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새벽부터 대설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울릉중학교 통학버스가 대책없이 학생들을 싣고가다 경사로에서 올라가지 못해 모두 버스에서 내려 40분 이상을 도보등교하고 있다. (사진 = 독자제공)

(경북=NSP통신) 김민정 기자 = 지난 17일 밤부터 내린 폭설로 대설경보가 발효된 울릉도에선 18일 오전 울릉중학교 학생들이 제 때 등교하지 못해 대혼란이 벌어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17일 오후 9시 40분을 기해 울릉도와 독도에는 대설주의보가 발효됐다. 이후 18일 오전 3시를 기해 대설주의보는 대설경보로 격상됐다.

대설경보는 24시간 동안 눈이 20㎝ 이상 쌓일 것으로 예측될 때 내려진다. 실제 울릉도·독도 지역은 18일 오전 10시께 적설량 32cm을 기록했다.

17일 밤 내린 눈으로 울릉도 사동에 위치한 울릉중학교에선 스쿨버스가 운행되지 못했다. 이에 전교생이 울릉터널에서부터 학교까지 약 2km 넘는 구간을 걸어서 등교하는 사태가 일어났다.

문제는 이날 오전, 울릉중학교 측에서는 평소처럼 스쿨버스를 운행한다고 학생들에게 통보한 것이다. 이 통보에 대다수의 학부모들은 제설이 완료된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등교를 위해 스쿨버스에 오른 학생들은 학교에서 2km 이상 떨어진 울릉터널에서 더 이상 차량이 운행하지 못해 모두 하차해야 했다. 울릉터널에서 해발 250m 울릉중학교까지 걸어가는 데는 대략 30여분이 소요됐다.

특히 울릉중학교 진입로는 경사도가 높아 눈길 차량운행에 위험이 크기 때문에 학교 측은 그동안 겨울철 통학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왔다. 개교 해인 2020년 12월에도 폭설로 인해 12월에만 3일 동안 전교생이 등교를 하지 못해 온라인 수업으로 학사일정이 대체하기도 했다.

2020년 개교 해에 학교 진입로에 설치된 열선도 17일 폭설에 무용지물이었다.

울릉군청 안전건설단에 따르면 18일 오전 이 학교 진입로에 깔린 열선은 아무 문제없이 작동됐다고 한다. 하지만 열선이 깔린 거리는 고작 100m에 불과하고 학교 진입로까지는 경사로가 높아 차량운행이 불가능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말이다.

울릉군청은 올해 12월 도동-저동간 도로에 열선을 설치했다. 울릉군청에 사동2길 울릉중학교 구간에 추가 열선 공사의 가능성을 묻자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번번히 겨울이면 눈길 등교 사태를 겪은 학부모들은 “언제까지 애들 등교 걱정을 해야 하느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두 자녀가 이 학교에 다니는 남모(44)씨는 “겨울만 되면 혹시 눈이 많이 내릴까봐 항상 걱정된다”면서 “학부모들이 오래전부터 학교 측에 문제 제기를 했는데도 개교 4년차인 아직까지 아무런 대책이 없다”고 토로했다.

한편 울릉중학교 측은 학부모들의 반발이 심하자 이날 오후 4륜 구동 택시 10여대를 동원해 학생들을 하교시켰다. 또한 19일 오전도 등교시간을 10시 30분으로 늦추고 택시를 통해 전교생을 등교시켰다.

NSP통신 김민정 기자(namastte1@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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