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BGF리테일 본사 앞에서 진행된 시위의 모습 (사진 = 옥한빈 기자)

(서울=NSP통신) 옥한빈 기자 =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가 올해 3분기 실적에서 매출, 영업이익 모두 업계 2위에 그쳤다. 이전까지 1위 자리를 두고 GS25와 팽팽한 줄다리기를 해오던 CU의 패배다. 또 8일 본사 앞에서는 노조의 집단 시위가 이어지며 또 다른 리스크가 불거졌다. 지난달 26일 최종 임금협상이 결렬된 뒤 노조는 예고대로 행동에 돌입했고 지난주에 이어 이날 정오 서울 삼성동 본사 앞은 “정당한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구호와 피켓이 등장했다.

◆‘최초’ 노사 리스크…회장 자택 앞 이어 본사 앞까지 번진 단체 행동

8일 BGF리테일 본사 앞에서 진행된 시위의 모습 (사진 = 옥한빈 기자)

노조측은 ▲임금 10% 인상 ▲복지포인트 200만 원 지급 ▲타결금 200만 원 등 현실적인 보상 체계를 요구해왔지만 사측과의 협상은 끝내 접점을 찾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현장은 단순한 항의 집회를 넘어 ‘장기전’의 기류도 느껴진다. 이번 시위 현장에 참여한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유 모씨는 “원활한 협상을 위해 대화를 시도했지만 회사 측은 수용 불가하다고 일관했다”라며 “요구사항이 타결될 때 까지 시위를 지속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번 시위는 편의점 업계 최초로 조직된 본사 노조의 첫 단체행동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실제로 CU의 노조설립 후 코리아세븐이 운영하는 세븐일레븐 또한 노조가 설립됐다. BGF리테일 노조는 지난 10월 홍석조 BGF그룹 회장 자택 앞 1인 시위를 진행한 바 있다. 임직원으로 구성된 노조의 규모와 행동력이 커질수록 운영진 측에서는 부담이 더욱 가중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관해 BGF리테일 관계자는 “회사의 공식적인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외부에는 GS25, 내부에는 점주·노조…본부 묵묵부답 태도에 ‘고립’ 우려

(사진 = 옥한빈 기자)

CU 실적 부진·점포 경쟁력 약화라는 외부 과제와 맞물려 BGF리테일의 내부 리스크가 복합화되는 모양새다. 실제로 이번 노조의 집단 움직임에 대해서는 점주들도 동의하며 본사 측에 대한 압박을 가하고 있다.

CU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는 “노조원들도 본사 측에 느끼는 불합리한 부분이 분명이 있기에 행동에 나섰다”라며 “하지만 본사 측은 대화 자체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점주들과도 동일하게 요구사항에 대해 답을 주지 않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본사의 입장에서 어려운 부분이 있을 수 있겠지만 절충안 자체를 찾으려 하지 않는 모습은 분명 문제가 있다”고 말을 이었다.

(이미지 = 점주카페 게시글 갈무리)

실제로 편의점 점주들이 모여 서로 의견을 나누는 인터넷 포털의 한 카페에는 BGF리테일 노조의 활동에 대해 옹호하는 점주의 의견이 올라오기도 했다. 해당 카페의 글에 따르면 본인을 CU 매장을 운영하는 점주라고 밝힌 글쓴이는 “저는 직원들의 노조에 대해 우려스런 부분보다 긍정적 작용을 한다는 취지에서 향후 노조 활동에 일정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라며 “그 구성원 간의 협의와 견제, 경쟁을 통해 불합리함을 줄이면서 그 조직이 합리적이고 건전하게 성장하여 모든 구성원들이 동조하는 조직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 점주는 “96%의 점주님들이 상생신상제도에 대해 부정적이고, 개선되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며 “이렇게 문제가 있다면 보다 합리적인 방향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하지만 본부는 2년동안 점주들의 개선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로써 BGF리테일은 업계 경쟁 구도 변화 속에서 새 성장 전략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에 내부 갈등이 중첩되며 노사 문제와 가맹 점주 갈등, 실적 부진이라는 ‘3중 압력’이 기업 운영 전반에 걸치게 됐다.

NSP통신 옥한빈 기자(gksqls010@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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