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안민지 기자) = 아제이 칸왈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이하 한국SC) 은행장은 지난달 29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디지털 뱅킹을 강화한다 발표했다. 이러한 디지털 뱅킹 강화에는 전산시스템이 뒷받침 되어줘야 하지만 한국SC은행은 시중은행 중 IT 투자에 소극적인 편이다.
한국SC은행은 다른 시중 은행들이 2000년대 들어 차세대 전산시스템을 도입한 것과 달리 유일하게 과거 90년대 제일은행 시절 전산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SC은행의 미진한 전산투자는 지난 2008년과 2012년 금감원의 종합검사에서 지적 대상이 된 바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전산투자는 “전산시스템 개선과 투자등을 고려해 판단한다” 밝혔다.
한국SC은행은 지난달 5일, 30년 이상 된 잠실센터에서 가산디지털센터로 이전했다. 일부 시설 교체 작업이 함께 이루어졌다. 하지만 현재까지 다른 은행들과는 달리 차세대 전산시스템에 대한 예정은 없다는 입장이다. 은행 관계자는 “유지, 보수 그리고 개선에 신경을 쓰고 있다. 전산 시스템은 각 은행마다 차이가 있다”고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한국SC은행이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차세대 시스템을 이용하지 않는 것에 대해 해외로 전산시스템을 옮기기 위해서라는 추측이다.
지난 5월 씨티은행이 전산시스템 해외 이전을 승인 받았다. FTA로 인해 금융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금융정보의 해외 이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SC의 경우 영국계 기업이기 때문에 지난해 6월 30일부터 이전이 가능했지만 이전을 하지는 않았다.
한국SC은행의 경우 이미 국내에서 2번의 개인정보유출을 겪은 바 있다. 2013년 적발된 개인정보 유출건은 전산프로그램 개발업무를 맡은 외주업체의 관련회사 직원이 은행 전산망에서 10만여명 고객정보를 빼낸 것이었다. 4월에는 4만건의 추가 유출이 발견됐다. 또한 2013년 2월 은행직원 25명이 개인적인 목적으로 개인신용정보를 597회 조회하다 적발돼 내부 감시와 통제의 불안정을 보인 바 있다.
올해 초 카드사의 유출사태로 인해 개인정보에 민감해진 가운데 해외 전산시스템 이전은 유출에 대한 불안감을 가중시킨다. 금융당국은 “한국보다 정보처리에 대한 법규가 약한 국가라면 정보유출위험도가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주민등록번호와 같은 민감 정보는 이전을 제외를 하기로 했다” 강조했다.
하지만 한국SC은행의 4월 적발은 민감 정보가 아님에도 대출마케팅 등에 사용됐다. 해외에서도 얼마든지 개인 정보가 마케팅용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방증이다. 또한 카드사의 유출사태 경우 해당 금융기관들이 고객 정보 유출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는 점에서 해외 개인 정보 유출이 발생시 상황이 더 심각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대해 한국SC은행 관계자는 “현재 해외이전에 대한 어떠한 계획도 없다. 현재 시스템에 투자를 계속적으로 할 예정이며, 이전이 있더라도 당국의 규정을 따라 진행할 것이다”라 밝혔다.
archive@nspna.com, 안민지 기자(NSP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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