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대권을 향한 여정의 정치실험이 이제 마지막 단계에 접어들었다.
공천혁신을 외치며 시작됐던 한동훈 비대위의 시스템 공천은 혁신보다는 안정을 택한 무감동 공천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 시점에서 지난 주말 국민의힘 공관위 공천심사 발표장에서 작은 소란이 일었다. 경기도 고양특례시의 고양정을 단수로 공천한 공관위의 결정에 비대위가 단수 공천자인 김현아 후보의 사법리스크 의혹을 들어 공관위 결정을 전격 취소했다.
이 소란으로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가 표명한 시스템 공천에 대한 원칙, 즉 공직 후보자의 ‘사법 리스크’에 대한 확고한 입장 하나가 확인된 것이다.
반면에 더불어민주당이 갖고 있는 공직후보자의 ‘사법리스크’에 대한 무원칙은 공관위의 결정에 반발, 국회 본관의 당 대표 회의실을 점거하고 단식농성에 돌입한 노웅래 의원 사건을 통해 외부화됐다.
즉 더불어민주당의 시스템 공천에 있어 중요한 기준의 하나인 공직 후보자의 사법리스크에 대한 공관위의 ‘고무줄 잣대’가 이재명 대표의 방탄 때문에 비롯되었다는 비판이 들끓기 시작한 것이다.
그 와중에 발생한 국민의힘 공관위의 고양정 단수공천 발표가 이재명의 방탄 공천을 집중공략 하던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공천전략에 찬물을 끼얹은 효과를 낳은 것이다.
비대위는 고양정의 단수공천 결정을 전격 취소했고 이 사건이 던져주는 파장은 여야 모두에게 민감한 사안으로 돌출돼 여전히 진행 중인 이슈가 되고 있다.
시스템 공천을 내세운 여야 모두의 공천전략은 갖가지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각자의 목표 실현을 위해 열기를 키워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재명 대표의 방탄과 차기 대선후보 만들기에 모든 화력이 집중돼 있다. 그 목표는 국회 과반의석이 아닌 여당보다 1석이라도 더 많은 1당이고 당을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만들기 위해 친명 횡재, 비명횡사라고 불리는 공천학살을 감행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공천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책임지고 사퇴하고, 수렴청정 아래 국회 진입을 위한 자기 선거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국회 과반 정당이 불가능할 때를 대비해 준연동형 비례대표선거제의 의석 배분을 미끼로 구 통진당 세력(경기동부연합 포함)뿐만 아니라 시민사회 세력에 연대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
반면에 국민의힘은 불거진 현재 권력과 미래권력과의 갈등을 매끄럽게 봉합함과 동시에 공천과정에서 예상되는 이탈과 2월 말에 재개될 쌍 특검에 대한 국회 표결 이탈을 막기 위해 집권 여당의 프리미엄을 활용한 안정된 공천 과정으로 인해 감동도 혁신도 없다는 비판을 받기도 하나 아직 T·K와 서울의 노른자위 지역의 공천발표가 남아있어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문제는 4월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국회 과반의석을 달성할 때 예상되는 3년이나 남은 대통령 임기 내의 안정적인 국정운영 기조를 가져가려는 현재 권력(행정)의 의지와 다음 대선 직전의 공천권을 갖고있는 미래권력(당)과의 갈등 구조가 상존(尙存)할 경우, 국민의힘이 국회 과반의석에 미달하나 제1당을 차지하고 더불어민주당이 제2당이지만 준연동형 비례대표선거제를 통한 제3지대 정당들과의 반윤 연대로 국회 과반의석을 달성할 경우, 국회 제1당을 빼앗기고 대통령의 레임덕이 본격화되면서 미래권력이 전면에 나서게 되는 경우, 급속한 레임덕으로 현재 권력이 붕괴 되고 미래권력 역시 선거 실패에 대한 책임론에서 빗겨 갈 수 없는 경우의 수들이 이번 총선 필승전략 수립에 있어서 주요하게 고려해야 할 각각의 상황 변수로 작동될 것이 확실하다.
물론 이 모든 상황 변수의 기저에는 총선이 끝나더라도 절반 이상 잔여임기가 남아있는 대통령의 국정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대통령 권력 체계 집권 후반기 정책 기조 변화에 따라 윤 핵관이 신 핵관으로 대체 되어 가지만 이들이 과연 어디에 위치할 것인가에 대한 판단은 그리 쉽지 않아 보인다.
이번 총선에서의 또 한 가지 관전 포인트는 제3지대 소수정당들이다.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인 국민의 미래와 자칭 더불어민주당의 준위성 정당이라고 하는 통합형 비례정당, 제3지대의 개혁신당과 새로운 미래 그리고 통합형 비례정당 참여를 거부한 녹색 정의당과 조국과 송영길의 신당이다.
이들이 47석의 비례 의석을 득표율에 비례해 나누어 갖게 된다. 문제는 더불어민주당의 통합형 비례정당에 합류 의사를 밝힌 구 통진당 계열의 진보당과 시민사회 세력 그리고 불참 의사를 밝힌 녹색 정의당, 의미 있는 의석수 확보가 예상되는 개혁신당과 새로운 미래, 조국 신당 등이 총선 이후 반윤 전선에 합류해 국회 과반의석을 점유할 경우, 정국 주도권이 야당에게 넘어감으로써 대통령 권력의 레임덕이 가속화돼 국정 기조 전반이 뒤흔들리고 이후 대선에서 반윤(검찰독재정권심판)연대 선거연합을 통해 권력을 거머쥘 공산이 크게 된다. 물론 이재명의 집권 플랜이 순항할 경우를 예상한 시나리오다.
