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김기정 수원시의회 의장이 집무를 보고 있다. (사진 = 조현철 기자)

(경기=NSP통신) 조현철 기자 = 길고 긴 코로나19가 끝을 보이자 러·우 전쟁으로 인한 고금리, 고물가, 고유가로 인한 인플레이션, 일본의 오염수 방류, 기후위기 등 국민들의 삶에는 끝없이 위기가 찾아오고 있다.

대한민국은 그 어느때보다 강한 경제력, 국방력을 갖췄지만 정작 국민들은 고통에 신음하고 있다. 정치다운 정치 희망을 주는 인재가 어느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특히 위기상황에서 지혜를 갖춘 노련한 명장은 절벽으로 밀려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나아가 생명도 구할 수 있다.

김기정 수원시의회 의장은 5선 의원으로 경험과 실력, 정치력을 겸비한 시대가 요구하는 자질을 모두 갖춘 베테랑 의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수원시도 비껴갈 수 없는 작금의 위기속에 시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시의회가 해야할 역할에 대해 들어본다. <편집자 주>

- 코로나와 러시아 전쟁 등 대·내외적인 상황으로 경기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수원시 재정여건도 녹록치 않은데 의회 차원에서는 어떠한 계획이 있는지?

침체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민생을 안정화하기 위해 먼저 의회는 조례제·개정 등 의회만이 할 수 있는 법적 지원을 통해 경제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지난 1년 간 ‘수원시 중소기업육성기금 설치 및 운용 조례 전부개정조례안’ ‘수원시 경력단절여성 등의 경제활동 촉진에 관한 조례 전부개정조례안’ ‘수원시 노인 일자리 창출 및 지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등 민생과 관련해 법적 근거를 만드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의회는 조례로 시민들의 경제활동을 돕는게 가장 큰 역할이며 제약을 받지 않도록 하는게 중요합니다. 행정사무감사 통해 1년동안 예산 집행여부에 대해 문제가 있는 것은 지적하고 대안을 마련한 것이 기본입니다. 의회도 지적만 할게 아니라 정책대안을 만들어 보자해서 시민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경제 활성화를 위해 단기적으로 시민들의 생업 현장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부터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정책안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지난달 의회는 수원시 행궁동 공방거리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정책제안 1호’를 개발해 시에 전달했습니다. 행궁동은 행리단길이 시민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에게도 무척 사랑받는 공간이지만 바로 인근에 있는 공방거리가 상대적으로 침체돼 있습니다. 우선 공방거리 활성화를 위해 절대적으로 부족한 화장실과 주차장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정책제안에 담았습니다.

다음으로 고색동 산업단지, 골목상권 등 관계자와 간담회, 4개구 주민자치회 및 통장 협의회 등 시민과의 자리를 계속 만들며 정책을 개발하는 중입니다. 다음달 3일에는 시민과 직접 만나 즉문즉답 형식으로 토론회를 가질 예정입니다. 토론회에서 나온 현안들 또한 의회 정책담당관 검토를 통해 법적 또는 정책적 지원 방안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이처럼 시의회는 현장을 뛰어 다니며 주민들과 더 많이 소통합니다. 상업활성화를 위해 조례로 하면 되지 않냐는 의견도 있지만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타이밍이 정말 중요하기 때문에 지금해야 내년에 반영돼 시작할 수 있습니다. 기업을 차려줄 순 없지만 있는 기업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기업유치만큼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와 함께 민생 문제 해결을 위해 의회는 시 예산안 심사 시 불요불급한 사업에 허투루 쓰이는 예산이 없는지 예산과 사업내용을 더 철저히 검토하고 있습니다. 곳간 관리를 하면서도 동시에 급박한 민생문제 해결을 위한 사업이 소홀히 다뤄지는 곳은 없는지도 살피며 시정에 대한 견제와 감시의 역할에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중·장기적으로는 의원연구단체, 포럼개최와 같은 활동을 통해 의원의 입법활동을 지원하고 지속적인 정책개발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예를 들어 올해 의회에서 진행 중인 연구단체 중 ‘수원시 지역경제 활성화 및 예비창업을 위한 음식개발 연구회’는 지역상권의 음식문화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먹거리를 개발해 이미 ‘대한민국 국제요리 경연대회’에 참가했으며 향후 예비창업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메뉴로 지속 개발할 예정입니다.

