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제철소 2열연공장 복구작업 (포항제철소)

(경북=NSP통신) 조인호 기자 = 포스코(005490) 포항제철소가 태풍 피해로 인한 창사이래 최대 위기를 50년 기술력과 임직원들의 헌신적 노력으로 기적을 만들어 가고 있다.

포항제철소에는 지난 9월 6일 태풍 힌남노에 여의도 면적에 달하는 제품 생산 라인의 지하 Culvert(길이 40km, 지하 8~15m)가 완전 침수되고 지상 1~1.5m까지 물에 잠기는 불가항력적 천재지변이 발생했다.

포스코는 매뉴얼에 맞춰 힌남노 상륙 1주일 전부터 자연재난대책본부를 가동하고 태풍이 역대급 위력이라는 예보에 따라 하역 선박 피항, 시설물 결속, 침수 위험 지역 모래주머니·방수벽 설치, 배수로 정비 등 사전 대비 태세를 더욱 강화했다.

이와 함께 공장 침수시 화재와 폭발 등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 공장 가동 중단이라는 포항제철소 54년 역사상 유례없는 특단의 방재 조치를 실시했다.

포스코는 가동 중단이라는 특단의 조치 덕분에 압연지역 완전 침수에도 불구하고 제철소 내 단 한 명의 인명 피해나 대형 폭발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으며, 이후 복구기간을 대폭 단축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포항제철소 3고로 출선 모습 (포항제철소)

특히 포스코는 제철소의 심장인 고로 3기를 동시에 휴풍시키는 결단을 내렸다. 그리고 50년의 조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쇳물이 굳는 냉입(冷入) 발생을 사전에 방지함으로써 고로를 4일만에 재가동시킬 수 있었다.

이는 세계 철강산업 역사상 보기 드문 사례로, 이후 포스코는 냉천 범람에 직격탄을 맞아 피해가 심했던 압연공정 복구에 집중함으로써 제철소 전체의 빠른 정상화가 가능하게 되었다.

또한 설비 가동을 정지한 조치로 각 설비에 설치된 모터, 변압기, 차단기 케이블 등 수만 대 전력기기가 합선·누전으로 인해 대형 화재가 발생하는 것을 막았다.

이후 포항과 광양의 모든 명장과 전문 엔지니어들이 설비복구에 앞장서며 세계 최고 수준의 조업·정비 기술력과 역량이 복구 현장에 결집될 수 있었다.

각 공장의 설비 구동에 핵심 역할을 하는 모터는 선강 및 압연 전 공정에 걸쳐 약 4만4000대가 설치되어 있으며 31%가 침수 피해를 입었으나, 이 중 73%가 복구 완료됐다.

포스코는 당초 해당 침수 설비를 신규로 발주하는 것도 검토했으나 제작·설치에 1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가능한 직접 복구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최대 170톤에 달하는 압연기용 메인 모터 복구작업은 EIC기술부 손병락 명장의 주도하에 50년간 축적된 노하우와 기술력이 총 동원되고 있다.

총 47대 중 33대를 자체적으로 분해·세척·조립해 복구하는데 성공했으며 나머지 모터 복구작업도 공장 재가동 일정에 맞춰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

포스코그룹 경영진은 포항제철소 단독 생산 제품 및 시장 수급상황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압연공장 복구계획을 수립했으며, 수해 직후부터 매일 ‘태풍재해복구TF’ 및 ‘피해복구 전사 종합대응 상황반’을 운영해 현장 복구, 제품 수급 등과 관련된 이슈를 면밀히 점검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려 계획대로 복구작업을 진행시키고 있다.

특히 포스코그룹 최정우 회장은 글로벌 철강업계의 협력을 이끌어내 포항제철소 핵심 공장인 2열연공장 복구기간을 대폭 단축시켰다.

2열연공장은 포항제철소가 연간 생산하는 1350만톤의 제품 중 500만톤이 통과하는 공장으로, 자동차용 고탄소강, 구동모터용 고효율 무방향성 전기강판(Hyper NO), 스테인리스 고급강 등 주요 제품들이 꼭 거쳐야 하는 매우 중요한 공장이다.

냉천 범람으로 피해가 컸던 2열연공장은 압연기 모터에 전기를 공급하는 장치인 모터 드라이브 총 15대 중 11대를 교체해야 하는 상황에서 글로벌 공급사는 단기간내 공급이 여의치 않았고 길게는 1년 이상이 소요될 수 도 있었다.

이에 최정우 회장은 세계철강협회 회장단으로 함께 활동 중이었던 인도 JSW社 사쟌 진달(Sajjan Jindal) 회장에게 협조를 요청했으며, 사쟌 회장이 JSW 열연공장용으로 제작 중인 설비를 포스코에 내주기로 결정하면서 2열연공장 복구를 크게 앞당겨 연내 가동할 수 있게 됐다.

포스코 관계자는 “향후에도 지금까지 해 온 것처럼 ‘빠르게 보다 안전하게’ 전 임직원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일치단결해 빈틈없이 복구를 진행해 초유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더 단단한 조직과 더 강건한 제철소로 거듭날 것이다”며 “이번 수해 피해 상황과 복구 과정을 면밀히 기록, 분석하고 기후이상 현상에 대응한 최고 수준의 재난 대비 체계를 빠른 시일 내에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NSP통신 조인호 기자 eno8166@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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