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6일 AI교육과 미래산업 그길을 함께 가다를 주제로 열린 제2회 미래교육 오산국제포럼에서 곽상욱 오산시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NSP통신 DB)

(서울=NSP통신) 조현철 기자 = 초연결, 초지능, 초융합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 전 세계가 새로운 시대를 맞이 할 준비를 하며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드론, 자율주행,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로 알려진 이 기술들은 가랑비에 옷 젖듯 우리생활에 스며들어 문명의 편리와 삶의 질을 높여주며 갈수록 활용범위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인간들을 대신할 새로운 기술의 등장으로 2030년까지 전 세계 일자리의 15~35%가 자동화됨에 따라 한국은 기존 일자리 700만개가 감소한다는 맥킨지글로벌 연구소의 보고서는 장밋빛 미래를 어둡게 한다.

그러나 한국은 일제 감정기를 거쳐 6.25 전쟁이라는 잿더미속에서 국민 모두가 엄청난 교육열을 바탕으로 경제 10위, 군사력 6위라는 강력한 국가를 건설하며 위기를 극복 했다. 또 천연자원보다 훨씬 귀한 인적자원은 자원빈국인 대한민국을 인적자원 부국으로 만들었다.

경기 오산시(시장 곽상욱)는 이처럼 토지 면적이나 예산, 인구수 등의 열세에도 이를 뒤집는 교육이라는 소프트파워를 바탕으로 10년 넘게 교육도시를 조성중에 있고 인공지능 교육을 통해 일자리 문제 해소는 물론 다음세대의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인공지능에 강한 도시 건설에 오산시가 어떤 정책을 펼치고 있고 성공을 거두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1부 ‘인공지능 도시를 꿈꾸는 오산시의 로드맵’, 2부 ‘오산시, 인공지능이 바꾸는 미래’, 3부 ‘오산시, 인공지능 도시 성공 선택과 집중에 달렸다’ 순으로 총 3부에 걸쳐 조명해 본다. <편집자주>

전 세계가 집중하고 있는 인공지능 기술이 보편화되면 우리 삶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아마도 사람이 해야 하는 많은 일들이 자동화되고 잡다한 일을 할 시간에 자아실현을 위한 창조적이고 가치적인 일들에 더 집중하게 될 것이다.

일례로 기술이 발전하기 전에 사람이 직접해야 했던 설거지는 식기세척기가, 빨래는 세탁기, 청소는 로봇청소기 등 이미 적지 않은 분야에서 자동화가 이뤄지고 있으며 인공지능 로봇이 출현한다면 빨래를 세탁기에 직접 넣어주고 게주는 것까지 가능해진다.

현재 음식을 만들어주는 로봇셰프가 개발되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음식준비를 돕는 요리파트너 ‘봇셰프’와 함께 스마트키친을 CES 2020에서 선보인바 있다.

이처럼 인공지능은 인간의 삶을 더욱 윤택하게 해주며 번거롭고 귀찮은 일들을 마치 하인이 처리하듯 많은 분야에 걸쳐 적용되고 있다.

◆오산시 인공지능을 배우다

오산시는 인공지능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시민들이 직접 배우고 생활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큰 틀에서는 인공지능의 지적능력을 구현하는 프로그래밍과 하드웨어를 만드는 메이커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앞서 1부에서 밝힌 감성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먼저 프로그래밍 부분을 살펴보면 인공지능 기술을 가르치는 ‘인적자원 양성 분야’와 ‘인공지능 교육 프로그램 운영 분야’로 세분화 된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인적자원 양성과정은 인공지능 교육 환경 조성을 위해 도입했으며 교사와 시민 강사를 중심으로 기본 소양을 함양하고 나아가 오산형 인공지능 교육 콘텐츠 제작 및 인공지능 교육 지도를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참여자는 전통적인 컴퓨터 언어인 ‘C프로그래밍’ 보다 간결한 문법으로 배울 수 있는 파이썬을 학습한다. 파이썬은 머신러닝, 웹 개발, 그래픽 등 업계에서 선호하는 언어로 각광 받고 있다.

