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지난 4월 12일 폭스바겐 이사회는 2015년 9월 디젤게이트로 최대 위기에 처한 회사를 안정적으로 이끌어 온 마티아스 뮐러(Matthias Mueller)회장을 전격 경질하고 그 후임으로 헤르베르트 디이스(Herbert Diess)를 선임했다
이 같은 교체가 독일 검찰의 배출가스 조작 수사과정에서 뮐러회장에게 불리한 내용이 적발돼 이것이 터지기 전에 미리 꼬리 자르기 차원에서 불가피하게 단행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이 제기 됐었다.
아니나 다를까, 일주일 후인 4월 18일 독일 슈투트가르트 검찰청과 뮌헨검찰청이 190명을 동원해 포르쉐본사와 아우디 본사를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압수 수색하고 포르쉐 파워트레인개발본부장인 외르그 케르너(Joerg Kerner)를 체포하면서 이 추측이 틀리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케르너는 스모킹 건 증거인, 배출가스 조작 ECU를 개발한 Bosch의 책임자인 루퍼트 슈티츨레(Rupert Stuezle)가 발송한 2007년 2월 7일자 배출가스 조작방안 이메일을 받은 수신인들 중 한사람이었고 아우디에서 엔진 및 트랜스미션 소프트웨어 책임자로 근무할 당시 디젤엔진 배출가스 조작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 왔던 인물이다.
케르너는 뮌헨검찰청이 지난해 9월 구속한 포르쉐 기술개발본부장인 볼프강 하츠(Wolfgang Hatz)의 부하로서 아우디가 공급한 6기통 디젤엔진이 배출가스 조작된 것임을 알면서도 이를 포르쉐 차량에 장착시킨 혐의로 이번에 압수수색과 동시에 체포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그런데 하츠와 케르너는 뮐러회장이 아우디에서 차량개발책임자였을 때 그를 기술적으로 보좌했었고 뮐러회장이 포르쉐 CEO로 옮기자 그를 따라 함께 이동한 최측근들로 이들이 6기통 디젤엔진의 조작사실을 알았다면 뮐러회장에게 보고했을 개연성이 있다.
게다가 뮐러회장은 2015년 9월 디젤게이트로 신임 회장에 취임한 직후 케르너를 배출가스 조작 진상조사단장으로 임명했었는데 만약 케르너가 구속되게 되면 범인에게 수사를 맡긴 꼴이 돼 은폐시도 의혹에 시달리게 될 형국이었다.
이 같이 뮐러회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하츠에 이어 케르너까지 구속되는 사태가 곧 벌어질 것이라고 예감한 폭스바겐그룹 오너인 포르쉐 일가가 뮐러회장에게 쏟아질 조작인지 및 은폐시도 의혹 파장을 미리 차단하는 차원에서 때 묻은 뮐러회장을 경질하고 디젤게이트 3개월 전에 BMW에서 옮겨와 조작관여에서 자유로운 디이스를 신임회장으로 내세운 것으로 분석된다.
뮐러회장과 함께 가르시아 산츠(Garcia Sanz) 구매본부장 겸 이사회 멤버도 이번에 역시 경질됐다.
산츠는 2017년 초 한국에 와서 서울지검에서 기자회견까지 한 인물로서 디젤게이트 해결사로서 수습방안을 총괄 지휘했던 책임자였다.
미국을 제외한 나라들에서는 배상을 거부하는 강경책을 이끌어 온 그가 경질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었던 터라 토사구팽이라는 사자성어를 떠올리게 된다.
폭스바겐그룹 오너인 포르쉐 일가가 이처럼 전광석화처럼 뮐러회장과 산츠 이사를 갑자기 경질한 것을 보면 독일 검찰이 빈터콘 전 회장, 뮐러회장, 풰취 이사회 의장 등 최고위층의 배출가스 조작 사전 인지여부와 공시의무 위반여부까지 수사한 후 올해 안으로 핵심인물들을 기소하면서 마무리 지을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
디젤게이트가 터진 후 2년 7개월이 지난 지금도 추가 압수수색과 추가 구속을 계속하면서 조작의 진실을 끝까지 밝히려는 독일 검찰의 끈질김에 경의를 표하지 아니할 수 없다.
한편 언제 배출가스 조작과 인증서류위조등 위법행위가 있었냐는 둥 폭스바겐과 아우디의 판매재개에 이를 기다렸다는 듯 환영하고 열광하는 우리나라의 세태에 한숨을 금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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