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현지시간 17일 오후 뉴욕을 방문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캐시 호컬(Kathy Hochul) 뉴욕 주지사를 만나 면담을 하고 있다. (사진 = 경기도)

(경기=NSP통신) 김병관 기자 = 미국을 방문 중인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17일(현지시간) 뉴욕주 최초의 여성 주지사인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와 회담을 열고 경기도와 뉴욕주 간 기후변화 공동 대응 등 4가지를 제안했다.

18일 강민석 경기도 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회담에서 김 지사가 제안한 내용은 ▲기후변화 공동 대응 ▲스타트업 협력관계 구축 ▲인공지능 기업 협력 강화 ▲경기도 -뉴욕주 우호 협력을 위한 MOU 등이다.

김 지사는 “한국에서 ‘기후 도지사’라고 일컬어질 정도로 강력하게 기후변화 대응에 앞장서고 있다”라면서 “기후테크, 기후 위기로 인해서 취약계층이 힘들어하는 ‘클라이밋 디바이드’를 포함한 격차 해소 문제에 노력하고 있다”고 도 정책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제가 앨 고어를 만났을 때 ‘클라이밋 디바이드’라는 말을 썼는데, 아마 지사께서도 같은 취지로 ‘기후 리더십 및 지역사회 보호법(CLCPA, 기후변화의 타격이 큰 지역과 계층에게 청정에너지 및 에너지 효율 프로그램 혜택의 35% 이상이 돌아가도록 하는 제도)’을 만드신 걸로 알고 있다”라며 “뉴욕주와 경기도가 국제사회에 의미 있는 역할을 하는 데 같이 협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캐시 호컬 지사는 “매우 좋은 생각”이라고 화답한 뒤 “ 저희가 태양광 목표도 굉장히 야심차게(엠비셔스하게) 설정했고 미국 최대 규모의 연안풍력 전력망을 도입하고 계속해서 투자하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밖에 배터리 저장, 건물의 전동화, 2035년까지 전기차 도입 등 여러 가지 어려운 목표를 세우고 매일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라고 주의 정책을 상세히 소개했다.

스타트업과 관련해 김 지사는 “뉴욕은 실리콘밸리 못지않게 ‘스타트업 지놈’이라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스타트업의 요람”이라며 “경기도에도 대한민국 전체 스타트업의 30%가 있고, 판교라고 하는 곳은 ‘코리안 실리콘밸리’라고 불린다. 뉴욕시와 경기도 간 여러 가지 포럼이나 박람회라든지, 상호교류, 기업 간 홍보의 장을 마련하는 등 스타트업 협력을 제안드린다”고 했다.

김 지사는 “내일 ‘뉴욕 NYC 스타트업 서밋(코리아 스타트업 포럼 뉴욕)’이란 행사에 500여 개의 스타트업과 30여 개 벤처캐피탈이 참여하는데 제가 초청을 받아서 22개 경기도 스타트업들과 함께 왔다. 경기도를 ‘스타트업 천국’으로 만든다는 것이 제 공약이다. 미국 스타트업들과 경기도 한국 스타트업들 간 파트너십을 모색하는 것이 이번 방문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라고 부연했다.

AI기업 협력 강화와 관련해선 김 지사는 “한국에서 경기도가 AI 분야에 있어 가장 앞서 있다. 주지사께서 AI를 적극 추진하고 계신 걸로 알고 있는데 저희도 ‘경기 AI 캠퍼스’를 이달에 개소했다. 경기도와 뉴욕주 간 AI 협력이나 기업 간 협력을 보다 강화했으면 한다”라고 희망했다.

경기도-미주지역 간 스타트업 상호진출 지원키로

미국 현지시간 17일 오후 뉴욕을 방문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캐시 호컬(Kathy Hochul) 뉴욕 주지사를 만나 면담을 하고 있다. (사진 = 경기도)

캐시 호컬 지사는 “우리 담당팀이 잘 진행하도록 하겠다”라고 답했다.

또 “이렇게 좋은 기회에 오셔서 개인적으로 양 지역 인연도 쌓아갈 수 있어 저희에게도 좋은 기회”라며 “양 지역 간 반도체뿐만 아니라 AI산업 등 여러 분야에서 협력의 시너지가 많다고 생각한다. AI와 관련해서 뉴욕주에서 AI슈퍼컴퓨터를 개발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1월에 론칭을 했는데 최근에 의회에서 통과가 돼서 드디어 발표가 됐다”라고 설명했다.

또 김 지사는 “경기도는 한국에서 산업의 중심이고, 뉴욕도 미국의 중심인 만큼 첨단산업, 교육과 여러 가지 면에서 정기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MOU를 맺어서 같이 협력했으면 한다”라고 했다.