그렇다면 공천 폭풍에 휘말린 야당에 비해 안정적인 공천으로 대통령과 당의 지지율을 한껏 끌어올려 총선에 대한 장밋빛 환상에 젖어있을 집권 여당의 대선 플랜은 마찬가지로 희망적일까?
여기서 중국 전국시대의 7웅이 펼친 합종연횡의 책략이 진이라고 하는 통일제국을 어떻게 탄생시켰는지 살펴볼 필요성을 느낀다.
합종연횡(合縱連橫)이란 중국 전국시대 제자백가의 한 갈래였던 합종가와 연횡가들에 의해 주 외교술을 말한다.
여기서 합종책은 책사 소진이 연나라에 제의한 것으로 연을 포함한 여섯 나라가 동등하게 연합해 진에 대항해 중원을 통일하자는 책략이고, 연횡책은 책사 장의가 진나라에 제의한 것으로 연을 제외한 다섯 나라 중 가장 약한 고리(약소국)를 이탈시킴으로써 합종을 방해함으로써 중원을 통일하자는 책략이다.
사실 당시엔 전국 7웅으로 불리는 모든 나라가 서로 대립하고 적대하고 있었기 때문에 대부분이 약한 고리(약소국)를 끊어내는(지원받는) 진의 연횡책에 편승하게 되고 결국은 중국 최초의 통일제국인 진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이를 국제정치학자 케네스 월츠 이론에 적용한다면 합종책은 균형 유지(Balancing), 연횡책은 편승(Bandwagoning)에 해당 된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2024년 대한민국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어떤 전략을 채택해야 할까?
아이러니하게도 2024년의 대한민국 총선정국은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과 국회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이라는 양강 구도 아래 제3지대에 산개돼 있는 5개의 소수정당(개혁신당, 새로운 미래, 녹색 정의당, 진보당, (가칭)조국 신당)이 이합집산하는 전국시대 7웅 구도와 닮아있다. 따라서 4월 10일의 총선에 양대 거대정당이 취해야 할 최선의 방책을 구하기 위해 중국의 전국시대의 합종연횡의 계책을 들여다보기로 한다.
이미 더불어민주당은 내부적으로 이재명의 민주당을 만들기 위한 자객공천을 통해 친명 횡재, 비명횡사로 불리는 벼랑 끝 전술을 차용하고 있고 대외적으로는 제3지대에 있는 정당 대부분을 검찰 독재정권 심판의 기치를 내건 반 윤 연대로 묶어내려는 합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특히 이재명의 방탄과 대선 승리를 통한 정권 재창출을 달성하기 위해 준위성 정당의 비례대표 배분을 미끼로 진보당(구 통진당과 경기동부연합)과 진보적 시민사회 세력까지 전선에 합류시키고 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이 맞서 구사할 수 있는 연횡 전략은 합종 전선의 가장 약한 고리를 뒤흔들어 전선 전체를 붕괴시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전선에 있어 가장 취약한 고리라 할 수 있는 것은 결국 ‘이재명 자신’이다.
‘이재명의 사법 리스크’에 대한 사법부의 판단을 최대한 빨리 이끌어 내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고 방탄의 차단이 차선의 방책이다.
즉 지역구 낙선으로 당 대표 복귀계획을 무산시킴으로써 ‘이재명의 대권 플랜’을 기초부터 형해화 하는 것이다.
혁신과 환골탈태의 기치를 내건 시스템 공천 명분으로 비명횡사한 친문의 가죽을 벗겨 친명에게 가죽점퍼를 만들어 입힌다는 ‘친명 횡재’의 비아냥을 증폭시켜 ‘명문연대’의 파열음을 최대화 시키는 것, 김대중의 민주당을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탈색시킴으로써 김대중 정신을 근본으로부터 훼손시키는 친명 세력을 호남으로부터 퇴출 시키려는 움직임을 조직적으로 가속화 시키는 것, 이 땅에 절차적 민주주의를 정착시킨 86세대 민주화 운동 세력의 일부가 제도권에 들어와 부패 권력의 주구가 되어버린 정치적 운동권 세력을 86세대 민주화 운동권의 이름으로 심판하는 것,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인하는 구 통진당 세력(진보당)의 국회 입성(더불어민주당의 준위성 정당을 통한 배분)을 저지하는 것이 제시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고리로서는 중도층을 반윤 연대의 연합전선으로부터 근본적으로 이탈시켜 동료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오게 할 수 있는 미래와 희망에 대한 국가 비전을 중도층의 가슴을 꿰뚫는 구체적인 정책과 공약으로 제시함으로써 더불어민주당을 고립시키고 다른 연합세력들의 이탈을 가속화 시키고 중도층을 규합해낼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그 핵심 메시지는 무엇이어야 할까?
즉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정권 안정론’의 핵심 고리는 나쁜 정치를 해소하고 좋은 정치를 지향함으로써 국민에게 희망적인 삶의 비전을 제시하는 것, 즉 ‘양극화 해소를 통한 민생 안정’의 구체화된 정책제시여야 할 것이다.
생각보다 정치권 각 진영의 세력들은 상생의 기회가 아닌 공멸의 위기에서 쉽게 연합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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