱정거리만 안겨주는 못난 아들로 주위 사람들로 부터 눈총까지 받았다.

영규씨의 이해 못할 행동들의 원인이 감정과 언어를 관장하는 좌뇌 전두엽 부분에 발생한 교모세포증(악성 뇌종양)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 것은 이달 초.

영규씨의 담당주치의인 고영초 교수(건국대병원 신경외과)는 “영규씨의 상태라면 짧게는 수년간, 길게는 수십 년간, 이성적인 판단이 힘들었을 것이다”며 “특히 생각하는 대로 표현하는 것도 영규씨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병원에서는 영규씨의 상태에 대해 ‘최악’이라며 길어야 3년을 넘기지 못할 것 같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현재 중환자실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황동규씨는 이미 뇌의 4분의 1이 종양덩어리로 덮여 있는 위험한 상황으로 최후의 수단인 종양절제 수술이 성공한다 해도 언어 장애, 기억 상실, 전신마비 등 각종 합병증으로 고통의 삶을 살아야할 처지이다.

아들의 시한부 인생을 알게된 아버지 황동수씨는 그만 넋을 잃고 만 상태.

황씨는 “가난한 집으로 와서 고생만 하고, 차라리 부잣집으로 갔으면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며 애통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중환자실에서 꺼져가는 생명의 불꽃을 지켜내며 아들 간호로 시간을 멈춰버린 아버지 황동수씨는 “내 아들만 살릴 수 있다면 뭐든 다 할 수 있다”고 말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중환자실 앞 대기실 의자에 쭈그리고 선잠을 자면서도 힘든 내색을 보이지 않는 백발의 노부는 아들의 회생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은 채 오늘도 아들 곁을 떠나지 않고 있다.

DIP통신, swryu64@dip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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