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NSP통신) 김성철 기자 = 전국 시도별 초·중·고 학교급식의 학생 1인당 식품비 단가(운영비와 인건비 등은 제외한 급식에 필요한 식자재 구입비) 인상이 최근 물가상승세에 비춰 턱없이 부족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동용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순천·광양·곡성·구례을)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2학기 기준, 전국 학교급식의 식품비는 평균 8.7% 인상되었지만 전년 동월 대비 배춧값은 78%, 식용유는 47% 오르는 등 식품 물가상승으로 급식의 본격적인 부실화가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신선식품지수(장바구니 체감물가를 가늠할 수 있는 채소류, 어패류, 과실류 등의 51개 식품 품목으로만 구성)를 품목별로 보면 호박 83.2%, 무 56.1%, 파 48.9%, 감자 37.1% 등으로 상승세가 가파르다. 급등한 식자재 대부분이 급식에 필수적인 품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2학기 급식 식품비 8.7% 인상도 재료를 조달하는 현장에서는 빠듯할 수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이번 2학기 급식 식품비 단가 인상에 이례적으로 나선 전국의 교육청과 지자체의 노력도 있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인상 수준에 비해 현장의 체감물가 수준 자체가 높다는 데에 있다.

울산의 초등학교 2학기 급식 식품비는 1인당 2760원, 중학교는 3230원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고등학교는 광주가 3353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 외 전국 평균을 크게 하회하는 시도들의 식품비 단가를 보면 과연 학생들에게 양질의 급식을 제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것 또한 사실이다.

최근 3년간 각 시도별 식품비 인상률과 신선식품지수를 비교한 결과 다수의 시도에서 물가인상분을 급식 식품비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식자재와 급식비의 인상 격차가 누적된 상황에서, 이번 2학기 일회성 인상으로 급식에 쓰일 양질의 식자재를 조달하기 어려움이 있는 현장의 우려가 해소될 수 있을지에 대한 지적이 많은 가운데, 이제는 급식 식품비를 실제 현장의 주요 소비품목 인상률에 연동해야 한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한편 식품비 단가 인상에 교육청과 지자체 모두 전향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점도 살펴볼 지점이다. 실제 별도 협의 없이 예산 주체가 단독으로 2학기 식품비 인상을 결정한 전남과 경북이 타 시도에 비해 높은 인상률을 보였다. 교육청과 지자체가 인상분을 분담하며 협의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서 각자 적게 분담하려는 시도가 없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학생들의 급식 식품비 예산은 교육청과 지자체에서 더 적극적인 자세로 편성과 집행에 나서야 한다는 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27일 대한영양사협회에서 보내온 설문조사(9월 24일 ~ 9월 26일 실시) 결과도 식품비 추가 인상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전국 2341명의 초·중·고 영양교사를 대상으로 ‘질 좋은 식재료로 균형 잡힌 급식을 제공하기 위한 적정 식품비’를 질문한 결과 현재 2학기 식품비 대비 평균 12.61%의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식품비 단가가 급식의 질과 직결되는 만큼 현장 의견을 내년 급식단가 예산 수립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는 셈이다.

서동용 의원은 “급식은 교육에 있어 가장 보편적인 권리이다. 저가 식자재 사용은 질 낮은 급식으로 이어진다”며 “아이들이 질 좋은 식재료로 균형 잡힌 식사를 할 수 있게끔 예산 편성 확대에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그간 급식비 인상에 대해 교육청과 지자체 모두 상대보다 조금이라도 덜 손해 보겠다는 자세로 적극적인 인상을 망설여왔다”며 “아이들의 급식은 타협의 대상이 아니다. 고물가로 학교 급식 현장이 고통받는 지금이야말로 적극적으로 재정정책을 운용할 시기이다”고 말했다.

또한 그간 급식비 단가는 운영비, 관리비 등의 예산이 포함돼 있어 물가상승과 학교급식의 질을 직접 비교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지만, 식품비 현황만 따로 조사한 이번 결과로 직접 비교가 가능해졌다는 데에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NSP통신 김성철 기자 kim7777@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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