이어 “주지사님을 경기도로 초청하고 싶다. 편하실 때 경기도를 방문해 주시면 환영하겠다. 그런 우호 관계가 진행되면 여러 가지를 제대로 논의할 대화채널을 만들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캐시 호컬 지사 역시 “초청에 대단히 감사하다. MOU는 예전부터 검토하고 있던 부분인데 저희들의 지역 간 우정을 공식화하고, 특히 첨단기술의 잠재력을 끌어내기 위한 협력을 공식화한다는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긍정적으로 화답했다.

그런 뒤 “양 지역의 혁신경제가 서로 만나 기후변화, 의료 문제 등에 대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잘 공식화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검토하겠다. 제안에 감사드린다”라고 했다. 김 지사의 4가지 제안에 모두 흔쾌히 동의한 것이다.

경기도와 뉴욕주는 지난 2020년 교류 협력을 추진하다 코로나19 발생으로 논의를 중단한 바 있다. 이번 만남을 계기로 뉴욕주와의 실질적인 협력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한편 김동연 지사는 뉴욕주지사와의 회동 이후 도내 스타트업의 세계시장 진출 지원에 나섰다. 이번 미국 방문에 김 지사는 도내 스타트업 22개사와 동행했다.

AI수학튜터, AI웹툰서비스, 스마트 구강 세정기, 위암 및 대장암 위험성을 조기 진단하는 인공지능 플랫폼, 배달에 최적화된 전기자전거용 배터리 교환 플랫폼, 통합관리비 솔루션 서비스, 인공지능 CCTV…간담회에 참석한 스타트기업에서 개발한 제품이나 서비스는 이처럼 다양했다.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과 UKF 협약 체결

미국 내 한인 창업자연합-경기도 경제과학진흥원이 스타트업 발굴 육성 등의 내용으로 업무협약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경기도)

UKF는 서부 실리콘밸리 ‘프라이머사제파트너스’ 이기하 대표와 동부 뉴욕 ‘눔’ 정세주 대표가 합심해 미주 지역 내 한인 기업가들의 창업생태계 조성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한 비영리단체이다.

업무협약은 경기도-미주 지역 간 스타트업 상호진출을 지원하는 내용(▲정보교류를 통한 우수 스타트업 발굴 및 육성 ▲스타트업의 현지 진출 및 정착을 위해 전문가 자문 및 교육 등 인프라 지원 ▲스타트업의 스케일업 지원을 위한 공동 IR 개최 및 투자 매칭 ▲양 기관 추천 스타트업 대상 지원 프로그램 우선적 참여 기회 제공 ▲스타트업 행사 개최 시 상호 참여 및 교류 활성화 등)을 담고 있다.

업무협약에는 강성천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장과 이기하·정세주 UKF 공동대표가 사인했다.

협약식에서 김동연 지사는 “경기도에서 오신 22개 스타트업 CEO가 생각했던 것보다 참 젊다. 제가 기를 받는 것 같고 힘을 얻는다”라면서 “경기도를 스타트업 천국으로 만들겠다”라고 거듭 다짐했다.

그러면서 “많이 배우고, 많이 부딪히고… 전부 다 앞으로 사업하시는 데, 살아가는 데 자산이 될 거라고 확신한다”라고 했다.

협약식을 마친 뒤 이번 미국 방문에 동행한 22개 경기도 스타트업 CEO와의 간담회에서 김 지사는 “스타트업 천국을 만들겠다는 것은 제 오랜 꿈이었다”라면서 “경제부총리 때 스타트업 정책을 굉장히 강화해서 많이 만들었고, 스타트업 천국은 제 선거의 모토이기도 했고, 지금 경기도정의 모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정부지원이나 직접지원보다 생태계를 만들고 싶다. 생태계 속에서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고 살아가지 않으면 지속가능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동연 지사는 “제가 생각하는 스타트업의 정책 방향은 크게 세 가지”라며 “하나는 클러스터링, 두 번째는 네트워킹, 세 번째는 글로벌라이제이션”이라고 제시했다.

김 지사는 간담회 마무리 발언에서 “대한민국 경제운용의 틀이 바뀌어야 한다. 우리는 개발연대의 성공 경험에 너무 치우쳐 있다. 과거의 그 이야기가 우리에게 좋은 전략이었고, 경험이었지만 이제는 탈피해야 한다. 그 경험에서 탈피하지 못하면 우리는 선진국으로 못 간다”라고 단언했다.

NSP통신 김병관 기자(inspect1234k@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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