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학교병원)

(전북=NSP통신 최창윤 기자) = 불의의 교통사고로 뇌사판정을 받은 50대 남성이 장기기증을 통해 3명의 숭고한 목숨을 살리고 영면했다.

30일 전북대학교병원(병원장 정성후)에 따르면 뇌사판정을 받은 기봉(50, 전주)씨가 간과 폐, 신장 2개를 기증해 3명에게 새생명을 선물했다.

지난 24일 교통사고로 전북대병원으로 긴급 이송된 기 씨는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오다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진단을 받았다.

가족들은 생전에 기증 신청을 해놓지는 않았지만 장기기증에 긍정적이었던 기씨의 유지를 받들어 장기기증을 결정했다.

기 씨의 부인 정미숙(50)씨는 “남편이 평소에 장기기증이 생명을 살리는 숭고한 일이라는 말을 자주 했다”고 밝혔다.

이어 “비록 장기기증 서약을 하지는 않았지만 남편의 뜻이라 생각하고 기증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3명의 숭고한 목숨을 살리고 영면한 기봉氏 (전북대학교병원)

아들 성준(22)씨도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착한분이셨고 생전에 남을 도와주는 것을 좋아하는 분이셨기에 가시는 길에도 좋은 일을 하고 싶어했을 것”이라면서 어머니의 결정을 따랐다.

정 씨는 “아이들이 동참해줘서 마음에 짐을 내려놓는 기분이고 남편이 평소에 운동을 좋아했다”고 말했다.

특히 “건강한 사람이었던 만큼 남편의 장기로 새생명을 받은 분들도 부디 건강하게 잘 살아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씨와 성준 군은 특히 꺼져가는 생명에 희망을 선물하고 세상과 하직한 고인의 숭고한 정신을 이어 자신들 역시 장기기증 서약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보이기도 했다.

고인이 기증한 장기 중 신장 1개는 전북대병원에서 이식수술을 마쳤으며 나머지 신장 1개와 간은 서울 모 대학병원에 폐는 부산의 대학병원에 전달돼 소중한 목숨을 살렸다.

이식수술을 집도한 유희철 간담췌이식외과 교수는 “갑작스럽고 힘든 상황에서도 어려운 결정을 해주신 가족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새 생명을 받은 환자들이 고인과 가족들의 숭고한 뜻을 마음 속 깊이 기억해 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북대병원에서는 올 들어 현재까지 14명의 뇌사기증자를 관리해 간장 13개 신장 26개, 심장 2개 폐2개 등의 장기를 기증해 총 42명의 수혜자에게 기증됐다.

또한 지난 1998년부터 현재까지는 167명의 뇌사기증자를 관리했으며 간이식 80건, 신장이식 388건의 이식실적을 보이고 있다.

nsp0223@nspna.com, 최창윤 기자(NSP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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