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NSP통신) 김종식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하면서 당내에서는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대선 직후 곧바로 당을 재정비해 지방선거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이 또한 당내 갈등이 전면화되면서 지방선거를 준비하고 있는 출마 예정자들은 냉가슴을 앓고 있는 형국이다. 박영훈 더불어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장을 만나 청년세대가 바라보는 대한민국 정치에 대해 들어보자. <편집자 주>
- 대선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의 패배 원인을 묻는다면
▲패배는 했지만 고작 0.73%의 패배는 오히려 더 큰 아쉬움을 남기는 대목이다. 우리가 조금만 더 열심히 뛰었다면, 각자 한 명만 더 만났더라면, 십분만 더 대화를 나눴더라면, 후보의 생각과 행동을 조금 더 알렸더라면 하는 식의 아쉬움이 곱씹어지고 있으나 지방선거를 위해 신발끈을 조여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이런 상황에서 패배 원인을 찾는다면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팬데믹(pandemic)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자영업자 소상공인을 비롯해 상대적으로 생활 안전망이 얇은 계층에게 두터운 지원을 하지 못한 점과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인한 조세저항을 대처하지 못했다. 또한 여당 개혁의 부진함도 패착이 됐다. 민주당은 지난 2018년 치러진 지방선거와 21대 총선, 대선을 통해 드러난 요구를 온전히 읽지 못했다.
박근혜 탄핵이라는 역사상 초유의 사태를 경험하면서 문재인 정부를 탄생시켰고 180석이라는 거대 여당을 만들어 줬지만 승리에 도취한 민주당은 국민적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이제 대선 패배의 후유증 극복하고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민주당이 당면한 문제는 개혁과 혁신 두 날개를 달아야 한다는 것과 정치권에 신선한 인물을 찾는 세대교체라고 할 수 있다.
- 6.1지방선거에서 중점을 두어야 하는 부분과 수원시장 선거는 어떻게 보나
▲지난해 특례시로 편입된 수원시의 경우 더불어민주당 출신 3선 염태영 전 시장이 대통령 선거를 지원하기 위해 그리고 이후 경기도지사 출마를 염두에 두며 시장직을 내려놓았다. 그 한 가운데 새로운 인물들이 속속 얼굴을 내밀면서 6·1지방선거는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향방을 쉽게 점칠 수 없는 상황으로 접어들고 있는데 우리 민주당의 경우 이미 출마를 선언했거나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후보만 9명에 이르고 있고 여기에 오늘까지 국민의힘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들을 포함하면 줄잡아 20명에 가까운 후보들이 난립하는 혼란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누가 초대 수원특례시장 자리를 꿰찰지 매우 흥미로운 대목이다. 대선 기간 중 여야 모두 개별적인 선거운동을 하지 못하도록 자제령이 떨어져 있었다. 중앙당 차원에서는 대선 기간 중 기여도를 공천의 중요한 자료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고 어느 정도의 가산점이 부여될지 아직 모를 일이지만 누구도 이를 부인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런 엄혹한 상황에서도 각 후보들은 자신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작업은 치열했다는 게 수원시 정치권의 전언이다. 특히 오랜 기간 큰 문제점으로 지적해온 줄 세우기 행태는 사라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 유권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지금까지 수원특례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예비후보군을 들여다보면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청년 후보자인 40대의 조석환 수원시의회 의장이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하고 지역을 누비고 있고 김희겸 전 경기도 부지사, 이재준 전 수원시 부시장,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바 있는 이기우 전 의원, 김준혁 한신대 교수, 조명자 전 수원시의회 의장, 김상회 전 청와대 행정관, 장현국 경기도의회 의장, 이필근 도의원 등 무려 9명에 달한다.
