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영 교수. (사진 = 강릉아산병원)

(강원=NSP통신) 조이호 기자 = 강원 강릉아산병원(병원장 유창식)이 겨울철 비타민 D 결핍 위험에 대해 알렸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아이들의 생활 반경은 자연스럽게 실내로 옮겨간다. 짧아진 일조량까지 더해지면서 성장기 아이들의 비타민 D 결핍 우려가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뼈와 치아 형성에 필수적인 영양소지만 부족해도 문제, 과하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어 부모들의 세심한 관리가 요구된다.

비타민 D는 칼슘과 인의 흡수를 도와 성장기의 뼈 건강을 지탱하는 필수 영양소다. 결핍될 경우 키 성장 저하나 치아 발육 부전, 심할 경우 구루병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연어와 고등어, 달걀 노른자, 유제품 등에 함유돼 있지만 음식만으로는 필요한 양의 절반도 채우기 어렵다. 나머지는 햇빛에 포함된 자외선 B가 피부에 닿아 합성하는 방식으로 보충해야 한다.

하지만 겨울철이 되면 일조량이 줄고 외출도 뜸해진다. 두꺼운 옷차림은 피부 노출을 최소화해 햇빛을 통한 비타민 D 합성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스마트폰과 영상 시청으로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결핍 위험은 더 커졌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서도 0~19세 비타민 D 결핍 환자는 지난 10년간 165% 증가했다.

박기영 교수는 “생후 6개월 이후부터 청소년기까지는 비타민 D가 뼈 성장을 결정짓는 중요한 시기”라며 “부족하면 골밀도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단순히 햇빛을 쬐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유리를 통과하지 못하는 자외선 B 특성 때문에 실내에서 햇볕을 쬐어도 비타민 D 합성은 일어나지 않는다.

박 교수는 “따뜻한 실내에서 창가로 햇볕을 들이는 방식만으로는 효과가 없다”며 “잠시라도 실외에서 직접 자외선을 받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겨울철 서울 기준으로 얼굴과 팔, 다리 등 신체의 절반 정도를 노출했을 때 약 90분 정도면 충분하다고 알려져 있다. 다만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면 합성이 억제되므로 일정 시간은 바르지 않는 것이 좋다. 장시간 노출은 피부 화상 위험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영아의 경우 접근 방식이 다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6개월 미만 아기에게 직접 햇빛 노출을 금하고 있다. 체온 조절 미숙과 피부 손상 위험 때문이다. 이 시기의 비타민 D는 음식과 보충제를 통해 확보해야 한다. 박 교수는 “분유는 하루 1000cc를 섭취하면 약 400IU를 충족할 수 있지만 수유량이 적은 영아는 보충제를 권장한다”며 “모유 수유 시에는 산모의 비타민 D 상태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보충제 복용은 ‘많을수록 좋다’는 인식이 오히려 위험을 키울 수 있다. 과다 복용 시 혈중 칼슘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해 피로, 구토, 변비, 고혈압, 신장 문제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박 교수는 “비타민 D는 부족하면 문제가 되지만, 많이 먹는다고 키가 커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햇빛과 음식으로도 충분히 보충할 수 있는 영양소인 만큼 과도한 보충제 의존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겨울철 짧은 산책이나 낮 시간 실외 활동만으로도 아이들의 비타민 D 상태를 개선할 수 있다. 일상 속 작은 습관 변화가 성장기 건강을 지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부모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다.

NSP통신 조이호 기자(chrislon@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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