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NSP통신) 조인호 기자 = 오는 15일 포스코(005490) 본사 앞에서 열리기로 한 ‘최정우 퇴진을 위한 총궐기 대회’가 또 다시 관제데모라는 지적과 함께 행사 명분에 시민들의 지지가 없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에 대한 의혹이 일고 있다.
포스코범시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는 지난달 25일 집행위원장 회의를 열고 오는 15일 오후 3시 포항시민 1만명 이상이 참여하는 ‘포스코 범대위 활동 포항시민 보고대회 및 최정우 퇴진을 위한 총궐기 대회’를 열기로 결정했다.
범대위는 이날 행사를 위해 각 읍면동에 참석인원을 할당하고,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붉은색 현수막을 포항시내 곳곳에 내걸었다.
이에 대해 포스코 포항제철소 협력사협회는 “범대위의 활동이 포항시민들 간 갈등을 야기시킨다”며 “범대위에 일체의 활동을 중단해줄 것”을 요청했다.
협회는 지난 9일 입장문을 통해 “범대위가 포항의 발전을 도모하다면 포항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50만 시민 간에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일체의 활동을 중단해 줄 것을 간곡히 부탁 드린다”고 밝혔다.
또 포항지역 대표 청년단체인 포항JC, 구룡포JC, 북포항JC도 성명서를 통해 ‘포스코 지주사, 미래기술연구원 포항이전 논란으로 인한 지역 갈등 장기화’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했다.
JC 3단체는 “포스코홀딩스 본사 포항 이전과 미래기술연구원 본원 포항 설립이 일단락 됐음에도 불구하고 한 시민단체가 ‘포스코홀딩스 인원 모두 포항으로 와야 한다’고 주장을 하는 것은 또 다시 갈등을 부추기는 것으로 매우 안타까운 심정이다”고 밝혔다.
또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해서 과도한 인신공격 및 비방을 일삼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며 “소모적인 논쟁과 상호비방, 흑색선전 등을 중단하고, 미래지향적 협력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스코범시민대책위는 ‘내로남불’의 끝판왕
이런 가운데 갈등을 조장하는 범대위의 내부 문건이 공개돼 과연 범대위가 시민을 위한 건 맞는가라는 의혹과 함께 ‘내로남불’ 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또한 범대위 관계자가 반대 입장을 밝힌 단체와 언론사 등에 전화로 욕설을 하는 등으로 봐서는 시민을 위한 단체는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내부문건에는 포항상의와 포항지역 3개 청년단체 등의 목소리를 비판하는 내용과 최정우 회장의 퇴출이 최종 목표라고 적힌 내용이 포함돼 있다.
지난 9일 공개된 포항범대위 내부 문건을 보면 ‘집회와 관련 포항시의 중재 노력은 있었나’라는 제목 아래에는 ‘시민들 간에도 찬반 논란이 있다. 왜 중재하지 않은가’라고 돼 있다. 내용에는 ‘범대위와 포항시가 바라는 것은 상당부분 동일하다...포항시는 협상을 통한 포스코와의 합의이행을 완료하는 것임’이라고 적고 있다.
또 ‘포스코는 할 도리를 다해서 더 이상 해줄게 없다, 협상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 배경에 최 회장이 더 이상의 합의이행 의지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돼 있다. 당초 포항시와의 약속대로 포스코가 이행했음에도 이를 부정하는 내용이다.
특히 범대위의 과격시위를 우려하며 자제를 당부하는 포항JC, 구룡포JC, 북포항JC 등 3개 청년단체의 성명문 발표에 대해 이사회 토의 없이 회장 혼자 작성해서 발표한 성명서라고 적고 있다.
그러면서 ‘그들의 성명서는 오로지 포스코의 입장만 대변하고 있으니 그 배경에 누가 있는지 짐작하고도 남는다’고 명시해 '내로남불'과 범대위 뒤를 조종하는 누군가가 있다고 스스로 밝힌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에대해 청년단체는 회장이 독단적으로 처리하지도 않았고 집행부의 토의를 거쳐 정상적으로 발표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 문건은 포항상의도 비판하고 있다. ‘포항상의는 어떤 단체인가’라며 ‘포항제철소 행정부소장이 부회장으로 있고, 포스코 협력사 대표들이 임원이며 포스코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분들이 임원으로 있다’고 돼 있다. 결국 상의는 포스코로부터 가장 많은 분담금을 받기 때문에 범대위 편이 아니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끝으로 범대위 문건은 ‘집회가 다가올수록 포스코의 선동, 회유, 협박이 강해질 것’이라며 ‘당분간 언론은 포스코 광고비에 의해 지속적으로 기사 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적고 있다.
또 다시 재현된 ‘관제데모’
범대위는 이처럼 자신들의 정당화를 위해 SNS 등을 통해 범대위를 비판하는 기사를 쓴 기자에게는 ‘기레기’, 언론사에 대해서는 돈을 받고 기사를 쓰는 ‘어용 언론’으로 지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지역 한 기자는 “그럼 범대위의 보도자료와 편을 든 기사를 쓴 기자는 모두 범대위에서 광고를 받았겠다”라며 “전형적인 ‘내로남불’ 이다”고 비꼬았다.
또 대이동 시민 윤 모(60)씨는 “최정우 회장이 나간다고 해결된다는 건 말도 안된다”며 “포스코도 옛날 포스코가 아니고 엄연히 주주가 있고 보는 눈이 있다. 결국 손해 보는 건 포항이고, 포항시민이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 범대위를 움직이는 건 아마도 최 회장 때문에 포스코에서 빨대가 뽑혀 불만이 있는 지역에 일부 인사들 일 것이다”고 지적했다.
시민 이 모(61)씨는"최 회장의 임기가 내년 3월까지 인걸로 알고 있다"며"범대위가 지역에 처해있는 현 상황을 보면 조금은 기다려 볼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조언했다
또 1만명이 참여한다는 이번 행사에 대해 장성동에 사는 김 모(65)씨는 “포항시의 협조 없이 어떻게 인원을 모을 수 있겠냐, 이건 ‘관제데모’다”며 “포항시와 범대위는 ‘초록은 동색’이라 카더라 짜고치는 고스톱 아니겠냐”고 비꼬았다.
또한 포항시내 곳곳에 내 걸린 붉은색 현수막에 대해 한 아이 엄마는 포항 대표 포털 카페에 “또 다시 등장한 현수막...아이가 볼까바 두렵네요”라며 “잠깐 안보인다싶더니 시뻘건 현수막이 또 붙었네요...말문이 트인 아이가 따라 읽고 뭐냐고 물어볼 때 마다 난감해 죽겠어요ㅜㅜ 거리마다 보기도 흉하고 이제 그만 적당히 했으면 좋겠네요...”라고 글을 올려 놨다.
한편 이번 궐기대회에 대한 포항지역 여론도 만만찬고 해서 인지 범대위는 오는 12일 오전 포항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겠다고 밝혔다.
NSP통신 조인호 기자(eno8166@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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