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NSP통신) 김종식 기자 = 경륜계 역대급 빅매치로 꼽히는 임채빈(30, 25기 수성)과 정종진(34, 20기 김포)의 두 번째 맞대결에서 결국 임채빈이 또 한 번 활짝 웃었다.
임채빈은 올 시즌 두 번째 대상경륜으로 치러진 광명 특선 결승(6경주)에서 전매특허인 한 바퀴 선행승부로 버티기에 성공, 뒤따르던 라이벌 정종진의 반격을 완벽히 봉쇄했다.
그랑프리 4연패를 비롯해 50연승 등 경륜계 살아있는 레전드로 통하는 정종진의 한방을 기대했던 팬들의 바램도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당일 인기는(배당) 오히려 정종진이 임채빈 보다 앞섰다.
정종진 그리고 아마에 이어 프로를 평정중인 괴물 신인과의 맞대결은 이미 지난 1차전 때부터(온라인 발매기념 대상)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두 선수는 스타일 자체가 크게 달라 1차전 결과에(임채빈 승) 따른 갑론을박도 그동안 끊이지 않았었다.
재밌는 점은 임채빈이 데뷔 후 단 한 번도 뒤따라오는 선수에게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던 대표적 자력 승부형이라면 정종진은 폭발적인 순발력과 마무리 능력을 바탕으로 그동안 단 한 번도 못 잡아낸 앞 선수. 즉 역전에 실패한 적이 없었다. 말하자면 ‘창과 방패’의 대결인 셈.
아쉽게도 지난 1차전에선 초반 임채빈을 따라붙던 정종진이 도전자인 신은섭에게 마크를 빼앗기면서 모두가 보고 싶던 그림이 나타나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더욱이 임채빈은 1차전 이상의 거리, 즉 반바퀴가 아닌 한바퀴 선행을 시도했고 정종진은 반대로 1차전과 달리 흔들림 없는 완벽한 마크로 임채빈을 따라 붙었지만 결승선을 앞두고 정종진은 끝내 거리차를 좁히지 못한 것이다. 1차전보다 더 좋은 조건 속에서도 말이다.
힘 못지않게 전술의 비중이 아무리 큰 경륜종목이라 할지라도 내용상으로 볼 때, 임채빈의 완승이란 데 이견을 제시하기가 어려운 내용이었다. 단순히 1승 2승이 문제가 아니라 그만큼 내용 자체가 파격적이며 대다수가 부인할 수 없는 말 그대로 임채빈의 ‘완승’인 것.
전문가들은 대부분 임채빈의 시대가 생각보다 빨리 왔다고 입을 모은다. 그리고 이에 따른 파장 역시 상당할 것이란 후문이다.
◆정공법으론 못 이긴다
현존 최고의 순발력형인 정종진이 무참하게 당했다. 이건 힘 대 힘으로서 임채빈을 이겨낸다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의미한다.
물론 천하의 임채빈도 이미 2패를 기록했고 그 두 경기에선 공통점이 있다. 임채빈이 순간 스퍼트 타이밍을 놓치면서 외선 병주가 길어지는 상황. 내선의 심한 견제를 받는 경우다.
하지만 의도치 않았던 이변 상황이다. 제아무리 다수가 협공을 시도한다 해도 인위적으로 만들어지기가 어려운 형태란 것이다.
정종진이 아무리 그랑프리 4연패를 했더라도 황인혁 성낙송 정하늘 선수들의 존재감이 나름 있었다. 정종진이 힘으로 상대를 압도했다기 보다는 자신의 장점을 잘 살린 즉 경기 내용면에서의 호평도 이어졌다.
하지만 임채빈은 다르다. 그냥 ‘칠테면 쳐봐라’란 식이다. 직구인줄 알면서도 맞추지를 못하는 것. 임채빈의 위상은 곧 나머지 SS급 4명을 마크맨으로 전락시킬만한 지경에 이르렀다. 이는 완벽한 1인 독주 시대를 의미한다. SS급 존재의 대한 회의적인 시선도 커질 전망이다.
그동안 정종진의 김포팀은 옆으로 그리고 아래로 동서울 세종을 아우르며 막강체제를 형성했다. 하지만 임채빈의 등장과 함께 변방인 수성팀이 단박에 최고반열에 올라섰다.
근거리 경상권에도 그 영향이 미칠 수 있고 점점 더 북상하는 쪽으로 선회될 가능성이 크다. 수도권의 위상이 전 같지 않은 것은 자명한 상황이다.
임채빈의 우승을 점친 박창현 최강경륜 발행인은 “당장 정종진의 뾰족한 수가 단순히 마크 추입밖에 논할 수 없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임채빈의 우위를 증명한 것과 다를 바 없었다”면서 “이날 결과를 토대로 임채빈의 위치가 더욱 견고해졌고 또 냉정해 보이지만 현 멤버나 향후 2~3년 후 투입될 신인들에게 조차 대항마가 없을 것이다. 이젠 누가 최고냐를 떠나 지역 또는 연대의 흐름이 어떻게 변화될지에 오히려 더 관심이 간다”고 밝혔다.
NSP통신 김종식 기자 jsbio1@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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