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P통신) 고정곤 기자 = “가장 많이 사용하는 화장실 공간의 위험노출로부터 가족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어요!”

서울 노원구 상계동 김정희 주부(39)는 최근 한 TV 교양프로그램 방송을 보고 엄청난 충격에 빠졌다.

평소 결벽증이라 할 만큼 깔끔을 떨기로 소문난 김씨지만 가족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화장실 공간이 순간의 부주의로 인해 무서운 세균들로 득실거릴 수 있다는 보도를 접하고 어쩔줄 몰라했다.

그도 그럴 것이 평상시 화장실 변기의 뚜껑을 닫아놓은 적이 거의 없을 정도로 자신은 물론 가족 모두가 용변을 본 뒤 변기 뚜껑을 연 채로 물을 내리고 있었던 것.

그로 인해 화장실 공간이 각종 질병을 일으키는 많은 세균의 방사장이 되어 있었다는 사실에 소스라치게 놀랐고, 사소한 생활상식도 모르고 무조건 깔끔만 떨며 가족의 위생청결을 자신했던 스스로를 질책했다.

“TV에서는 변기 뚜껑을 닫고 물을 내리면 세균의 확산을 최소한으로 방지할 수 있다고 했지만 그것만으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판단했어요. 내가족의 안전은 내가 지켜야 하니까요.”

문제를 안 이상 가만있을 수 없었던 그는 인터넷을 샅샅이 뒤지며 대안을 찾았고, 마침 최근 이 같은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할 수 있는 특허제품이 출시예정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직접 제조업체를 찾아 아직 시제품에 불과한 이 제품을 기꺼이 시범적으로 설치하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지었다.

◆ 위생불량 화장실로 연간 세계 200만명 사망

유엔(UN) 세계보건자료에 따르면 위생 불량 화장실로 인해 세계적으로 연간 200만명이 사망하고 있으며, 이중 질병에 쉽게 감염되는 5세 미만 어린이가 대부분이고, 특히 여성 자궁암의 80%가 화장실 등을 통한 2차 감염에 의해 발생한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사실은 원시적 주거형태의 후진국가들에 국한된 것이고 위생적인 수세식 화장실 문화 속에 사는 현대 도시인들에게는 먼 나라의 말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그런 화장실에도 의외의 복병이 숨어있다는 것을 알 필요가 있다.

양변기의 구조상 용변을 보고 물을 내릴 때 수조물과 변기물 충돌하면서 물이 튀어오르는데 거기에 배변 속에 황색포도상구균, 연쇄상구균 대장균 녹농균 단구균 등 식중독이나 뇌막염, 폐렴, 자궁내막염 등 인체에 치명적인 질병을 일으키는 100여종의 무서운 기회감염균들이 퍼져나가게 된다는 것.

특히 여성은 완전히 노출된 생식기 구조에 더해 배변을 보면서 수시로 물을 내리는 습성 때문에 가장 큰 위험대상이 되고 있으며, 생리 시 감염위험이 100%에 육박한다.

또 노인이나 어린이의 경우 면역력이 약하고 위생관념이 부족해 2차 감염에 의한 질병을 유발할 수 있으며, 학교나 군대 같은 단체생활자의 경우에도 식중독 등 전염병의 요인이 되고 있다.

◆ 습관 하나로 천국과 지옥이 바뀐다

서울대학교 진단검사의학과 주세익 수석병리사는 “대변에는 100여종 50~60만 마리의 살아있는 세균이 물방울에 실려 공중으로 흩어져 화장실 안을 떠돌며 세면대, 칫솔, 수건 등은 물론 콘텍트랜즈 용품에도 달라붙는다”면서 “이 같은 세균은 습도와 온도가 적당한 화장실에서 빠르게 증식, 세균성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대 목동병원 가정의학과 심경원 교수는 “상당수 가정에서 화장실에 수건, 칫솔, 틀니, 콘택트렌즈 용품 등 생활용품들을 많이 놔두는데 위생상 바람직하지 않다. 불가피한 경우라면 변기 물을 내릴 때 뚜껑만은 꼭 닫아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사)화장실문화시민연대와 한 TV가 화장실 청결상태가 양호한 한 가정을 대상으로 실험을 한 결과 일반적인 청결지수를 100으로 놓고, 변기에 용변을 보고 뚜껑을 연 상태로 물을 내릴 경우 수도꼭지를 만질 때 468, 밖으로 나가기 위해 만지는 문손잡이는 737, 마지막으로 변기주변을 실험해보니 무려 1251이라는 수치가 나왔다.

