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제공)

[부산=NSP통신] 도남선 기자 =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조직차장이었던 고 최강서 씨의 유서에는 노조탄압에 대한 절망감과 이번 대선결과에 대한 실망감과 비관이 담겨 있었다.

최 씨 사망 하루 전 저녁 7시에 그가 휴대폰 메모에 남긴 유서에는 “나는 회사를 증오한다. 자본 아니 가진 자들의 횡포에 졌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심장이 터지는 것 같다”는 글을 남겨져 있었다.

최 씨는 “민주노조 사수하라. 손해배상 철회하라. 태어나 듣지도 보지도 못한 돈 158억. 죽어라고 밀어내는 한진 악질자본”이라며 “박근혜가 대통령 되고 5년을 또...못하겠다”라고 자신의 절박한 심정을 드러냈다.

그는 이어 “지회로 돌아오세요. 동지들. 여태껏 어떻게 지켜낸 민주노조입니까? 꼭 돌아와서 승리해주십시오...돈이 전부인 세상에 없어서 더 힘들다...”라고 남겼다.

이 메모는 최씨의 동생이 유품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발견해 금속노조에 보내왔다.

(금속노조 제공)

그는 경찰이 발견한 옷에 넣어둔 A4 용지 2장짜리 유서에서도 “민주노조 사수. 158억원”이라며 노조를 걱정했다.

그는 “손해가 무섭다. 돈이 무섭다”며 생활고에 허덕였음을 드러냈다.

그는 또 “사랑하는 내 가족. 먼저 나쁜 생각 해서 미안합니다. 나쁘게 생각하는 게 아니라 힘듦입니다. 이제야 내가 많이 모자란 걸 압니다. 슬픕니다”라고 절망적인 심정을 밝혔다.

그는 “날 죽여서 저만 행복하게 가렵니다. 죄송합니다. 민주노조 사수. 158억”이라고 남겼다.

‘158억 원’은 한진중공업 측이 금속노조에 업무방해를 이유로 청구한 손해배상 금액이다.

유서에는 “가게 번성은 아니지만 잘 팔아서 돈 없는 설움 안 주게 영업시켜라. 손해가 무섭다. 아니 돈이 무섭다”라고 적어 남은 자식들에 대한 걱정도 나타났다.

(금속노조 제공)

최 씨의 자살 소식을 들은 통합진보당은 대변인 논평을 통해 한진중공업을 강하게 비판했다.

통합진보당 민병렬 대변인은 논평에서 “2년 만에 복직한 한진중공업 노동자, 한진중공업지회 최강서 조직차장이 유명을 달리했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민 대변인은 “최 차장을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은 한진중공업 사측”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어 “고 최강서 차장의 유서에는 생활고와 함께 사측이 노조에 제기한 158억원이 언급됐다고 한다. 최 차장을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은 한진중공업 사측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 한진중공업은 이재용 사장 명의로 1년 9개월 전 정리해고 된 직원 92명에 대해 11월 9일자로 인사발령을 냈다. 그러나 출근 이틀만에 무기한 휴업발령을 냈다. 노조를 상대한 한 손배소도 취하하지 않았다. 게다가 지난 19일에는 지회가 운영하던 소비조합을 강제 폐쇄했다”고 논조를 이었다.

이 같은 상황에도 한진중공업 측은 ‘사측의 노동탄압이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것은 억지’라는 망발을 쏟아냈다며 “한진중공업 사측은 용서받지 못할 언행은 삼가라”고 말했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먼저 “안타깝다”며 “유족과 협의해 장례가 원만히 치러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도남선 NSP통신 기자, aegookja@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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