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김빛나 기자) =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던 만큼 금융권에서도 각 업계별로 다양한 이슈들이 있었다. 은행업계에서는 저금리 기조와 함께 이른바 ‘KB사태’라고 하는 금융지주의 지배구조적인 문제가 대두되기도 했으며, 카드업계에서는 연 초 대규모의 개인정보유출 사건이, 보험업계에서는 하반기 생명보험사들의 ‘자살보험금’사건이 이슈로 떠오르기도 했다.

◆지주의 지배구조 문제 드러난 ‘KB사태’= 올해 은행 업계의 가장 큰 이슈라 하면 단연 ‘KB사태’를 뽑을 수 있다. KB사태는 KB국민은행 주 전산기 전환과 관련해 발생한 지주회장과 은행장, 이사회 등의 갈등이 심화되며 결국 KB금융지주의 지배구조적 문제가 표면적으로 드러나게 된 사건이다. 이로 인해 기업 이미지가 크게 훼손됐으며,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과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은 연이어 사퇴하게 됐다.

또한 이 사건은 최수현 전 금감원장의 사퇴로까지 이어졌으며, KB금융 사외이사들 역시 내년 3월 주주총회에 맞춰 남은 임기와 관계없이 전원이 사임할 예정이다. 현재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그 뒤를 이어 받아 KB지주의 회장과 KB국민은행 은행장을 겸하며 지배구조 개선 및 정상화에 주력하고 있다.

◆예금금리 1% 시대 도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올 해 기준금리를 8월과 10월 두 차례 인하함에 따라 기준금리가 2009년 금융위기때와 같은 최저수준인 2%를 기록했다.

이에 예금금리도 함께 낮아지며 예·적금 등을 통해 자산관리를 하던 많은 예금가입자들이 세금을 제외하고 실질적으로 수령하는 정기예금 금리가 1%대 수준으로 떨어지게 됐다. 기준금리 인하로 인한 이자수익 감소로 전세에서 월세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기도 했다.

◆하나-외환은행 조기통합= 지난 7월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 통합이 거론됐다. 이에 하나금융그룹은 금융위원회에 연내 조기 통합 승인 신청을 하려고 했으나 금융위의 조기 통합 승인 조건인 외환은행 노사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통합이 미뤄지게 됐다.

특히 지난 2012년 외환은행 인수 당시 하나금융그룹이 외환은행의 5년간 독립경영 보장을 합의한 바 있어 이를 근거로 한 외환은행 노조의 반발이 거세다. 또한 최근 외환은행 무기계약직 직원 2000여 명에 대한 정규직 전환에 대한 합의로 노사협정은 더욱 난항을 겪고 있다. 현재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 통합은 내년 3월로 미뤄진 상태다.

◆우리은행 매각=하반기 금융권의 큰 이슈 중 하나로 우리금융 민영화를 위한 우리은행 매각또한 빼놓을 수 없다.

정부는 올해 우리은행의 경영권지분과 소수지분을 희망수량경쟁입찰 방식으로 따로 매각하는 분리매각 방안을 내놨다. 그러나 11월 입찰 결과 유력한 인수후보였던 교보생명이 막판에 발을 뺌에 따라 중국 안방보험의 단독입찰에 따른 유효경쟁 미달로 경영권지분 매각은 무산됐다. 현재 증권, 자산운용, 생명, 저축은행 등의 우리금융지주 계열사는 매각됐으나 핵심 계열사인 우리은행 매각은 올 해 4번째 시도에도 무산되며 정부소유로 남게 됐다.

민영화가 무산됨에 따라 이순우 우리은행장이 연임을 포기하고 이광구 은행장이 차기 은행장을 맡았으며, 이광구 은행장은 취임사를 통해 반드시 우리은행의 민영화를 이루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카드사 개인정보유출=올 초 발생한 국내 주요 카드사들의 대규모 개인 정보 유출 사태는 상반기 금융권의 큰 이슈였다.

