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NSP통신) 김종식 기자 = 한국 경정은 지난 24년간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스타들을 배출하며 성장해 왔다.
통산 최다승에 빛나는 김종민이 전설의 길을 닦았다면 박정아는 여자 경정의 저력을 보여준 상징적 인물이다. 여기에 기복 없는 실력의 심상철과 박원규, 최근 매서운 기세로 다승을 쌓아가는 김민준까지 경정의 황금기를 이끌어왔다. 하지만 현재 팬들의 시선이 가장 집중되는 곳은 기량이 절정에 닿아있는 조성인이다.
2013년 경정계에 새로운 물결이 일었다. 12기로 데뷔한 조성인은 후보생 시절의 마지막 관문인 졸업 경주부터 범상치 않은 기량을 뽐냈다.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 있는 2코스에서 노련한 전개와 날카로운 찌르기로 역전 우승을 일궈내며 전문가들로부터 “신인의 패기와 베테랑의 침착함을 모두 갖췄다”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는 향후 그가 써 내려갈 대기록의 서막에 불과했다.
0.26초에서 0.16초로…집념이 만든 ‘황금 스타트’
조성인의 성장은 기록이 증명한다. 2013년 데뷔 당시 그의 평균 스타트 타임은 0.26초로 평범한 수준이었으나 경험이 쌓일수록 그의 시계는 더욱 정밀해졌다. 최근 그는 0.16초라는 빼어난 평균 스타트 기록을 유지하며 정상급의 감각을 뽐내고 있다. 이는 단순한 속도의 향상이 아니라 수만 번의 연습과 실전 경험이 응축돼 완성된 ‘인간 메트로놈’과 같은 정확성의 산물이다.
조성인의 이름 석 자가 경정장에 울려 퍼진 결정적 시점은 2018년이다. 당시 그는 한 시즌 19승이라는 개인 최다 기록을 세우며 기량을 만개시켰다.
정점은 그해 쿠리하라배 결승이었다. 0.11초라는 스타트로 기선을 제압한 뒤 전광석화 같은 인빠지기로 생애 첫 대상경주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는 단순한 우승을 넘어 조성인이 큰 경기에 강한 ‘빅게임 피처’임을 만천하에 알린 신호탄이었다.
경정의 현재와 미래…조성인 시대의 개막
조성인의 기세는 멈출 줄 모른다. 2021년 23승, 2024년 44승을 기록하며 이미 2년 연속 다승왕이라는 금자탑을 쌓은 그는 올 시즌에도 18회차 만에 벌써 20승을 고지 점령하며 다승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현재의 페이스는 단순히 우승을 추가하는 수준을 넘어 본인의 최고 기록인 44승을 경신하고 생애 첫 ‘시즌 40승 시대’를 완전히 안착시킬 기세다.
조성인은 특정 기술에 의존하는 선수를 넘어, 경주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두루 갖춘 ‘완성형’으로 평가받는다. 0.1초대를 다투는 플라잉 스타트에서의 담대함은 물론 기계적 반응 속도가 중요한 온라인 스타트에서도 최정상급 기량을 발휘한다. 여기에 철저한 체중 관리와 기민한 피트 대응, 노련한 경주 운영 능력까지 더해져 어떤 변수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안정감을 자랑한다.
그의 행보 하나하나가 곧 경정의 새로운 역사가 되고 있다.
NSP통신 김종식 기자(jsbio1@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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