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P통신) 송협 기자 = 지난 2007년 8월 서남권 르네상스 프로젝트 최대 수혜지를 예고하며 영등포구 당산동4가 (구) 대한통운 부지에 ‘당산 유보라 팰리스’ 주상복합 아파트를 분양했던 반도건설이 얄팍한 꼼수로 미분양 털기에 나서고 있다.

두바이급 고품격 명품 주거단지를 표방하고 나선 이 아파트는 분양 초기 계약금 10%, 중도금 50% 무이자 융자 등의 조건으로 평균 2.9대1의 청약 경쟁률을 보이며 중소형 물량의 경우 1순위에 조기 마감되는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1순위에서 마감된 중소형과 달리 중대형 물량은 높은 금리에 따른 부담감으로 수요자들로부터 외면 당하면서 2~3순위로 밀려났으며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한파까지 겹치면서 미분양 물량으로 전락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반도건설은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미분양 물량 해소를 위해 지난 1월 계약조건을 변경, 계약금 5%대로 낮춰 할인분양에 나선데 이어 이번에는 계약금 3000만원, 중도금 50% 무이자 융자로 투자자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견본주택에서 만난 분양 관계자는“당초 계약금 5%를 조건으로 할인분양 했지만 이제는 계약금 3000만원만 내면 중도금 5차까지 회사가 이자를 대납해주고 취,등록세를 비롯해 분양권 전매가 될 경우 양도세까지 책임진다”며“투자목적의 계약자에 한해서 분양권 전매가 안되면 원금은 물론 대출금 전액까지 상환해주기 때문에 밑질게 없다”고 귀띔했다.

부동산정보업체 관계자는“당산 유보라는 역세권이라는 입지를 내세워 호재가 예상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분양가가 터무니없이 높았다”면서“장기적으로 투자가치는 있지만 입주시까지 분양권 전매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관련 중견 건설사 분양 관계자는“투기 조성은 물론 미분양 털기를 위한 상술적인 분양 마케팅”이라며“당장 분양이 안되면 공정이 어렵게 되기 때문에 계약자들의 대출금으로 공사비를 충당하는 이른바 ‘공사자금 땡기기’를 위한 마케팅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즉, 시공사 입장에서는 계약금 3000만원의 부담없는 조건으로 계약을 성사 시킬 경우 계약자가 중도금 융자로 받은 대출금을 활용해 공정률 80%까지 공사자금을 충당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반면 투자자들은 분양가 10억원을 호가하는 아파트에 3000만원을 계약금으로 투자, 대출만 받아주면 중도금 이자는 물론 취,등록세까지 회사에서 알아서 대납해주고 운 좋으면 분양권 전매를 통해 프리미엄까지 챙길 수 있다.

더불어 분양권 전매가 안된다 하더라도 계약 해지를 통해 원금은 고스란히 돌려받고 대출금은 시공사에서 상환해주는 이른바 ‘돈 놓고 돈 먹기’식의 투기를 꾀 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이에대해 반도건설 관계자는“당산 유보라 팰리스는 총 300가구 중 잔여가구가 30개 남짓인데 공정률을 채우기 위한 마케팅 전략은 있을 수 없다”면서“분양영업을 대행하는 분양업체에서 영업하는 과정에서 실적을 채우기 위해 과장되게 상담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한편, 정부가 최근 미분양 아파트 해소를 위한 방안으로 전매제한 폐지를 비롯해 각종 규제완화 등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장기간 위축됐던 주택시장에 탄력이 예상되는 가운데 신용등급 A를 받은 반도건설의 속 보이는 상술이 자칫 투기를 조성하는 불씨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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