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회 여수거북선축제 통제영길논이 행사에서 정치인들이 입장하고 있다. (사진 = 독자제공)

(전남=NSP통신) 서순곤 기자 = 여수시의 대표 축제인 여수거북선축제가 정치인들 낯내기 행사라는 비판과 함께 축제의 주제가 없어 60년 전통의 대표축제의 이미지를 훼손했다는 지적이다.

지난 4일부터 여수세계박람회장에서 개최된 제57회 거북선축제는 주제가 없이 진행돼 전라좌수영 휘하 오관·오포지역 수군 장졸과 영민의 넋을 위로하고 그들의 구국 정신 선양과 이 고장의 호국 충절 가치를 기리는 축제의 취지를 무색케 했다.

이번 거북선축제는 많은 비로 인해 일부행사를 취소하거나 축소해 반쪽짜리 축제라는 지적과 축제 진행자와 행사 운영자만 참여한 ‘그들만의 축제’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통제영길놀이와 개막식장에는 정치인들과 각 기관장, 행사 진행자와 축제 참가자가 대부분으로 누구를 위한 축제였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행사에 참가한 국회의원, 시·도의원들과 기관단체장들은 장군복장을 입은 상태로 주먹밥 나누기 행사에도 참여해 정치인들의 낯내기 행사라는 비판이다.

거북선축제 주행사장인 여수세계박람회장에 세워진 이순신 장군상

또한 축제를 통해 무슨 의미를 전달할 것인가에 대한 축제 기본주제가 없는 가운데 운영미숙과 이순신 없는 프로그램 등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가운데 총체적인 축제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여수거북선축제와 비슷한 아산시 성웅이순신축제의 경우 ‘이순신 축제’로서의 정체성 재확립을 목표로 추진됐다.

목표 선정에 따른 프로그램으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박경귀 아산시장과 오세훈 서울시장 등이 참석한 탄신 제478주년을 기념하는 이순신장군 동상 친수식을 시작으로 축제 마지막 날까지 충무공의 정신과 위엄을 선양하기 위한 문화예술 공연이 펼쳐졌다.

축제기간 ‘학익진 댄스’공연과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의 이순신 찬가 ‘이순신은 말한다’, 국립국악원 무용단의 화려한 검무공연 ‘불멸의 기개’ 등 이순신 관련 행사가 펼쳐졌다.

또 아산시 일원에서 진행된 고난의 길 위에서는 ‘백의종군길 걷기대회’와 ‘백의종군길 마라톤대회’가 열리는 등 축제 정체성에 방점을 뒀다.

하지만 여수거북선축제의 경우 보조금과 협찬금, 판매 부스 등 수입을 포함하면 10억 원이 넘는 예산의 축제임에도 주요행사를 살펴보면 통제영길놀이와 개막행사, 제례행사 등은 기존 거북선축제와 같이 매년 진행된 행사였다.

이외에 5일부터 7일까지 행사는 모바일게임 ‘임진왜란’, 전라좌수영 보물찾기 안내, 영상으로 만나는 전통프로그램, 멀티미디오쇼 등은 축제의 현장성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축제의 질적인 변화가 없는 것은 여수시와 축제준비위원회의 형식적이고 안일한 축제 준비가 가장 큰 원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일부 시민과 시의원들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축제였는지 의문이다”며 “여수 대표 축제가 이 상황까지 놓이게 된 것에 대한 총체적인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지적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와 같은 거북선축제위의 독선 배경에는 여수지역 모 국회의원의 5촌 조카뻘이 축제위원장을 맡았고 그 주변 사람들이 추진위 다수를 차지한 인적 구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축제위원장의 아들은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모 국회의원 지역위의 대학생 선거본부장을 맡아서 활동하던 중 여수시 시의원 출마 예상자를 대상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지난달 20일 광주지법 순천지원 제1형사부로부터 벌금 250만원을 선고받았었다.

거북선축제 관계자는 “이번 거북선 축제가 총체적 난맥상을 보인 것은 날씨 탓도 있지만 축제를 한 두 사람이 주무르는 시스템 때문에 더욱 악화된 측면이 크다”며 “정치권과 가깝지 않는 참신한 인물들이 나서서 개혁을 해야 제대로 된 거북선축제가 될 것이다”고 충고했다.

NSP통신 서순곤 기자(nsp1122@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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