파이썬 학습 이후 퍼즐처럼 맞추는 직관적이면서 더 쉬운 엔트리, 스크래치 등 다양한 인공지능 개발 프로그램을 배워 챗봇 등 간단한 인공지능 기반 프로그램을 직접 만들어 보도록 구성했다.

교사를 대상으로 올초 겨울방학 기간 중 기초적인 인공지능 교육 연수를 운영했으며 올해는 좀 더 체계적인 과정으로 여름방학 중 실습 위주의 인공지능 교육 연수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인공지능 분야에 관심이 있는 선생님들을 기수별로 모집해 인공지능 스터디를 지원할 예정이다.

시는 이러한 기본적인 양성과정을 거쳐 인공지능 분야의 기본 지식을 갖춘 인력을 모아 오산만의 차별화된 인공지능 교육 콘텐츠를 개발해 학교(초등~고등)에 맞는 인공지능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두 번째로 오산시 학생들을 위한 ‘인공지능 교육 프로그램 운영 분야’다. 현재는 공교육과 연계한 직접적인 교육 지원은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교육 인력 양성 목표대로 2021년 하반기 시범적으로 학교 수준에 맞는 교육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다.

초등학교는 2시간, 4시간 단위의 블록 타임의 인공지능 교육 커리큘럼을 제작해 정규 교과 중 실과, 동아리, 창체 등의 수업과 연계하고 수준에 맞는 놀이와 실습 위주의 게임형 인공지능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 할 방침이다.

중학교는 자유학년제 연계를 통해 16회차(32시간) 과정의 인공지능 교육 과정을 준비하고 있으며 기초적인 컴퓨터 언어(파이썬 등) 소개와 이를 활용한 인공지능 스피커, 챗봇 등 실생활에 활용하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제작, 활용하는 교육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고등학교는 입시 등의 이유로 정규 교과 과정과 연계가 어려워 관심이 있는 학생을 대상으로 인공지능 활용을 위한 기본 툴 과정의 방학 집중 학습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

코로나19가 창궐하기전인 2019년에는 ‘KT와 함께하는 청소년 씨앗리더 인공지능 캠프(방학 집중 캠프)’를 통해 ‘인터넷 기반 혁신 기술 원리 탐구’ ‘인공지능 단말(라즈베리파이) 조립’ ‘공공데이터 활용’ ‘생활 속 예제를 통한 AI알아보기’ ‘미세먼지 측정 AI음성 비서 만들기’ 등 실생활에서 응용할 수 있는 실습위주의 교육이 이뤄졌다.

또 오산메이커교육센터 자유학년제를 통해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 등 각종 디지털 환경에 대한 이해와 해외 메이커 페어 사례 등을 통한 인공지능 분야 표현 방법을 모색하는 교육도 함께 병행한바 있다.

지난해 10월 29일 광운학원 교육로봇 기증식에서 곽상욱 오산시장(앞 줄 왼쪽 네번째)과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NSP통신DB)

◆ 상상을 실물로 만드는 메이커교육 & 평생교육

오산시는 크리에이터 즉 창작이 바탕이 되는 ‘인공지능 프로그램 개발’과 더불어 상상한 것을 실물로 만들어 내는 메이커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지금 시대는 3D프린터의 발달로 컴퓨터에서 내가 그린 도면 등을 출력하면 도깨비방망이처럼 뚝딱 물건을 만들어 낼 수 있는데 인공지능은 눈, 코, 입, 팔, 다리 등과 같은 하드웨어 결합할 때 더욱 진가가 발휘된다. 대표적으로 로봇이나 자율주행 자동차 등을 들 수 있다.

오산메이커교육센터(메이커스페이스)는 이처럼 실물을 만들 수 있는 재료와 가공할 수 있는 도구를 갖추고 있으며 활동 방향을 제시하는 인스트럭터(지도자)가 있다.

