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승마장 모습. (한국마사회)

(경기=NSP통신) 김종식 기자 = 지난 13일 동안 전국을 흥분시켰던 도쿄올림픽이 폐막을 3일 앞두고 있다. 올림픽 기간 동안 우리 모두는 선수들의 투지와 도전에 감동했고 승리에 짜릿했으며 다음을 기약하며 희망을 품었다.

33개나 되는 도쿄올림픽 종목 중 유일하게 동물이 참여하며 남녀 선수의 구분이 없는 종목이 있다. 바로 승마다.

승마는 사람과 말이 하나가 되는 인마일체의 평형운동이다. 말을 타고 연기를 하거나 장애물을 넘으며 점수를 겨룬다.

말을 잘 탄다는 개념보다는 말과의 교감이 중요한 능력으로 평가된다. 마장마술, 장애물비월, 종합마술 세 개의 종목이 각각 개인·단체전 체제로 열려 총 6개의 금메달이 걸려있다.

◆검역부터 시상식까지···어엿한 올림픽 선수 ‘말’

승마 종목에서는 말은 빼놓을 수 없는 상수이자 이변을 일으킬 수 있는 변수다. 기수와 말과의 교감 그리고 말의 기량과 컨디션 역시 중요하기에 말도 상을 받는다.

메달을 받지는 않지만 시상대 옆에 나란히 서서 리본을 받는다. 말 역시 어엿한 올림픽 선수다.

이번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참여를 위해 약 325두의 말이 도쿄로 날아갔다. 이를 위해 19대의 비행기와 185대의 트럭이 동원됐다.

말들은 모두 자신의 여권을 가지고 있으며, 먼 여행을 대비해 기내식과 간식 등이 준비됐다. 말 관리사와 수의사가 말과 함께 비행하며 여행 내내 말 선수들의 컨디션을 체크했다. 위드 코로나 시대 해외여행을 위한 철저한 검역도 빠뜨릴 수 없다.

말들은 60일간 엄격한 건강 모니터링과 7일간의 격리를 시행한 후 도쿄 행 비행기를 탔다. 경기가 열리는 도쿄에서도 말들의 컨디션 관리를 계속됐다.

도쿄 현지의 살인적인 더위와 습도 탓에 말들이 힘겨워 할 것을 대비해 비교적으로 선선한 저녁에 경기가 이뤄진다. 말이 휴식하는 모든 장소마다 얼음과 찬물을 준비해 더위에 지치지 않게 배려했다.

88승마장 모습. (한국마사회)

◆노익장 스포츠 승마?, 도쿄 올림픽에서도 지치지 않는 도전 ‘뭉클’

인마일체의 스포츠답게 도쿄 올림픽에 참여한 ‘사람 선수’들도 말 만큼이나 재미있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키워드는 ‘노익장’이다. 마장마술 단체전에서는 69년생인 독일의 ‘이사벨 베르트’가 52세의 나이에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인생에서 무려 7번째 금메달을 획득하며 올림픽 승마종목 최다 메달 단독 1위로 올라섰다.

그는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후 1996년 애틀란타, 2000년 시드니, 2008년 베이징, 2016년 리우올림픽 단체전에서 정상의 기량을 보여준 바 있다.

종합마술에서는 62세의 호주 선수 ‘앤드류 호이’가 단체전 은메달과 개인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 최고령 메달리스트이며 호주 역대 메달리스트 중에서도 최고령이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데뷔한 호이는 88년 서울올림픽에도 출전한 바 있는 베테랑이다.

마장마술에 출전한 호주의 ‘메리 해나’는 54년생. 무려 67세의 나이로 올해 올림픽 출전 선수 중 최고령이다. 그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을 시작으로 2000년 시드니, 2004년 아테네, 2012년 런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2020년 도쿄까지 6번의 올림픽을 출전했다.

끝없는 도전을 보여주는 그는 “승마는 나이, 성별과 관계없이 할 수 있는 멋진 스포츠 중 하나”라며 “몸 상태가 허락하는 한 계속 하고 싶다”며 파리 올림픽 출전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들을 비롯한 노장 스포츠 선수들이 보여준 관록과 끝없는 도전에의 의지는 올림픽을 더욱 빛나게 하고 있다. 그야말로 노마지지(老馬之智. 나이 든 말의 지혜라는 뜻으로 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노련하게 지혜를 발휘한다는 의미)라는 사자성어가 어울린다.

한편 한국은 승마 마장마술에서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 마장마술 개인전 10위, 종합마술 단체적 7위가 역대 최고 성적이다.

말 산업 육성 전담기관 한국마사회는 대중 스포츠로서의 승마의 가치를 높이고 선진국형 말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민간 승마대회 활성화, 말산업 표준화, 사회공익·힐링승마 등 생활승마 지원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NSP통신 김종식 기자 jsbio1@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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