16일 김기정 수원시의회 의장이 의회에 역할이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 조현철 기자)

- 수원특례시를 향한 여정이 쉽지 않다. 권한 이양 등 할 일이 태산이지만 의원들의 역량 또한 중요해지고 있다. 5선의원의 시각으로서 의원이 갖춰야 할 능력은 무엇이 있는가?

예전에는 집행부에 윽박도 지르고 예산절감도 10% 깍아오라며 강경하게 대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이유와 명분이 있어야 삭감하거나 보존해줍니다. 공무원들도 공부하지 않으면 못따라 올 정도로 의원들의 자질이 매우 높아졌습니다. 특례시가 됐으니 의회가 달라져야 한다지만 그에 걸맞은 제도적 기반과 권한도 필요합니다. 아직 제반 여건이 갖춰져 있지 않지만 만들어 갈 수 있다고 봅니다.

돌이켜보면 과거 초선 의원일때 의욕은 넘쳤으나 방법이 서툴렀습니다. 3선, 4선 의원을 하는 동안 시민 민원 해결사로서의 노하우와 지혜를 쌓아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지금까지도 초선 시절의 초심을 가슴에 새기고 있습니다. 시의원은 벼슬이 아니라 주민에게 봉사하는 머슴입니다. 의원이 갖춰야 할 자질과 능력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현장에 답이 있습니다. 의원은 다양한 시민의 목소리를 정확히 듣기 위해 연중 지역에 나가 시민들을 만나야 합니다. 2015년 10대 의회 때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검토 연구회’ 활동을 하며 10년 이상 장기간 미집행 시설 전체에 대해 현황조사를 하고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열심히 듣고 다녔습니다. 지적도 상 도로가 아닌데 도로가 있고 그 위에 주유소가 있는 경우들도 있었습니다. 현장을 다니며 현실을 반영해 토지 이용의 효율성을 높이고 주민의 재산권 침해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의원은 현장에 나가 직접 보고 들어야 합니다.

둘째 시간을 쪼개어 알차게 써야 합니다. 시민들을 만나고 의정활동을 하는 틈틈이 책을 읽고 체력 관리를 하며 자기계발을 해야 합니다. 현장에 더 많이 나가고 정책 개발을 하기 위해서 시간 관리를 잘 해야 합니다.

셋째 항상 공부하는 의원이 돼야 합니다. 시정과 의정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문제해결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경제, 사회, 환경, 문화, 복지 등 의회는 시민의 삶과 관련된 모든 현안을 다룹니다. 효율성을 위해 위원회별로 나누긴 했지만 의원은 현안 사항을 최대한 폭넓게 검토하고 공부해야 합니다.

의장이 되고 나서 전 상·하반기 의정 연수시 의원대상 연수를 직원연수와 분리해 시행하고 있습니다. 스피치, 조례제·개정, 의원윤리강령 등 의원으로서 갖춰야 할 역량 개발을 위한 프로그램을 별도 운영합니다.

올해 3월에는 수원시에서 처음으로 ‘2023 수원특례시의회 정책포럼’을 개최했습니다. 주민참여예산 토론회도 개최해 전문가와 시민의 의견을 모두 경청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 같은 토론회를 준비하며 의원들은 계속해서 공부하고 연구해야만 했습니다.

6월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강의를 마련했습니다. 시민들의 문의에 최대한 정확한 답을 드리고 문제해결 방법을 찾기 위해선 의원들이 먼저 알아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의원연구단체 활동도 연중 진행하고 있습니다.

수원특례시 제12대 전반기 의회는 공부하고 연구하는 의회가 되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16일 김기정 수원시의회 의장이 관광객들의 수원시 방문을 환영하는 제스쳐를 취하고 있다. (사진 = 조현철 기자)

- 수원시의회 의장으로 쉼 없이 뛰어온 지 1년이 지났다. 기억에 남는 것과 아쉬운 점이 있다면?

기억에 남는 활동은 지난 해 수원시의회 사상 처음으로 ‘수원시 공공기관장 임용후보자에 대한 정책검증 청문제도’를 도입해 임용후보자의 전문성과 자질을 검증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올해 3월에는 ‘정책검증청문특별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

수원시에는 수원도시공사, 수원시정연구원, 수원문화재단, 수원컨벤션센터, 수원청소년청년재단, 수원도시재단 등 총 6개의 시 산하기관이 있습니다. 이들 기관은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 큰 조직입니다. 따라서 기관장은 탁월한 전문성과 기관 경영 능력을 갖추어야만 조직을 발전적으로 운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기관장 후보자에 대한 능력 검증절차가 없었습니다.

