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도남선 기자 = 2013 프로야구 신인선수 지명회의(신인드래프트)가 20일 오후 2시 역삼동 호텔 르네상스서울 다이아몬드 볼룸에서 개최됐다.

이번 신인드래프트에서 가장 관심을 모은 대목은 신인우선지명권을 가진 신생팀 NC 다이노스의 선택이었다.

NC는 지난 17일 KBO에 통보한대로 올해 초고교급 투수로 꼽히는 윤형배(북일고, 우완투수)를 첫 번째로 호명한 뒤, 이어 대학 최대어 투수 이성민(영남대)을 지명했다.

윤형배는 2012년 황금사자기 MVP로 최고 구속 152Km의 빠른 공을 던지고 고교 3년간 K/BB가 197/43으로 안정된 제구력을 가졌다.

이성민은 묵직한 속구와 힘 있는 슬라이더가 주 무기이다.

대학 4년간 완투 4번, 완봉 1번을 기록한 전형적인 선발 투수라는 평을 듣는다.

NC 스카우터는"지난해는 우선지명을 드래프트 전에 먼저 발표한 탓에 실질적인 전체 1번인 노성호가 하주석(한화)에 묻히는 감이 있었다"며 우선지명을 드래프트 당일 발표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1라운드에서는 지난해 성적 역순으로 작년 최하위 넥센이 지명했다.

넥센은 청소년 대회 상비군에 속한 대전고 조상우를 지명했고, 당장 프로에서도 실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되는 좌완 하해웅(동국대)과 호타준족 내야수 김민준(북일고), 성장 가능성이 무궁한 투수 김성진(선린인터넷)등을 선택했다.

주성노 넥센 이사는"한 가지라도 확실한 재능을 갖춘 선수를 뽑았다"고 말했다.

이후 한화가 황금사자기 감투상 출신인 장충고 투수 조지훈을 선발했다.

조지훈은 슬라이더의 각이 크고 칼날같은 제구력을 뽐내는 유망주로 신체조건이 뛰어나고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화는 이후에도 고교 좌완 넘버원 김강래(강릉고)를 선택했고 3라운드에서 고졸 포수 한승택(덕수고), 7라운드에서는 권시훈(대구고)을 선택했다.

신경현외에는 마땅한 포수자원이 없는 한화로서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특히 10명의 지명자 중 9명이 고졸 출신인데, 올해도 팀 리빌딩에 실패한 만큼 2군전용 훈련장 개장에 맞춰 선수 육성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3순위에 LG가 천안북일고 유격수 강승호(북일고)를 선택해 내야를 보강했다.

강승호는 타고난 유연성에 스윙이 부드러워 웨이트 트레이닝에 힘을 쓰면 장타력까지 갖출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2라운드에서는 배재준(상원고), 3라운드는 이윤학(덕수고) 등 장신의 우완투수를 선택했다.

4순위에 두산은 투수를 선택할 것이란 당초 예상과는 달리 외야수인 김인태(북일고)를 선택했고 2라운드에서도 이우성(대전고)의 이름을 불렀다.

"투수는 퓨처스에도 유망주가 확보되어 있고 팀이 필요한 포지션을 우선적으로 지명했다"는 것이 두산 이복근 스카우트 부장의 설명이다.

장승현(제물포고)을 4라운드에서 선발했고 3라운드와 5라운드에서는 좌완 정혁진(북일고), 함덕주(원주고) 등을 선택했다.

10명 전원을 고졸로 지명해 두산 특유의 화수분 야구가 2013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추측이 이어졌다.

장광호 LG 코치의 아들인 장승현이 지명돼 야구인 가족을 챙기는 모습도 보였고 특히 두산 소속 천상웅의 동생인 천영웅이 지명돼 롯데의 김사율-김사훈 배터리처럼 한팀에서 형제가 뛰는 진기한 기록을 이어가게 됐다.

이어 5순위에 KIA가 단국대 좌완 강속구 투수 손동욱을 지명했다.

손동욱은 좌완투수로는 보기 드물게 150Km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지녀 많은 팀들이 탐을 냈지만 변화구 구사능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다.

KIA에서 몇 년간 착실히 기량을 쌓는다면 좋은 선발 투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2라운드에서는 같은 학교 포수인 이홍구를 선택했고 3라운드에서도 우완 강속구 투수 이효상(경희대)을 뽑았다.

지명자 10명 중 9명이 대졸자였다.