국민의힘 또한 후보들 간의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고 있다. 대선 승리로 고무된 가운데 숨죽이며 수판알을 튕기고 있던 인물들이 속속 얼굴을 내밀고 있다. 국민의힘 야권 후보군으로 오르내리고 있는 후보군을 보면 강경식 경기도당 부위원장, 김용남 전 국회의원, 박재순 수원 무 당협위원장, 임종훈 전 청와대 비서관, 예창근 전 수원시 부시장, 한규택 수원을 당협위원장, 홍종기 수원 정 당협위원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이들 중 내가 관심이 가는 사람은 경기도에 손꼽히는 청년 단체장 출마자로 주목을 받고 있는 조석환 현 수원시의회 의장이라 할 수 있다. 수원지역 유신고 출신으로 제10대·11대 수원시의회 의원으로 활동했으며 2020년에는 수원시 역대 최연소 시의회 의장으로 선출되면서 참신성을 갖춘 인물로 평가하고 싶다. 전국을 다니며 만났던 많은 청년 단체장 출마자 중에서도 돋보인다. 젊고 단단하다.
차기 수원시장 출마를 선언하거나 출마가 유력시되는 인물들의 면면을 보면 모두 50대 중후반으로 오랫동안 지역 정치권에 몸담아온 인물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나와 같은 청년으로서 조 의장의 차별성이 눈에 띈다. 국민의힘 후보군도 무려 10여 명에 달하지만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전직 국회의원에서부터 전 수원시 부시장 등 다양한 정치 이력을 가진 후보군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렇지만 유권자가 보시기에 이분들은 선거에서 너무 예상 가능한 쉬운 방정식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젊다고 해서 참신성과 능력을 겸비한 인물이라 할 수 없지만 정치의 세대교체는 시대적 흐름에 있다. 여기서 잠시 유럽 등 선진국으로 눈을 돌려보자.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을 위시해 이미 수년 전부터 유럽은 30~40대 정치인들이 동풍을 일으키고 있다.
오스트리아의 현직 최연소 국가수반인 제바스타인 쿠르츠 총리는 35세다. 그는 불과 14세의 나이에 입당해 24세에 시의원으로 활동했고 27세 때인 2013년에 유럽연합 최연소 외교장관에 오르기도 했다. 핀란드의 산나 마린 총리도 37세의 나이로 국정 운영을 하고 있는데 이미 30대 초반에 장관직을 맡는 등 30대 혹은 40대 초반의 젊은 정치인들이 집권하며 리더로서 자리를 굳히고 있다.
정치권 뿐 아니라 우리나라 재계에도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한국CXO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200대 그룹과 중견·중소기업에 1970년 이후 출생(生)인 기업가(家) 임원은 무려 270명으로 이중 회장, 부회장은 각각 21명, 29명이고 사장급에는 147명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득과 실에 민감한 재계에서 70년대 후반, 80년대 초반 출생 임원들의 약진은 분명 주목할 만하다.
급격히 변하는 사회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세대교체를 하지 않으면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지 못하고 결국 뒤쳐질 수밖에 없다. 특히 수원은 2010년부터 한 사람의 시장에게 12년간 시정을 맡긴 바 있다. 그 사이 인구 120만의 특례시가 됐고 새로운 수원시정 4년을 책임질 단체장의 선출은 그런 면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볼 수 있다.
-지방선거를 위한 청년단원들의 계획은
▲거듭 강조하지만 세대교체가 대세가 되고 있다. 보다 참신하고 능력을 겸비한 젊은 인재가 미래 시대를 이끌어 가야 한다. 이번 대선을 통해 확인된 것과 같이 세대별, 성별, 지역별 대립은 이제 우리가 넘어야 할 가장 큰 과제로 자리 잡고 있다.
이처럼 극단적으로 양극화된 상황에서 우리의 미래는 보장받지 못한다. 분열된 사회를 통합하고 소통의 리더십을 갖춘 젊은 인재의 등장이 우리나라 100년의 미래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만약 우리 사회가 시대정신을 창조해 내지 못하고 정치인들이 스스로 변화를 거부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과거 지향적 사고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우리 정치는 세계 10대 경제 대국이라는 명성을 순식간에 잃을 수 있다.
가치와 철학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사고로 무장한 젊은 리더십이 요구되는 이유다.
NSP통신 김종식 기자 jsbio1@nspna.com
저작권자ⓒ 한국의 경제뉴스통신사 NSP통신·NSP TV.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