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세명기독병원 전경. (사진 = 포항세명기독병원)

(경북=NSP통신) 조석현 기자 = 포항세명기독병원(병원장 한동선)이 개원 75주년을 맞아 한국전쟁 당시 천막진료소에서 시작해 지역 대표 종합병원으로 성장해 온 발자취를 되짚고, 미래 스마트병원 비전을 제시했다.

세명기독병원의 시작은 1950년(한국전쟁 시기)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함경남도 함흥 출신의 초대 설립이사장인 고(故) 한영빈 박사는 흥남철수작전 과정에서 포항에 정착한 뒤 천막을 치고 진료를 시작했다.

당시 포항에는 제대로 된 의료시설이 부족해, 천막진료소는 지역 주민들에게 사실상 유일한 의료 거점이었다.

무료 또는 할인 진료를 마다하지 않았던 그의 헌신은 오늘날 734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으로 성장하는 기반이 됐다.

첨단 장비·우수 의료진·전문센터… 지방에서도 대학병원 수준 의료

세명기독병원은 1996년 한동선 병원장 부임 이후 본격적인 도약기에 접어들었다.

현재 전문의 125명을 포함한 의사 127명 등 직원 1800여 명이 근무하는 지역 대표 종합병원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MRI 5대(3.0T 4대 포함), CT 8대(640채널 2대 포함) 등 첨단 장비를 비롯해 PET-CT, 방사선치료기(트루빔·바이탈빔), 로봇수술 장비 등 대학병원급 의료 인프라를 구축했다.

전문센터 중심 특화 진료체계로 지역 내에서 중증·응급 치료까지 가능한 ‘지역 완결형 의료’를 구현하고 있다.

대구·경북 유일 지역심뇌혈관질환센터… 24시간 중증 응급 대응

지역심뇌혈관질환센터 개소식. (사진 = 포항세명기독병원.)

세명기독병원은 2025년 1월 보건복지부로부터 대구·경북 유일 ‘지역심뇌혈관질환센터’로 지정되며 급성심근경색과 뇌혈관질환 등 응급·중증질환 대응의 핵심 의료기관으로 도약했다.

심장내과 전문의 9명이 24시간 상시 대기 체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별도 건물로 운영되는 뇌병원은 신경외과·신경과 전문의 9명이 상시 대기해 응급 뇌혈관질환 대응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또 정형성형병원, 암병원, 통합면역센터 등도 분야별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다.

정형성형병원은 상지관절·하지관절·척추센터로 세분화해 전문의 18명이 근무 중이며, 특히 상지관절 분야는 전국적으로도 명성을 얻고 있다.

연평균 약 20만 명의 외래 환자와 약 1만 건의 수술을 시행하고 있으며, 2002년부터 2024년까지 누적 외래 환자 240만1628명, 누적 수술 15만4181건을 기록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역을 넘어 국내 대표 정형외과 전문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국내외로 이어지는 사랑의 의료 나눔

제23차 베트남 의료봉사활동 모습. (사진 = 포항세명기독병원)

세명기독병원은 ‘사랑을 실천하는 병원’이라는 미션 아래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해왔다.

개원 초기부터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을 위한 진료비 지원과 무의촌 의료봉사를 지속해왔으며, 이러한 나눔 정신은 지금도 병원 운영의 근간이다.

특히 2001년 시작된 베트남 의료봉사활동은 올해로 23회째를 맞았으며, 캄보디아·몽골 등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국가의 의료진을 초청해 연수 기회를 제공하는 등 국제 의료 나눔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 같은 공로로 1999년에는 고 한영빈 설립이사장이, 2024년에는 한동선 병원장이 포항시민상을 수상하며 병원의 사회적 기여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로봇수술·AI 스마트 병원… 미래 의료 선도

세명기독병원은 최근 로봇수술센터 개소를 비롯해 AI 진단지원, 디지털 영상분석, 스마트 병동, 통합 데이터 플랫폼 등 스마트 병원 구축에 본격 투자하고 있다.

이를 통해 빠르고 정확한 환자 중심 의료를 구현하고, 의료진의 진료 역량과 지역 의료의 질을 한 단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또한 지난 10월 보건복지부로부터 ‘첨단재생의료실시기관’으로 지정돼 줄기세포·유전자 치료 등 재생의학 분야 연구와 임상 적용 확대에도 나선다.

한동선 병원장은 “75년의 역사는 지역과 함께해 온 시간이었다”라며 “2026년을 스마트 종합병원으로 도약하는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아, 첨단 기술과 설립 이념이 조화를 이루는 의료를 통해 지역 의료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가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세명기독병원은 개원 75주년을 기념해 병원을 이용한 환자와 지역민을 대상으로 75주년 기념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수렴한 의견은 향후 진료 환경 개선과 서비스 고도화, 환자 중심 병원 운영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계획이다.

NSP통신 조석현 기자(resistance55@nspna.com)

ⓒ한국의 경제뉴스통신사 NSP통신·NSP TV. 무단전재-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