특히 바이오Lab, 인간공학Lab, 엔지니어링 아트Lab, 데이터Lab 총 4개 특화분야에서 활동 중심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참가자들의 교육은 물론 시야도 넓혀준다.

이와 함께 학생뿐 아니라 지역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처음 만들기’ ‘따라 만들기’ ‘함께 만들기’의 세 가지 과정을 구분해 운영하고 있다.

처음 만들기 과정은 디지털 제조 장비인 3D프린터, 평판프린터, 자수기, 레이저 커터, 목재가공 관련 장비의 사용법을 익히고 혼자서 생각하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재료 가공을 목표로 교육이 진행된다.

따라 만들기는 메이커 또는 기획자가 만든 결과물을 답습하면서 실패의 경험과 다른 창작자의 고민을 공유할 수 있다. 인간의 체형을 고려한 나무 소품을 만들어 보거나 책을 읽고 장면을 기어와 톱니를 이용해 움직임으로 나타내는 프로그램들이 개설된바 있다.

함께 만들기는 이용자가 주체가 돼 운영되는 프로젝트로 센터가 주제를 제시하면 직책을 부여받은 참가자들이 주제 내에서 방향을 탐색하고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올 상반기는 ‘한옥모형의 첫걸음’이라는 과정이 개설돼 7월 개관 예정인 오산시의 미니어처 테마파크에 제작 작품을 기증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이처럼 개인이 마련하기에는 부담이 되는 도구와 공간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데다 무언가를 ‘만들고 싶은 사람들’은 장비사용과 조언도 언제든 구할 수 있어 창작의 기회가 열려 있다.

오산메이커교육센터에서 메이커씨앗강사 및 일반인들이 인공지능 활용을 위한 데이터 프로그래밍교육을 받고 있다. (NSP통신DB)

◆ 유기적으로 연결된 인공지능 교육

시는 인공지능 교육이 지역사회 전반에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문화확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선봉대 역할을 하는 씨앗리더를 양성 과정을 통해 청소년은 또래 씨앗리더, 교사는 씨앗교사, 방문형 수업을 진행하는 씨앗강사들이 다양한 연령층에 녹아들어 인공지능 교육의 싹을 틔운다.

연령별로 관심과 집중도 등이 다른만큼 이들의 활동이 인공지능 발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외계어 만큼 어렵고 복잡한 프로그램으로 인공지능을 구현하려면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지만 교육연수를 수료했다고 알파고 같은 인공지능을 만들순 없다.

그러나 이들이 각계각층에서 활동하며 뿌리 내리는 인공지능에 대한 영향력은 관련 산업 육성에 대한 발판을 마련하고 일자리 창출 등 시장을 키우는 원동력을 만들 수 있다.

인공지능은 기계가 학습하는 딥러닝, 수많은 소스로 이뤄진 빅데이터, 사물을 인지하는 비전센서, 사람과 기계 등이 모두 연결되는 초연결 등 많은 갈래로 뻗어 나가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에서 다른 시각을 가지고 필요 요소에 인재가 배치돼야 진정한 인공지능 기술을 완성할 수 있다.

따라서 학생부터 성인까지 연령을 가리지 않고 진행되는 인공지능 관련 교육은 각 기술에 필요한 인재가 출현할 수 있는 비옥한 토양을 마련해주고 있는 셈이며 시민들의 관심을 얼마나 이끌어 낼 수 있는지에 따라 인공지능 교육 정책의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곽상욱 오산시장은 “오산시는 AI시대에 꼭 필요한 역량을 갖춘 인재를 길러내기 위한 교육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특히 시민들의 평생교육을 위해 오산교육포털 내 학습강좌 및 설문조사 등의 빅데이터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시민 누구나 AI를 활용할 수 있는 평생교육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NSP통신 조현철 기자 hc1004jo@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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