의회의 정책검증 청문회는 분명한 비전을 갖고 경쟁력 있는 조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기관장을 채용하는 데 기여하기 위해 앞으로도 시스템을 계속 보완해갈 것입니다.

그리고 의장으로서 남은 임기동안 의회 위상강화를 위해 힘쓸 것입니다. 2022년부터 전면개정된 지방자치법이 시행되고 있지만 의회는 인사권이 일부 독립되었을 뿐 조직권, 예산편성 권한은 여전히 시에 있으므로 장기적으로 완전한 인사권 독립, 독자적인 조직·예산편성권 등 보다 적극적으로 지방의회로의 권한 이양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국회가 국회법을 갖고 있듯 지방의회도 이제 인사권, 조직권, 예산편성권을 모두 포함하는 지방의회법을 제정하려고 추진 중에 있습니다. 전국의 지방의회들이 모두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중입니다.

저 또한 현재 경기도시군의회의장협의회 회장으로 대한민국중앙지방협력회의 실무위원의 자격으로 광역지방의회와 유기적 관계를 가지고 정기회의를 통해 힘을 모으고 있습니다. ‘지방의회법 제정 지원 TF’ 구성을 위한 제안도 나와 있는 상황입니다. 이를 시작으로 2017년부터 건의된 ‘지방의회법 제정’을 본격화하고자 계속해서 힘쓸 계획입니다.

더불어 의정비가 20년째 110만원에 멈춰있습니다. 당시에는 4급 공무원 수준이라고 했지만 현재는 5년차 7급공무원 수준으로 의원들도 생활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의정비 인상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경기도시군의회의장협의회 입장에서 의정비 인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기초·광역의원을 합쳐 의원을 줄이고 기초와 광역을 뽑은 다음 각자의 강점을 이용해 일할 수 있도록 하는게 낫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의회는 어떤 분야의 전문성이 있어도 국회의원과 달리 관련 위원회에 들어가면 이권 개입이라 넣어주지 않습니다. 이권이 개입되면 제명시키면 되고 의원들의 능력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합니다. 의원들이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줄 수 있도록 앞으로 더 많이 노력하겠습니다.

- 코로나19라는 감염병의 긴 터널이 이제 끝나가고 있다. 수원시민들에게 한 말씀.

코로나19가 끝나고 보니 고금리, 고환율, 고유가 등이 닥쳐서 경제가 악화되고 있고 경제활성화도 요원합니다. 일본 오염수 유출문제까지 겹쳐 횟집 등 관련 업종 종사자분의 어려움이 더 커지는거 같습니다. 정부나 시는 이런 문제가 생기면 특별보조금을 지원하면 할 일을 다한것처럼 넘어가는데 시민들과 경제는 계속 죽어가니 이런 대안들이 참 어렵습니다. 개인과 의장의 문제를 떠나 국가적이고 지자체 차원의 문제입니다. 시민들에게는 늘 죄송하지만 정치가 정치를 잘해야 하고 정치가 경제를 좌지우지하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어려운 분들과 상권활성화를 위해 단기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세수확보가 중요한데 수원은 삼성의 세수입에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 수원시에는 수원화성행궁이 이라는 좋은 문화재가 있있습니다. 이를 활용한 체류형 관광을 만들어야 하고 장기적으로 기업유치와 관광상품도 잘만들어야 합니다. 수원시와 의회는 잘협치해서 경제를 살리고 시민들이 힘들지만 희망을 가지고 살아 갈 수 있도록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희망고문이 아닌 진짜 희망을 주는 정치. 자기만의 선거가 아닌 희망을 주는 정책과 제도가 마련돼야 합니다.

수원특례시의회는 엔데믹과 함께 새롭게 달리는 수원을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시민의 대의 기관으로 신속히 문제를 파악하고 대안이 필요한 곳에서는 의회가 먼저 움직이겠습니다. 전문성 있는 ‘정책의회’로 시민에게 힘이 되는 의회가 될 것임을 약속드립니다.

시민들께선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꿋꿋하게 버텨내셨습니다. 코로나 위기를 온전히 극복하고 민생 안정과 경제 활성화, 사회안전망 확충,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 등 시민에게 희망을 주고 비전을 제시하는 의회가 되겠습니다.

NSP통신 조현철 기자(hc1004jo@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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