다시 정확한 실험을 위해 화장실 청소를 깨끗이 하고 이번에는 변기 뚜껑을 닫고 물을 내렸을 경우 수도꼭지의 수치가 468에서 54로 떨어졌고, 문손잡이는 737에서 101로. 청결지수가 가장 심각했던 변기주변은 1251에서 84로 떨어져 훨씬 청결한 상태를 나타냈다.

◆ 뚜껑만 닫는건 미봉책, 근본적 대안은 멸균

세계화장실정상회의(World Toilet Summit)는 지난 2001년 11월 19일 싱가포르 회의에서 화장실 위생불량으로 인한 위험을 최초로 경고한 이래 매년 11월 세계화장실정상회의를 정기적으로 개최해오며, 화장실 위생개선 운동을 통해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를 전후해 ‘(사)화장실문화시민연대’, ‘(사)한국화장실협회’ 등이 발족되면서 ‘깨끗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의 개념변환’을 위한 화장실의 문화를 바꾸자는 운동이 확산되고 있으며, 작년 11월 21~25일까지 5일간 서울 코엑스에서 세계화장실정상회의를 주최하기도 했다.

그러나 화장실 문화 선진국을 표방하는 우리나라도 의사, 간호사 등 의료계에 종사하는 일부 사람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여느 나라와 마찬가지로 화장실 변기의 뚜껑을 닫지않은 채 물을 내리는 습관이 일반화 되어 있었던 게 사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뚜껑만 닫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지금까지의 논의는 변기의 뚜껑을 닫자는 것. 하지만 이는 사람들의 일반적인 배변 행위에 배치되는 부조화로 대안이 되지 못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미 TV에서 여러 차례 보도된 바 있었던 화장실 변기의 위험노출 방송을 보고 김씨와 똑같은 충격에 빠졌던 ㈜트루윌 유남곤 사장(43).

그런데 그는 단순히 변기뚜껑을 닫는 습관의 변화에 그칠 게 아니라 이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을 직접 찾아야겠다는 아이디어에 착안, 그동안 해오던 주문형 사출사업의 아이템을 바꿔 화징실 변기의 세균을 용이하게 잡을 수 있는 독창적인 제품을 만들기에 이른다.

◆ 고농축 분사형 변기멸균제 ‘TODOC’ 세계가 주목

화장실 위생의 근본적인 문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을 잡는 것.

‘TODOC’이라 이름 붙여진 제품은 화장실의 오염원 및 2차 세균감염 원인을 차단하기 위해 편리한 분사장치가 장착된 고농축 살균제다.

이 제품은 살균, 소독, 세정, 악취제거, 방향 등 토털 솔루션 제공으로 화장실 위생개선의 일대 전기를 가져올 획기적인 사업이 되면서 전세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Todoc의 To는 Toilet의 약자로 화장실, 변기, 위생을 뜻하고, Doc는 Doctor의 약자로 의사, 전문성, 신뢰를 의미한다고.

유 사장은 변기의 병원균 제거장치 등 2건의 특허와 5건의 실용신안을 출원하고, 한국생활환경시험연구원의 공산품인증인 환경위생안전마크, (사)한국화장실협회의 화장실문화품질인증에 더해 중소기업청으로부터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인증을 획득하기 위한 심사를 받고 있다고. 나아가 유럽의 CE, 미국의 UL, 일본의 JIS, 중국의 CCC 인증까지 득하기 위한 다각적 루트를 찾고 있다.

“단순히 사업성만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자신과 가족, 국민의 보건위생이 염려스러웠다”는 유 사장은 “건강에 대한 인식이 어느 때보다 높은 지금,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보건위생의 사각 지대로부터 안전을 담보할 수 있게 되어 안도와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DIP통신, kjk1052@dip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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