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P통신) 이유범 기자 = KT·KTF가 합병을 결의했다. 이에 따라 연 매출 20조원, 직원 4만 여명의 거대 통신그룹이 탄생하게 됐다.

이에 대해 경쟁사인 SK텔레콤과 LG텔레콤이 강력 반발하고 나서면서 올 상반기로 예정된 합병까지 순탄치 않은 행보가 이어질 전망이다.

◆KT-KTF 합병 배경은?

KT와 KTF는 20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양사간 합병 계획안을 승인하고 오는 21일 방송통신위원회에 합병 인가 신청을 할 예정이다. 양사의 주식 교환 비율은 KT 1주당 0.719주이다.

이번 합병 배경에 대해 업계는 양사의 성장정체가 원인이며 돌파구로서 합병을 선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KT는 현재 시내전화의 89%, 초고속인터넷 시장의 43%를 차지하고 있는 최대 통신기업이지만 무선전화시장 확대로 시내전화 가입자는 줄고 초고속인터넷 시장 또한 성장한계라는 벽에 봉착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지난 2003년 민영화 이후 매출액은 12조원이라는 장벽을 넘지 못하면서 순이익 면에서도 매년 감소추이를 보이며 1조원을 밑도는 악순환을 거듭해 왔다.

업계는 또한 KTF 역시 업계 2위에 머물러 있는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자 3세대(G) 시장에서 공격적인 마케팅 비용을 들이며 선두 SK텔레콤과 시장점유율을 줄이려 했지만 그 격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분석했다.

여기에 최근 세계적으로 유·무선의 통합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경향도 이번 합병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골리앗 통신사 탄생

양사간 이번 합병으로 통신시장에는 거대 골리앗 통신회사의 탄생이 예고됐다.

지난 2007년 양사 매출은 KT가 11조9000억원, KTF가 7조3000억원이었으며, 직원수는 KT와 KTF가 각각 3만5000명, 2500명 선이었다.

이를 기준해 추산해 보면, 양사 합병은 단순 수치 합계만으로도 매출액 19조원, 직원 3만7000여명의 거대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이 수치는 2위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를 합한 매출 13조원과 직원 6000 여명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KT는 이번 합병을 통해 ▲컨버전스 분야 리더십 발휘 ▲글로벌 사업자로의 변신 ▲유선사업 효율화 ▲IT산업 재도약 견인 등 4가지를 정하고 2011년에는 약 20.7조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또한 유무선 컨버전스 시장을 확대해 향후 5년간 5조원의 생산 유발 및 3만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발생하고, 소모적 마케팅 경쟁 감소로 산업 내 건전한 경쟁과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 관련 기업의 동반 성장을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KT 이석채 사장은 “합병은 KT 한 회사의 문제라기보다는 대한민국 IT산업의 동맥경화를 막는다는 차원”이라며, “합병을 통해 산업내 리더십을 회복해 IT산업의 재도약을 이끌겠다”고 역설했다.

◆합병까지 쉽지 않을 듯...경쟁사 강력 반발

KT는 오는 21일 방송통신위원회에 합병인가 신청서를 접수하고 상반기중 합병을 마무리 짓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KT의 합병계획은 경쟁업체들의 반발로 벌써부터 난항을 예고하고 있다.

이미 SK텔레콤은 이번 KT-KTF의 합병선언과 관련해 합병 반대를 선언하며, 선제공격에 나섰고 LG텔레콤도 이에 합세해 힘을 실을 예정이다.

SK텔레콤측은 이날 공식 입장 발표를 통해 KT-KTF 합병될 경우 KT의 유선시장 지배력이 무선으로 옮겨갈 수 있어 시장의 공정경쟁을 훼손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SK텔레콤은 방통위가 합병을 인가하더라도 시장 지배력 전이를 막기 위해 KT의 시내망 분리를 합병 조건으로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쟁업체들의 반발은 방통위 심사과정에는 물론 공정거래위원회의 의견에도 반영될 가능성이 높아 자칫 KT가 합병에 부담을 느낄만한 합병 부가조건이 제시될 수 있다는게 업계 안팎의 지적이다.

이에 따라 KT-KTF 합병에서 시내망 분리라는 조건부 인가가 이뤄질 것인지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SK 통신그룹 관계자는 “KT-KTF 합병은 양사 합병에 따른 시장 지배력은 유무선 통신시장은 물론 IPTV, 인터넷전화 등 컨버전스 시장으로까지 확산, 고착화될 것”이라며 “또 사업자간 자율경쟁을 현격히 제한해 궁극적으로 소비자 편의성을 심각하게 해치는 행위가 될 것”이라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DIP통신, leeyb@dip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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