지난해 뽑은 대졸 우완 박지훈(단국대)의 성공에 이어 즉시전력감 대졸 선수를 확보한 것이 눈에 띤다.

이어 6순위에서는 롯데가 부산고 투수 송주은을 1라운드에서 지명했다.

송주은은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던지는 우완 정통파 투수이지만 제구력에 문제가 있다.

송주은을 두고 모 구단 스카우트는 “투구폼을 교정하고 제구를 가다듬으면 좋은 선발 투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2라운드에서는 박진형(강릉고)을 지명했고 이어 3라운드에서는 대졸 좌완 강속구 투수 송창현(제주국제대)을 선발하는 등 투수를 우선적으로 확보했다.

지역색이 유독 강한 팀컬러에 맞춰 부산고에서 두 명, 동의대에서 한 명을 선발했다.

7순위에 SK가 부산고 투수 이경재를 우선 지명했다.

이경재는 지난해 NC에 우선 지명을 받아 입단한 1년 선배 이민호와 배터리를 이뤘던 포수 출신이다.

투수로 전향한 후에는 강한 어깨에서 나오는 묵직한 속구를 살려 올해부터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변화구의 구사력이 떨어지는 것이 단점이지만 이제 막 풀타임 1년에 접어든 투수치고는 성장속도가 빠른편이다.

SK는 2라운드에서는 경남대 에이스 이석재를, 3라운드에서는 화순고 좌완투수 김정빈을, 8라운드에서 세계사이버대 좌완 성양민을 선택해 지난해에 이어 투수력을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는 9개 구단 중 유일하게 상무 소속 김경근을 호명한 것이 눈에 띤다.

8순위에 지난해 우승팀 삼성이 부산고 유격수 정현을 지명했다.

2라운드 에서는 내야의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교타자 김영환(신일고)을 선택했다.

김영환은 내야수비뿐만 아니라 타격재능과 주루센스를 겸비했다는 평을 듣지만 장타력이 부족하고 타석에서 인내심이 부족하다는 단점도 함께 갖고 있는 선수다.

그 외에도 강속구의 사이드암 박재근(부산공고), 외야수 송준석(장충고), 포수 이흥련(홍익대) 등 필요한 포지션을 고루 선발했다.

선수층이 두터운 팀의 특성상 즉시전력감보다는 장기적으로 육성이 가능한 유망주를 중점적으로 뽑았다.

9순위에 NC가 서울고 투수 장현식을 지명했다.

장현식은 한경기를 혼자 책임질 수 있을만큼 이닝 소화능력이 뛰어나다.

노련하게 경기를 풀어가는 능력을 가졌다는 평도 듣고 있다.

2라운드 1번으로는 대졸 좌완 손정욱(경희대)을 선택했고 2라운드 뒤 특별지명권 첫 번째도 사이드암 투수 윤강민(인하대)를 선택했다.

처음 다섯 장의 지명권을 전부 투수에게 써 투수력 보강에 힘을 기울였다.

이후 NC는 특별지명에서 발빠른 야수 김정수(원광대)와 박으뜸(경남대)를 선택했고, 좌완 상위권으로 거론되던 임정호(성균관대)를 3라운드에 뽑았다.

2라운드까지는 투수를 투구 유형별로 선발하고 3라운드부터는 다양한 포지션의 선수를 지명했다.

또 롯데와 마찬가지로, 경남대 선수를 두 명 지명하는 등 지역적인 배려도 빼놓지 않았다.

이날 9개 구단은 단한번의 패스 없이 최대한의 선수를 뽑았다.

NC가 우선지명과 특별지명 포함 15명을 뽑았고 나머지 8개 구단은 10명씩을 모두 선발해 총 677명 대상자 중 95명이 뽑혔다.

세계청소년대회에 참가하는 대표팀 3학년 중에서는 최윤혁(중앙고)을 제외한 전원이 프로의 부름을 받았고, 드래프트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받던 2년제 대학과 상무에서도 예년과는 달리 다수의 지명자를 배출했다.

이번 드래프트는 눈에 띄는 유망주가 적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마치 전쟁을 치르듯 치열하게 전개됐다.

또 야수보다는 투수 쪽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예상해 투수 지명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지만 결과는1라운드에서도 고졸 야수 세 명이 지명을 받는 등 예상과는 다르게 전개됐다는 후문도 들린다.

도남선 NSP통신 기자, aegookja@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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