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NSP통신) 조이호 기자 = 강원 강릉시(시장 김홍규)가 최근 몇 년 사이 문화도시로서의 존재감을 확고히 드러내고 있다.
강릉아트센터와 강릉시립미술관이 중심이 돼 공연과 전시의 외연을 빠르게 확장하며 지역이 아닌 ‘도시 전체가 하나의 문화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강릉아트센터는 지난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전국 1600여 공연시설 가운데 공연 건수 상위 2~3%, 티켓 판매 상위 5~6%를 기록하며 지역 공연문화를 이끄는 핵심 기관으로 성장했다.
이 기간 동안 170여 회의 기획공연과 예술교육 프로그램이 열렸고 누적 관람객은 3만 명을 넘었다. 공연장이 단순 관람을 넘어 도시 브랜드를 강화하는 플랫폼으로 기능하기 시작한 것이다.
강릉시는 관광거점도시 육성사업을 기반으로 공연장의 기술 인프라 또한 대거 정비했다. 미디어 융합 공연 7건과 이머시브 전시 1건을 제작했고 로비와 공연장 전역에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구축해 콘텐츠 수용력과 기술적 대응 능력을 끌어올렸다.
시는 2026년에도 ‘강릉 문화의 정체성과 미래’를 주제로 기획사업을 이어가며 머무는 공연도시를 목표로 한다.
올해 개관한 강릉시립미술관 솔올은 현대적 건축미와 자연을 품은 공간 구성으로 개관 직후부터 주목을 받았다. 김환기 전시를 시작으로 캐서린 번하드 특별전, 생태주의 기반 미디어 전시 등을 선보이며 국제적 수준의 현대미술을 접할 수 있는 지점을 강릉에 마련했다. 개관 8개월 만에 누적 관람객 4만명을 돌파한 것도 이러한 변화의 연장선이다.
강릉시립미술관 교동 역시 마이클 케나 기증작 57점 공개를 비롯해 설은아, 콰야 등 화제성 있는 기획전으로 존재감을 넓혔다. 특히 지난해보다 30% 늘어난 시민 참여 프로그램은 미술관이 단순한 관람 공간을 넘어 시민 참여형 문화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시는 2026년 솔올에서 장욱진, 김종학, 카를로스 크루즈-디에즈 등 수준 높은 기획전을 준비하고 교동 미술관에서는 지역 작가 지원과 참여형 프로그램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공연예술 분야에서는 움직임이 더 넓어졌다. 강릉시립예술단은 공연장 중심의 활동에서 벗어나 학교와 지역으로 찾아가는 현장 공연을 확대하며 클래식의 문턱을 낮췄다.
조성진, 클라라 주미 강, 김선욱 등 세계적 연주자와의 협연을 성사시키며 강릉에서 수도권 수준의 공연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한 것도 큰 변화다. 이 과정에서 수도권 관객까지 강릉으로 끌어들이며 ‘공연도시 강릉’의 위상을 확고히 했다.
지역 청소년을 위한 기반도 강화됐다. 지난 8월 열린 ‘2025 강릉 청소년 오케스트라 페스티벌’과 11월 ‘강릉합창대축제’에는 어린이·청소년 합창단이 참여해 미래 세대의 문화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단순한 관객이 아닌 미래의 예술가와 문화 향유자를 육성하는 구조다.
강릉시립예술단은 올해 성과를 발판 삼아 2026년에는 보다 과감한 도전에 나선다. 시립교향악단은 콘서트 오페라 ‘나비부인’으로 새해의 문을 열고, 시립합창단은 음악극 ‘원효대사’와 같은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며 강릉 공연예술의 또 다른 지평을 예고했다.
NSP통신 조이호 기자(chrislon@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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