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NSP통신) 김종식 기자 = 임채빈(25기, SS, 수성)이 또 한 번 경륜의 정점에 섰다.
2025 경륜 시즌 마지막 날인 28일 광명스피돔에서 열린 ‘그랑프리 경륜’ 결승전에서 임채빈은 특유의 침착한 경기 운영과 날카로운 추입으로 우승을 차지하며 그랑프리 3연패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통한 네 번째 그랑프리 제패, 그의 가슴에는 또 하나의 별이 새겨졌다.
이번 2025 그랑프리는 대회 전부터 ‘같은 하늘 아래 두 태양은 없다’라는 문구가 어울릴 만큼 높은 관심을 모았다. 챔피언 임채빈과 경륜 역사상 유일한 그랑프리 5회 우승자 정종진(20기·김포)의 숙명적인 맞대결 때문이다.
더욱이 올해 대상 경륜 결과는 임채빈이 5회 우승으로 우위를 점했지만 직전 대상경주인 11월 경륜 개장 31주년 기념 대상경주에서 정종진이 설욕에 성공하며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해 있었다.
치열한 예선과 준결승을 뚫고 결승에 오른 선수는 임채빈을 비롯해 정종진(20기, SS, 김포), 류재열(19기, SS, 수성), 공태민(24기, S1, 김포), 석혜윤(28기, S1, 수성), 양승원(22기, SS, 청주), 정하늘(21기, S1, 동서울)까지 총 7명이었다.
정종진의 김포팀은 무려 10명이나 준결승에 진출하며 기세를 올렸지만 준결승에서 김우겸(27기, S1), 박건수(29기, S1), 인치환(17기, S1) 유력한 결승 후보들이 잇따라 탈락하며 정종진과 공태민만 살아남았다.
반면 수성팀은 임채빈을 필두로 류재열, 석혜윤이 나란히 결승에 오르며 대진표상 우위를 점했다.
결승전은 팽팽한 긴장감 속에 시작됐다. 예상대로 초반 줄서기부터 임채빈과 정종진은 나란히 자리했고, 정종진이 앞에서 경주를 주도하며 임채빈과 류재열이 그 뒤를 따랐다. 선두 유도원 퇴피 직후 양승원이 먼저 승부수를 던졌고 석혜윤이 강하게 맞받아쳤다. 이때 정종진도 주저 없이 선행 강공을 선택했다.
그러나 그 순간만을 기다렸다는 듯 임채빈은 흔들림 없이 정종진을 바짝 뒤쫓으며 때를 기다렸다. 결국 임채빈이 마지막 직선에서 폭발적인 추입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정종진은 또 한 번 임채빈의 벽에 막히며 준우승에 머물렀고 끝까지 임채빈의 후미를 지킨 류재열이 3위로 결승을 마무리했다.
경기 직후 열린 시상식에서 임채빈은 “네 번째 그랑프리 우승이지만, 올해는 유독 긴장되고 부담이 컸다. 그랑프리 5관왕 정종진 선수가 최근 워낙 경기력이 좋았기에 오늘 경기가 잘 풀리는 쪽이 우승하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경기가 저에게 유리하게 진행돼 운이 좋게 우승할 수 있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로써 2025 경륜은 임채빈의 시즌으로 완성됐다. 상금왕과 다승왕을 모두 석권했고 3년 연속 연대율 100%라는 전무후무한 기록까지 세웠다. 경륜 최강자라는 수식어를 말이 아닌 실력으로 증명한 순간이었다.
예상지 명품경륜 승부사 이근우 수석은 “임채빈은 이번 우승으로 정종진의 그랑프리 최다 우승 기록에 단 한 개 차로 다가섰다. 내년에도 임채빈의 독주가 이어질지, 정종진이 와신상담 끝에 다시 왕좌를 탈환할 수 있을지 벌써 기대된다. 두 선수 모두 큰 무대에서 승부를 가르기 위해 연대 세력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크게 느꼈을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그랑프리 경륜을 끝으로 2025시즌이 마무리됐지만 임채빈과 정종진의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경륜 팬들의 시선은 벌써 다음 시즌 다시 충돌할 두 태양을 향하고 있다.
NSP통신 김종식 기자(jsbio1@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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