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NSP통신) 조인호 기자 = 포항 영일만 앞바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첫 시추작업이 내달부터 본격 가동된다.
4일 한국석유공사와 포항시 등에 따르면 석유·가스 시추를 맡게 될 ‘웨스트 카펠라호’가 이달 중 현재 머무르는 동남아 해역에서 출발해 내달 10일경 부산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후 ‘대왕고래’ 시추지역인 포항 영일만 앞바다로 이동한 뒤 12월 중순경부터 본격적인 시추작업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웨스트 카펠라호는 길이 748.07ft(228m), 너비 137.8ft(42m), 높이 62.34ft(19m), 최대 시추 깊이는 3만 7500ft(1만 1430m) 규모다.
첫 시추 결과는 빠르면 내년 상반기경 나올 것으로 보여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사업성 성패 여부에 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한국석유공사 측은 실제 탐사시추 작업에는 2개월 안팎의 시간이 걸리고 이후 시료 분석 작업에 추가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또 1㎞ 이상 내린 드릴에서 뽑아 올린 암석과 가스 등 성분을 분석하는 ‘이수 검층(mud logging)’ 업무 수행 회사로 미국 유전 개발 회사인 슐럼버거(Schlumberger)를 선정해 놓고 있다.
정부와 석유공사는 약 20%의 성공률을 고려했을 때 포항 영일만 앞바다 석유·가스전 개발을 위해 향후 5년간 최소 5개의 시추공을 뚫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추공 하나를 뚫는 데에는 1000억 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된다.
포항 영일만 앞바다 석유·가스전 개발 사업 주체인 한국석유공사는 최근 정부와 긴밀한 협의를 거쳐 첫 탐사시추 해역의 세부 좌표를 포함한 종합 시추 계획안을 마련하고 산업통상자원부에 최종 보고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번 1차 시추는 한국석유공사 단독으로 수행하고, 2차 시추 단계부터 해외 오일메이저 등의 투자를 받아 공동 개발에 나설 방침이다.
정부는 해외 투자 유치를 염두에 두고 현행 최대 12%인 조광료 적용 비율을 최대 33%까지 확대하는 등 개발 성공 때 국가 몫으로 돌아가는 이익을 늘리는 방향으로 해저광물자원 개발법 시행령 개정도 추진 중이다.
첫 탐사시추 해역의 위치는 앞선 전망대로 석유·가스가 대량 매장된 곳으로 기대되는 7곳의 유망구조 중 대왕고래 유망구조 안에 있는 특정 해역으로 정해졌다.
물리탐사 단계에서 탄성파 분석을 통해 도출되는 유망구조는 석유와 가스가 묻혀 있을 가능성이 큰 지형을 말한다.
산자부 관계자는 “대왕고래 유망구조 안에서도 복수 위치를 놓고 검토가 진행된 결과 한 곳이 더 좋다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수렴돼 큰 이견 없이 시추 위치가 정해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포항 영일만 앞바다 가스전 개발 사업과 관련, 한국석유공사 측은 자문사인 액트지오사의 도움을 받아 기존에 확보한 물리탐사 결과를 분석해 대왕고래, 오징어, 명태 등 해양생물의 이름이 붙은 7개의 유망구조를 발견한 상태다.
첫 탐사시추 대상으로 낙점된 대왕고래는 이 중에서도 석유·가스 매장량이 가장 많을 것으로 추정돼 지구상 가장 큰 생물의 이름으로 명명했다.
대왕고래는 8광구와 6-1광구 북부에 걸쳐 동서 방향으로 길게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석유공사 측은 첫 탐사시추 위치로 선정된 곳에서 해수면 아래 1㎞ 이상 깊이 대륙붕 해저까지 파 내려가 암석 시료를 확보한 뒤 이를 분석해 석유·가스 부존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대왕고래 위치는 포항에서 동쪽으로 50㎞ 이내에 동서로 길게 형성돼 있다”며"대왕고래 한 개 유망구조만 해도 넓어 가스 개발 성공 가능성이 가장 높은 특정 지점을 선택하기는 어려운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석유공사 측은 조만간 산업부에 정식으로 시추 계획 승인 신청을 낼 계획이다. 관련 법령상 석유공사는 시추 1개월 전까지 구체적인 개발 계획을 수립해 산업부 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정부는 석유공사의 승인 신청이 오면 안덕근 산업부 장관 주재로 민간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한 가운데 ‘대왕고래 프로젝트 전략회의’를 열고 시추 계획을 심의해 최종 허가할 방침이다.
NSP통신 조인호 기자(eno8166@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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