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헌 WANNA 편집장.

[서울=NSP통신] 도남선 기자 = 인간은 한없이 욕망을 추구하고, 욕망은 행위를 유발한다. 행위 이후 인간은 충족의 상태든 혹은 결핍인 상태이든 또 다른 욕망을 품게 된다. 그로써 발생한 수많은 욕망들이 뭉쳐 사회를 일궈 왔으며 사회는 다시 새로운 욕망을 낳는다. 이 같은 알고리즘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영역이 바로 정치다. 수많은 이해타산을 가리는 행위. 표면적으로는 나라를 운영하는 일이지만 그 본질은 누군가의 욕망을 대변하거나, 혹은 자신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행하는 행위의 연속이다.

욕망은 본질을 흐리곤 한다. 국민들을 위해 행해져야 할 정치도 때로는 세력 응집을 위해 이뤄진다. 성장론과 분배론이 대표적이다. 국내 정당들은 복지론(경제민주화)을 들고 나선 최초의 정부가 들어섰음에도 아전인수식 내 주장 펼치기에 급급하다. 어느 한 쪽이 선점한 성장론에 대응하고자 다른 한 쪽은 분배론을 내 놓는다. 양 쪽이 서로 굽히지 않으려 들다 보니 어느 쪽도 생활 정치에 쉽사리 반영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은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에게도 이렇다 할 조정의 의사가 없어서다.

기회비용을 감안한 상충 맞교환 관계는 경제학의 대표적 원리다. 상품을 구매할 때는 주어진 예산 내에서 가장 좋은 품질의 상품을 선택하거나 또는 원하는 품질을 기준으로 가능한 싼 가격의 상품을 택한다. 즉 ‘제약 조건 하의 최적 선택’을 하는 것이 상충 맞교환 관계에서의 합리적인 구매 행위다. 현 상황은 한 사람이 투자 수익률 극대화를, 다른 한 사람이 투자 안정성 극대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서로 주장하는 것에 불과하다. 성장 정책은 분배를 악화시키고 분배 정책은 성장을 둔화시키니 이 역시 상충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국정이라는 시장에서 성장론과 복지론이라는 상품을 판매하는 각 정당들은 국민들의 가격 비교 행위를 배제하고 있다. 상품을 잘 팔아 이윤(국익) 을 남기려는 생각은 없어 보인다. 단지 자기 세력을 잃지 않으려는 정당들의 욕망이 제 것을 남에게 빼앗기고 싶지 않은 이들과 남의 것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겠다고 믿는 이들의 욕망과 맞물려 각 정당의 기반만 확고히 하고 있다. 이것이 국민들로 하여금 성장과 분배를 얼만큼씩 선택해야 하는지도 모른 채 욕망만을 탐닉하게끔 만드는 현재 성장론과 분배론의 실상이다.

욕망하는 행위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문제는 이 욕망을 이루기 위해 어떤 행위를 하느냐다. 한 욕망이 행위를 낳아 유의미한 결과물을 낳아야만 다음 욕망으로 나아가는데 지금의 성장·분배론은 뫼비우스의 띠를 그리고 있다. 성장론을 믿는 국민들이 보수여당을 지지하면 보수여당은 다시 성장론을 주장해 제자리를 돌고 마는, 나아갈 수 없는 순환의 늪을 만들었다. 이 논의가 더 이상 어떠한 발전 양상을 보일 수 있을 것인가. 정치권의 기만이 끝나지 않는 한 성장론도 분배론도 의미 없는 외침에 그칠 것이다.


홍준헌 NSP통신 칼럼니스트는 경북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취업신문 대구팀장을 거쳐 월간지 WANNA의 편집장으로 재직중인 20대 청춘의 대표주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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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남선 NSP통신 기자, aegookja@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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