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김용환 기자 = SK이노베이션(대표 정철길)이 ‘구조적 혁신’을 통해 석유·화학사업의 구조적 위기를 돌파하고 글로벌 파트너십 기반의 성장 모델을 구축하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 정철길 사장은 28일 서울 종로구 SK이노베이션 본사 사옥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위기극복 및 신성장 추진 전략을 밝혔다.

정 사장은 현 경영환경을 ‘구조적 위기’로 진단했다.

중국, 유럽 등 주요 시장의 저성장에 따른 수요 감소, 셰일 혁명과 글로벌 설비 증설에 따른 공급 과잉으로 수출형 사업구조를 지닌 국내 석유 화학 업계가 생존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는 것.

이와 관련 정 사장은 “과거와 다른 방식의 고민과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가치(Value) 중심 경영’을 위기극복 해법으로 제시했다. 이는 수익·사업구조 등의 혁신을 통해 투입 비용은 최소화하면서 고객들이 경험하는 가치는 극대화하겠다는 의지다.

정 사장은 1분기 흑자전환 등 최근 실적개선 흐름에 대해서는 “글로벌 공급과잉 구조 등 펀더멘털은 변한 게 없는 만큼, 실적 호조는 잠깐 왔다가는 ’알래스카의 여름’ 같은 것일 수 있다”고 일각의 낙관론을 경계했다.

정 사장은 이어서 “앞으로 다시 도래할 ‘겨울폭풍’에 대비해 올해가 마지막 ‘골든 타임’이라고 생각하고 만반의 준비를 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은 우선 어떠한 상황에서도 회사의 생존이 가능한 수익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정유 부문은 원유도입 다각화 등 비용 절감 노력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석유개발 부문은 생산성을 높여 수익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화학·윤활유 부문은 자체 기술로 개발한 넥슬렌(고부가 폴리에틸렌), 프리미엄 윤활기유(Yubase++) 등과 같은 기술 기반의 프리미엄 제품 생산을 확대하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사업별 구조 혁신을 통해 글로벌 신성장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E&P(Exploration & Production, 석유개발) 부문은 지난해 인수한 오클라호마, 텍사스 소재 셰일광구를 인근 지역으로 확장하는 등 북미 기반의 자원개발 전문회사로 진화한다는 ‘U.S. 인사이더(Insider)’ 전략을 수립했다.

화학부문은 기존 중국 중심의 성장전략, 곧 ‘차이나 인사이더(China Insider)’ 전략을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중국 최대 국영석유회사 시노펙과 손잡고 설립한 중한석화(중국 우한 소재) 처럼 성공적인 합작 모델을 계속 만들기로 하고 중국 내 파트너들과 협력방안을 협의 중이다.

석유사업 부문은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 주요 산유국과 파트너십을 강화해 안정적 원유도입 기반을 다지기로 했다. 역내 주요 석유제품 수입국들과의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수출판로를 확대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 중이다. 윤활유 부문 역시 지난해 스페인 렙솔사와 윤활기유 합작법인(스페인 카르타헤나 소재)을 출범시킨 데 이어 추가로 글로벌 파트너를 발굴해 합작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배터리 부문의 경우 지속적으로 원가 경쟁력을 제고하는 한편 차세대 셀(Cell) 기술을 확보해 안정적 생존 기반과 성장 기회를 확보하기로 했다. 2013년 중국 베이징자동차, 베이징전공과 합작해 세운 전기차 배터리 회사 ‘베이징 BESK 테크놀러지’를 활용해 중국 내 배터리 사업을 강화한다는 전략도 계속 추진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수익∙사업구조 혁신과 함께 안정적 재무구조 확보, 지속적 성장 투자 등을 통해 ‘안정 속 성장’을 꾀할 방침이.

이를 위해 올 1분기 말 현재 6조8000억원인 순차입금 규모를 지속적으로 줄이고 자회사 상장이나 비핵심 자산 매각과 같은 자산 유동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렇게 확보한 투자재원은 M&A, 합작사업 투자 등 사업구조 혁신을 위한 전략 투자의 ‘실탄’으로 쓰기로 했다.

정 사장은 “당분간 성장 여력을 키운 뒤 투자를 하는 ’안정 속 성장’ 기조를 이어가겠지만, 언제든지 필요 시 과감한 선제적 투자를 단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인적구조와 조직구조 혁신에도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인적구조 혁신은 구성원의 글로벌 역량과 전문성 등을 제고하는 형태로 조직구조 혁신은 내부 소통과 ‘일과 싸워 이기는 조직문화’(Winning Culture) 등을 강화하는 형태로 각각 추진하고 있다.

정 사장은 “수익·사업구조 혁신 등을 통해 당면한 위기를 새로운 도약의 기회(Good Crisis)로 만들겠다”면서 “현재 11조원인 기업가치를 2018년까지 30조원대로, 시가총액에서는 3위 수준으로 키우는 한편 글로벌 톱 30위 에너지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NSP통신/NSP TV 김용환 기자, newsdealer@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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