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NSP통신) 최병수 기자 = 포스텍(포항공과대학교, 총장 김무환) 화학공학과 조길원 교수 · 박사과정 김승현 씨 · 정세인 씨, 성균관대 나노과학기술학과 강보석 교수 공동연구팀은 신축성과 전기적 성능을 동시에 확보한 고분자 반도체 소재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재료과학 분야에서 영향력 높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스(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지 커버 논문으로 게재됐다.
구부리고 돌돌 말 수 있는 디스플레이나 피부 부착형 의료용 소자 등에 필요한 반도체는 딱딱한 금속 재질이 아니라 휘어질 수 있는 스트레처블(strechable) 소재다.
반도체를 늘리는 경우 단순히 구부렸을 때보다 열 배 이상의 힘이 가해지기 때문에 반도체층이 부서지면서 전기적 성능이 저하된다. 변형된 상태에서도 반도체의 성능을 유지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뚜렷한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연구팀은 유기반도체에 사용될 수 있는 분자의 양 끝에 아자이드 반응기를 가진 유연한 사슬 형태의 광가교제를 개발했다. 광가교제에 자외선을 쪼이면 고분자 반도체와 그물 구조를 형성해 자유자재로 반도체를 늘리더라도 미끄러지지 않게 브레이크 역할을 한다.
기존 반도체 소재는 늘렸을 때 서로 얽혀있던 고분자 사슬들이 비가역적으로 미끄러지면서 부서져 성능이 저하되는 반면 이 ‘브레이크’ 덕분에 고분자 사슬이 미끄러지지 않고, 신축성과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테스트 결과, 반도체를 80% 늘린 상태에서도 전기적 성능을 최대 96% 보존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 반도체보다 소재가 파괴되기까지 늘어나는 정도와 반복 인장 안정성 등 특성이 크게 향상된 것이다.
이번 연구를 이끈 조길원 교수는 ”고분자 유기 반도체 박막에 아자이드 광가교제를 도입해 큰 기계적 변형을 견디면서도 우수한 전기적 특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며, ”고분자 반도체 소재의 신축성을 개선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패터닝 기술에 접목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으로 대면적 신축성 유기 반도체 패턴 제작 등 높은 산업적 효용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국제협력 네트워크 전략강화사업으로 진행됐다.
NSP통신 최병수 기자(fundcbs@hanmail.net)
ⓒ한국의 경제뉴스통신사 NSP통신·NSP TV.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