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김빛나 기자) = 한국은행(이하 한은)은 최근 주요이슈인 5만원권의 환수율 하락을 5만원권의 퇴장이나 지하자금 유입으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24일 기자단과의 워크샵에서 나상욱 한은 발권국장은 “5만원권의 환수율은 한국은행과 금융기관 간의 화폐수급상황만을 반영한 지표로 금융기관, 가계, 기업 간에 유통되거나 이들의 화폐 보유상황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라며, “5만원권의 환수율 하락을 5만원권의 퇴장이나 지하자금 유입으로 단순히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5만원권은 지난 2009년 6월 최초 발행 이후 현재(2014년 10월 21일 기준)까지 누계 기준으로 88조1000억원이 발행됐으며, 이중 44.3%인 39조원이 환수되고 나머지 55.7%인 49조1000억원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
특히 5만원권은 ▲거래 편의성 ▲경제규모 확대 ▲만원권 및 수표 대체효과 등에 기인하며 발행 5년여 만에 발행잔액이 은행권 발행잔액의 약 71%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지하경제 유입 등 최근 5만원권의 낮은 환수율에 대한 지적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이에 나 국장은 “최근 언론에서 보도하고 있는 화폐 환수율은 ‘월 또는 특정 기간중의 발행액 대비 환수액 비율(환수액/발행액×100)’로 이는 해당 기간중 발행된 화폐 가운데 동 비율만큼만 환수되고 나머지가 시중에 비축되는 것으로 오해할 소지가 있다”며, “해당 기간의 화폐 환수액은 같은 기간중에 발행한 화폐뿐만 아니라 그 이전기간에 발행된 화폐도 포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환수율은 발행과 환수 간에 시차가 존재하는 데다 계절적 요인 등의 영향으로 대상기간의 장단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환수율을 ‘한은에서 발행된 화폐가 한은으로 환수된 비율’로 정의할 경우 ‘누적액 기준 환수율’이 해당 정의에 부합하다고 전했다.
이에 한은은 누적액 기준 5만원권 환수율은 발행 당시 최고액권이었던 만원권의 환수율과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를 감안하면 5만원권의 환수율도 장기적으로는 상승할 것이라 전망했다.
한편 한은은 5만원권의 환수액과 발행액의 비율이 낮아지는 요인으로 ▲저금리, 낮은 인플레이션 등에 따른 현금선호경향 확대 ▲거래 및 보관의 편의성 ▲유통화폐의 높은 청결도로 인한 한은으로의 낮은 입금 유인 등을 꼽았다.
나 국장은 “5만원권은 은행 내부순환이 크다”며, “특히 상인들이 기존의 사용권을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동일한 규모의 5만원권이 순발행되더라도 발행액 및 환수액의 규모에 따라 환수율을 상이해질 수 있다며, 실제로 2013년 상반기와 2014년 상반기 비교시 순발행액은 동일한 4조4000억원을 유지했으나 2014년 상반기중 발행액과 환수액이 2013년 상반기에 비해 각각 3조6000억원씩 감소하며 환수율이 54.6%에서 28.1%로 급락했다고 설명했다.
나 국장은 “환수율이 민간의 화폐수요 지표로 활용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하며 “대다수의 중앙은행에서는 환수율 자체를 공식으로 발표하지 않거나 의미있는 통계로 인식하고 있지 않다. 한은도 마찬가지로 공식통계가 아니다”고 전했다.
kimbn@nspna.com, 김빛나 기자(NSP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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