이는 KB국민카드 약 5300만 건, 롯데카드 약 2600만 건, NH카드 약 2500만 건, 총 약 1억 4000만건의 개인 정보가 외부 파견직원 등을 통해 유출된 사건이다.

이로 인해 고객 정보가 유출된 신용카드 3개사는 각각 3개월 영업정지 제재를 받았으며, 정보 유출 사태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임원, 부서장 등 임직원들에게는 중징계가 내려졌다. 또한 이 사건을 계기로 개인 정보 보호와 관련된 우려가 크게 확산되고 고객들에게 정보보호에 대한 불신을 안겨주기도 했다.

◆KB국민카드와 현대자동차의 ‘복합할부’ 공방= 하반기 카드업계에서는 복합할부에 대한 공방이 뜨거웠다. 복합할부란 고객과 캐피탈사의 계약 중간과정에 카드사가 개입한 것으로, 카드사와 캐피탈사가 제휴를 맺고 소비자가 카드 결제를 하면 해당금액을 캐피탈사가 카드사로 보내 대금을 정산하고 이후 소비자는 캐피탈사에 대출금을 갚게 되는 구조다.

지난 10월말 KB카드와 현대차의 계약만료시기가 도래하면서 현대차는 KB카드 측에 0.7%로 수수료 인하를 요구했으며, KB카드측에서는 적격비용에 따라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양사의 지속된 협의 끝에 종전의 1.85%에서 1.5%로 수수료 인하가 결정됐다.

현재 신한카드(2월)와 삼성카드(3월), 롯데카드(3월)가 내년 상반기에 현대자동차와의 계약종료를 앞두고 있어 다시 한 번 화두에 오를 전망이다.

◆카드 소액결제 증가= 올 해 전반적으로 소비자들의 카드 사용량이 늘면서 소액 결제량도 급증했다. 특히 편의점이나 커피숍 등에서의 카드 사용이 빈번해지며 결제 금액이 더욱 소액화 됐다.

이는 카드 사용의 편리성과 더불어 각 카드사에서 고객들이 자주 이용하는 가맹점을 기반으로 할인과 포인트 적립 등 각종 사용혜택을 제공하며 카드 사용의 필요성이 더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아울러 물가에 따라 소비자들이 현금결제에 부담이 되는 품목이 많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생명보험사 ‘자살보험금’ 논란= 보험업계의 가장 큰 이슈는 하반기에 일어났던 자살보험금 사건이다. 금감원은 지난 ING생명보험에 대한 검사과정에서 ‘재해사망특약에 따른 보험금 미지급사실‘을 확인하고, 약관에 명시한 대로 자살보험금을 지급하라는 결정과 함께 ING생명보험에 대해 기관주의 및 임직원(주의 4명)에 대해 제재조치를 내렸다.

이에 대해 현대라이프와 에이스생명 등 2개사만 지급을 결정하고 ING생명을 비롯한 일부 생보사들은 지급을 거부하고 있지만, 당국은 원칙에 따라 약관을 지켜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재 금융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은 ING생명은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며, 이어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자살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은 업계 ‘빅3’ 보험사들에 대한 금감원의 현장 조사에 따라 생보사의 자살보험금에 대한 소송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LIG손해보험 매각 지연= 지난 6월 LIG손해보험의 최종인수대상자가 KB금융지주로 낙점되며, KB금융은 이후 금융위원회 측에 승인심사를 요청했다.

업계에서는 10월경에 승인이 날 것으로 예상하며 인수 건이 마무리되는 듯 했으나 하반기에 KB사태가 불거지며 금융감독당국은 LIG손보의 자회사 편입 승인 건을 보류하게 됐다.

이후 KB사태가 마무리 된 후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취임식 자리에서 LIG손보와의 계약과 관련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며 LIG손보 인수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으며, 최근 금융위원회가 KB금융의 LIG손보 인수를 승인하면서 KB금융은 LIG손보 인수 마무리 작업에 착수하게 됐다.

kimbn@nspna.com, 김빛나 기자(NSP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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