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박진영 = A씨는 영업사원으로 거의 사무실 밖에서 일을 하는 근로자다. 그러던 중 문득 자신의 근로시간을 생각해보니 거의 매일 있는 외근으로 인해 주 40시간인 소정근로시간(1일 8시간 범위에서 근로계약서에 근로하기로 정한 시간)을 훌쩍 넘기는데 연장근로수당을 부당하게 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화가 났다. A씨는 연장근로수당을 받을 수 있을까?

세상의 많은 업종 중에 출퇴근시간이 명확하여 소정근로시간이 정확하게 산정되는 업종도 있지만, A씨처럼 항상 사업장 밖에서 근무하는 업종도 많을 것이다. A씨와 같은 경우 사업주가 근로시간을 명확히 산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근로계약서에 소정근로시간을 쓰기도, 연장근로수당을 산정하기도 난감하다. 이러한 경우를 위하여 근로기준법은 근로시간 계산의 특례를 규정하고 있다.

근로시간 계산의 특례는 크게는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우선 A씨의 경우 외근간주시간제가 적용될 수 있다. 외근간주시간제는 근로자가 외근이나 출장 등으로 사업장 밖에서 근무하여 몇 시간 근무했는지 정확히 알 수 없을 때 실제 근무한 시간에 관계없이 일정한 시간을 근무한 것으로 보는 것을 말한다.

외근간주시간제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① 근로자가 근로시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사업장 밖에서 근무해야 한다. 항상 사업장 밖에서 근무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근로시간 중 일부를 사업장 밖에서 근무하더라도 적용할 수 있다. 다만 이때 사업장에서 근무한 시간과 외근으로 간주한 시간을 합해서 소정근로시간 이상일 경우에는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②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워야 한다. 따라서 사업장 밖에서 근로하더라도 여러 명이 함께 근로하면서 그 중 근로시간을 관리할 수 있는 관리자가 포함되어 있거나 사업장에서 미리 당일 업무에 대하여 구체적인 지시를 받고 틈틈이 전화하여 감독하는 등 사업주가 근로시간 산정이 가능하다면 실제 근무한 시간대로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만약 외근근로자가 미리 정한 근로시간보다 더 많이 근무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면 통상적으로 그 업무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본다. 사업주가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않기 위해서 이 제도를 악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다만 통상 필요한 시간에 대하여 다툼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근로자대표와 서면합의를 한 경우 그 합의로 정한 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간주한다. 참고로 근로자대표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 그 노동조합, 없다면 근로자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를 말한다.

근로시간 계산 특례의 두 번째는 재량근로간주시간제이다. 예를 들어 연구원과 같이 근로의 양과 업무성과가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 경우라면 근로시간이 크게 중요하지 않고 일일이 근로시간을 계산하는 것이 의미가 없게 된다. 외근간주시간제와 달리 재량근로간주시간제는 대상 업무를 법에서 정하고 있다. 따라서 모든 업무에 대해서 이 제도를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근로기준법령에서 정한 연구업무나 분석업무, 취재업무, 디자인업무 등에 한정하여 재량근로간주시간제를 적용할 수 있다.

또한 재량근로간주시간제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근로자 대표와 서면합의로 ①대상 업무, ②사용자가 근로자에게 구체적인 지시를 하지 않는다는 내용, ③근로시간으로 간주할 시간을 정하고 근로시간산정은 그 서면합의로 정하는 바에 따른다는 내용을 명시하여야 한다. 이렇게 근로자대표와 서면합의를 하는 경우 실제 근로시간이 그 합의된 시간을 초과하더라도 합의된 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이렇듯 근로시간의 계산 및 근로시간에 따른 임금지급이 어려운 경우에는 외근간주시간제와 재량근로간주시간제를 고려해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제도들은 연장근로수당을 안주기 위한 제도가 아닌 근로에 대해서 정당하게 대가를 지급하기 위한 제도임을 유의하여야 한다. 간주근로시간제를 도입하더라도 야간근로나 휴일근로, 휴가 등은 적용되기 때문에 이 점도 유의하여야 한다.

근로시간 시간 산정에 어려움을 겪거나 근로자와 이 점에 대하여 갈등을 겪고 있는 사업장의 경우 이 제도를 도입할 수 있지만 법령에 그 제한과 절차가 규정되어 있기 때문에 전문가의 컨설팅을 통해 법의 테두리 안에서 적법하게 도입할 필요가 있다.

박진영 공인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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